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더 겸손하게 그리고 더 용기내서 살기위해…
아프리카에서 제일 높은 산을 가려고 몇 년을 준비했는지 모른다. 이 산은 아프리카 평야에서 다 보인다. 다른 산처럼 산맥을 타고 나오지 않고, 평야에 버섯처럼 우뚝 솟은 유아독존이다. 케냐벌판, 탄자니아 사파리를 하면서 빙하가 쌓인 이 산을 꼭 정복하고 싶었다.
40년간 산부인과를 하면서 모아둔 돈이 15년 전에 정년퇴직하고나니 다 없어지고, 애들은 다 떠나고, 더 춥고 배고파 지기전에 8월말에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디트로이트에서 암스텔담, 그리고 킬리만자로로 떠나는 직행 비행기를 타고 탄자니아에 도착하지 오후였다. 여기는 두 계절밖에 없다. 드라이 시즌과 레이니 시즌. 6월에서 10월이 long dry season이라서, 많은 등산가들이 온다.
8월 29일에 시작해서 9월3일 정상에 올라가기로 계획을 잡았다. 전체 여행은 7일. 첫 날은 해발 1,500 미터까지 Rongai Trail에서 Simba Hut로 도착한 게 오후 3시경이네. 5시간에서 6시간을 매일 걸어서 해발 500미터씩 오르고, 5일 째에 해발 4,300미터인 Kibo Hut에 도착했다. Chief guide Arden이 텐트로 찾아와, 아내와 나의 건강을 체크하고 브리핑을 했다. 지금부터 저녁 먹고 5시간 후에 산행을 시작 한다고 하는데, 밤 11시가 된다. 여기서 정상을 올라가는데, 8시간 걸어서 해발 1,500 미터를 올라가, 5,800미터에 있는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쉬운거 같지만, 정상은 온도가 영하 20도이고, 해발이 변하면서 산소가 적어져, 호흡도 곤란해 진다.
나는 피난민 수용소에서 살면서 모진 가난을 겪은 바 있다. 화장지가 없어서 신문을 찟어서 쓰면, 그놈의 검은잉크가 손가락에 묻어 씻는다고 애먹었다. 가난에 멍들었던 시절이었다. 왜 이산을 오르냐고? 난, 부자들도 못하는 걸 하고 싶었고, 보여주고 싶어서 였다. 아내는 74세, 난 78이니까, 가다가 같이 죽어도 후회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헤밍웨이가 쓴 Snow in Kilimanjaro소설에서 본 눈속에 덮인 산을 보며, 인간들이 존재를 위해 갈등하는 고통, 기만과 허영을 경험하고 싶었다.
정상 우루픽(Uhru Peak)은 5,868미터고, 밤에는 섭시영하 20도까지 떨어진다. 아침 7시30에는 온도가 영상10도여서 푸근하고 따뜻한 햇볓을 받으며 사진을 찍느라고 바빴다. 평평한 정상은 빙하가 하얏게 덮여있고, 빙하로 항상 눈이 온것처럼 보인다네. 주간미시간 신문 사장님이 마련래 준 배너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이 곳에 도전하면서 신문사를 위해 무언가 해주고 싶었다.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주간미시간 김 사장이 온 정성을 들여 키워 온, 미시간의 한인 목소리인 주간미시간 신문사가 더 융창하게 되길 기도했다.

이 지점까지 오려면 5일을 매일 매일 5-6시간을 걸어야 한다. 10명의 포터가 먼저 가서 텐트를 세우고, 매일 밤 더운 식사와 뜨거운 물을 준비해 주었다. 헤밍웨이 소설 킬리만자로 눈처럼, 멋있는 텐트에서 편하게 앉아서 밤에는 하이에나의 울음소리를 기다렸다. 여기와서 알았는데, 헤밍웨이는 킬리만자로가 보이는 넓은 국립공원의 사바나에서, 자기 세번째 처와 같이 사냥을 와서 쓴 소설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킬리만자로에는 동물들이 거의 없다. 해발이 높고 먹이도 없으니, 하이에나가 여기까진 못온다. 매일 밤마다 캠핑을 하면서 들은 울음 소리는 들개들의 것이였다.

킬리만자로를 서쪽으로 올라가면, 산중턱에 다썩어버린 표범의 가죽이 발견된다. 표범이 왜 여기까지 올라와서 죽었을까? 그 수수께끼가 소설에 있다. 답을 아는 사람은 인생을 안다고 한다. 킬리만자로 산 정상 부근에서 발견된 표범의 얼어붙은 사체는 소설 킬리만자로의 표범에 등장하는 상징적인 이미지이며, 실제로 해당 표범의 정확한 죽음의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표범의 이야기는 인간의 야망, 고독, 그리고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은유로 사용되며, 표범이 왜 그 높은 곳까지 올라갔는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 남겨져 있다. 우리도 결국 인생의 의미를 찾아 헤매다가 꼬꾸라 져서, 표범처럼 가죽을 남기고 사라지겠지, 영원히.
정상에서 살아서 경험하고, 밑으로 내려오는데만 5시간이 걸렸다. 내려오니, 그냥 살아 있는 게 인생의 의미 같았다. 더 겸손해 진다. 이젠 더 용기를 내서, 다음 산을 정하고, 우리 둘은 거길 또 오를것이다.



이성길 박사 / 주간미시간 고문
Sgltiger@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