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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제부터 제대로 즐기렵니다”

부상으로 평창 올림픽 출전 좌절되었던 박소연 선수의 스케이팅 인생 2막
세계 최대의 서커스단에 입단해 월드 아이스쇼 투어에서 맹활약 중

2020년 새해를 여는 첫 날에 디트로이트에서 만난 박소연 전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선수를 잇는 기대주로 성장하다가 발목 부상으로 좌절을 겪은 후, 월드 클래스 아이스쇼 무대에서 재기하고 그의 모습을 통해 과거의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희망찬 새해를 여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고 싶은 마음으로 인터뷰 기사를 쓴다.

– 편집자 주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의 서커스단’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입단한 박소연 양은 여주인공 ‘레이’ 역을 맡으며 올림픽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성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미주투어, 유럽투어 등 스케이팅으로 세계를 누비는 박소연 양의 인생 역전 드라마를 이번 주말 디트로이트에서 만날 수 있다.

 

[디트로이트=주간미시간]  8살때 스케이팅을 시작한 박소연 선수는 김연아 선수를 잇는 기대주였다. 2008년 부터 참가한 회장배 랭킹대회에서 7회 연속 우승이란 대기록(주니어 3회, 시니어 4회)을 세웠고, 2015년 한국 종합 선수권 우승자였던 박소연 선수는 김연아 선수에 이어 두번째로 세계 피겨 스케이팅 선수권 대회에서 10위 안에 들었으며 ISU 공인 점수 역시 김연아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을 가졌었다.

박소연 선수는 두번째 시니어 무대였던 소치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와 함께 출전했다. 김연아 선수는 많은 후배들에게 좋은 롤 모델이었다. 박소연 선수는 “당시 연아 언니의 경기를 볼 때마다 감탄했고 연아 언니가 존재했기 때문에 후배들이 목표를 설정하기 쉬웠다 “고 회상했다. 소치 올림픽은 박소연 선수에게 너무나 큰 무대였다. 아무리 떨지 않으려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그 떨림이 그를 몰라보게 성장시켰다. 다음 대회였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9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10위안에 든 것은 김연아 선수 이후 처음이었다.

여기까지는 해피 스토리였다. 그리고 찾아온 불운… 2016년 12월 그는 훈련도중 왼쪽 발목 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한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는 “하루 하루가 지옥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그대로 끝낼 수가 없었다. 재활 치료에서 할 수 있는건 다했지만 그는 마음이 급했다. 7월부터 열리는 평창 올림픽 선발전에 참가해야 했기 때문이다. 보통 11월과 1월에 열리던 선발전에 7월 선발전이 추가되면서 그는 재활이 끝나지 않은 몸으로 출전할 수 밖에 없었다. 왼쪽 발목에 철심을 박고 분전했지만 디딤발인 왼쪽발이 제기능을 못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2, 3차 선발전을 준비에 돌입했지만 철심을 뺀 자리에 염증이 생겨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연습때 보다 선발전에서 나은 실력을 보이긴 했지만 부상으로 인해 구성높은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지 못하면서 평창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평창 올림픽 1차 선발전에서 왼쪽 발목에 철심을 박고 출전한 박소연 선수가 퍼포먼스를 무사히 마치고 안도하고 있다. / 박소연 선수의 부상 흔적

 

최종 목표가 평창올림픽이었던 그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그의 나이를 생각할 때 2022년 베이징 올림픽은 너무 멀었다. 은퇴를 생각하진 않았지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했다. “엄마는 너무 힘들어 하지 말고 즐기면서 타라고 하셨지만 전 너무 잘하고 싶어서 즐길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부상 후 재활을 통해 멘탈은 끌어올렸지만 성적은 좋아지지 않았다.

주위에서 왜 그렇게 열심히 하냐고 물으면 그냥 웃었다. 그는 아무에게도 할 수 없던 말이지만 열심히 안하고는 견딜 수 없었다. 부상 이후 체력이 저하되어 훈련양을 늘릴 수 없었지만 훈련을 할 때는 더욱 집중했다. 얼마남지 않았기 때문에 순간 순간이 아쉬웠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월드 프리미어 공연에서 동료들과 함께

진로에 대한 걱정을 하던 차에 마침 어릴적부터 안무지도를 맡았던 신디 스튜어트 코치가소개해준 태양의 서커스에서 입단 제의가 들어 왔다. 국가 대표자리도 소중했지만 다시 오지 않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은퇴를 결정했다. 그는 “예전부터 때가되면 후배한테 자리를 물려주고 은퇴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현실로 이루어져 너무 좋았었다”고 전했다.

