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60억 돈잔치’ 첼시 클린턴 결혼식

– 유명인들로 북새통

꽃값만 20만 달러. 미국 대도시의 웬만한 콘도 한 채 가격이다. 잔치 음식값은 무려 80만 달러. 여기에 장소 빌리는 값이 최소 25만 달러나 된다. 이 뿐이 아니다. 야외 천막을 치는데 드는 비용은 70만 달러다.

31일(현지시간)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딸 첼시. 웨딩마치 한번 울리는 데 소요되는 돈이 아무리 적게 잡아도 500만 달러(한화 약 60억 원)에 이른다. 하객을 500명으로 잡을 경우 1인당 1만 달러가 드는 셈이다.

첼시의 웨딩에 유명 연예인들도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 수퍼커플의 대명사로 통하는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즈, 이른바 톰캐트(TomKat)의 결혼식도 첼시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다.

심지어 ‘클린트빈스키(ClintVinsky)’란 합성어가 생겨날 정도다. 첼시 클린턴과 월스트리트 투자의 귀재 마크 메즈빈스키를 조합해 만든 말이다. 일부에선 첼시 부부에게 ‘파워 커플’이란 타이틀을 부여하기도 한다. 권력은 물론 돈까지 틀어쥔 커플이라고 할까.

빌 클린턴 부부가 백악관을 나올 때는 빚더미에 앉아 있었다. 섹스 스캔들 소송으로 인한 변호사 비용으로 수백만 달러를 탕진해 파산설까지 흘러나왔다. 그러던 게 지금은 억만장자의 대열에 끼여있다.

지난 7년새 부부가 벌어들인 돈은 자그마치 1억1000만 달러. 자서전을 쓰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강연을 하는 등 부지런히 돈을 모았다.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렸으니 ‘스마트 머니’의 대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성 싶다. 무남독녀 첼시의 결혼식에 500만 달러 쯤은 사실 별 것도 아니다.

클린턴의 자서전엔 결혼식 에피소드가 쓰여있다. 힐러리는 1975년 결혼식 하루 전날 아칸소주 리틀락의 백화점에 걸려있는 웨딩가운을 골라 입었다는 것. 이것이 못내 아쉬웠던 힐러리 국무장관은 딸에게 세계적인 드레스 디자이너 베라 왕의 가운을 입혀줬다. 값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첼시의 결혼식에 쏟아붓는 돈은 비용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쉬뱅'(shebang)이라는 것이다. 원래는 남북전쟁 때 병사들이 사용하던 텐트와 사물일체를 일컫는 말이었는데 나중에 ‘몽땅’이란 뜻의 슬랭으로 굳어졌다. 결혼식에 관한 한 모든 것을 포함했다고 해서 이런 표현을 쓴 모양이다.

클린턴의 후임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퇴임을 1년 여 앞두고 딸 제나를 시집보냈다. 부시는 백악관 대신 자신의 텍사스주 크로포드 목장을 선택했다. 하객은 150여 명. 혼례비용은 웨딩가운을 포함해 10만 달러가 채 안됐다.

반면 첼시가 고른 예식장은 뉴욕시 외곽의 대저택으로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을 본 따 지었다는 애스터 코트다.

첼시의 결혼식은 닉슨 전 대통령의 딸 트리셔의 백악관 웨딩 이후 최대의 관심사다. 1971년 로즈가든에서 열린 결혼식은 당시 라이프지가 ‘미국 왕실의 행사’라고 꼬집어 그 규모와 씀씀이가 어땠는지 짐작이 간다.

거의 40년만에 트리셔의 왕실 웨딩 못지 않는 결혼식이 열려 한편에선 이를 헌법 위반이라고 비아냥대기도 한다. 미국 시민은 귀족 또는 왕족의 작위를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헌법안이다. 일명 토나(TONA)로 불리는 이 안은 1810년 상정됐으나 의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첼시가 공주 행세를 한다고 해서 200년 전의 과거를 들먹인 것이다.

혼사를 통한 파워 커플의 등장…. 아무리 결혼이 사생활이라고 하지만 어쩐지 권력과 돈이 결합한 것 같아 찜찜하게 다가온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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