Cirque du Soleil (태양의 서커스)는 캐나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41년 전통의 세계 최대의 서커스 프로듀서이다. 아이스 쇼 투어가 제2의 꿈이었던 박소연 선수는 몬트리올로 날라가 오디션도 없이 입단했다. 캐나다에서 3개월동안의 훈련을 마친 그는 2019년 9월 첫 공연에서 또다른 떨림을 경험했다. 하지만 그 떨림은 올림픽에서의 떨림과 달랐다. 긴장과 중압감이 주는 떨림이 아니라 이제야 스케이팅을 정말로 즐기며 탈 수 있다는 설레임에서 오는 떨림이었다.

북미주를 순회하고 있는 Axel 아이스 쇼 투어에서 박소연 양은 이미 인정을 받고 있다. 일본계 동료와 로테이션으로 여주인공 레이 역할을 맡으면서 70회 공연을 소화했으며 지난주 몬트리올에서 열렸던 월드 프리미어 아이스 쇼에서는 2주 내내 19번이나 공연하는 활약을 펼쳤다.

Cirque du Soleil (태양의 서커스)는 2021년까지 미주 투어를 마치고 유럽을 거쳐 아시아 투어를 기대하고 있다. 평창 올림픽의 꿈은 좌절되었지만 박소연 선수는 세계 최대의 아이스쇼를 통해 전세계를 누비고 있다. 사람들은 하나의 문이 닫히면 세상의 끝인줄 알고 절망한다. 하지만 문이 하나 닫히면 또 다른 문이 열리기 마련이다.

박소연 양이 겪었던 고통은 남달랐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했는데도 넘지 못하는 불운의 연속은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 투어를 통해 그동안의 고통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올림픽에서 이루지 못한 꿈을 새로운 세계적인 무대에서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고통스런 순간을 견딘자 만이 뒤따라오는 행복을 느낄 자격이 있는것 같아요” 라고 말한 그는 “승자만 기억되는 냉엄한 스포츠 세계에서 좌절할 수 밖에 없는 많은 후배들에게 전해 주고 싶다. 고통이 지난 다음에 반드시 찾아 오는 행복을 기대하며 견뎌달라”고 전했다.

세계 최고의 서커스 클럽에 귀염둥이 막내로 사랑을 받고있는 유일한 한국인 박소연 양은 “여기에서도 국위 선양을 할 기회가 많은 것 같다”고 말하고 “세계를 투어하면서 쌓은 경험을 통해 나중에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하지만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기 보다는 오늘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며 즐기고 싶다. 그리고 미국의 각 도시를 돌아다니며 접하는 경험들을 그동안 사랑해주신 팬들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그동안 팬분들이 변함없이 뒤에서 지지해주셔서 큰 힘이 되었다”고 전하고 “앞으로도 월드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또 후배들에게 다른 종류의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열심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선수 생활을 은퇴한 선수들의 진로가 매우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김연아 선수가 많은 후배들에게 올림픽 금메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면 박소연 선수는 은퇴후에도 아이스쇼 투어를 통해 전세계를 감동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셈이다. 평생동안 스케이팅과 동행하고 싶은 자신과 또 후배들에게 색다른 문을 열어주고 있는 박소연 양의 여정은 그래서 이제부터 또 해피 스토리다.

 

박소연 전 대한민국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Cirque du Soleil (태양의 서커스)의 여주인공으로 변신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서커스단인 Cirque du Soleil (태양의 서커스)가 이번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디트로이트 시저스 어리나에서 아이스쇼 공연을 한다. 발목 부상으로 평창올림픽 출전이 좌절되었던 박소연 선수가 펼치는 제2의 스케이팅 여정을 디트로이트에서 직접 목격할 수 있다. 예약처: https://www.cirquedusoleil.com/axel 박소연 양은 토요일(4일) 오후 3:30분 공연에 출연한다.

 

mkweek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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