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필드 힐즈=주간미시간] 최희영 기자 = 졸업 시즌이다. 각 학교의 시니어들은 아름다웠던 고교시절을 뒤로 하고 이제 또 새로운 세상으로의 첫 관문인 대학의 문을 두드려야 할 것 이다. 어떤 시니어들은 마음에 드는 대학을 먼저 선택한 후 나중에 전공을 정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친구들은 일찌감치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그에 맞는 대학을 선택하기도 한다. 미리 자신의 꿈과 재능을 알고 전진한다면 진로를 정하지 못하고 헛된 시간을 보내는 경우보다 훨씬 성공율이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여기 일찌감치 자신의 소질을 알고 개발하여 꿈을 좇아 비상하는 젊은 친구를 소개해 본다. 블룸필드 힐스 앤도버 하이스쿨을 졸업하는 이강명 군. 10세 때 어머니 (강인숙씨)를 따라 미국 미시간에 이민 온 강명군은 여느 이민자 자녀들이 겪는 것 같은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영어도 못하는데다 딱히 공부에 취미도 없었던 그에게 학교에 가는 일은 그야말로 곤욕이었다. 무슨 구실을 찾아서 학교에 가지 않을까 궁리하며 지낸 날이 대부분이었던 그에게 어느 날 커다란 변화가 찾아왔다.
학교 미술반에 우연히 참여하게 되면서 어렸을 적 자신에게 숨겨져 있던 재능을 재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 동안 감추어져 있던 소질을 다시 찾게 된 강명군은 그야말로 새롭게 태어난 듯 변하기 시작했다. 매일 아침 침대에서 뭉개며 학교에 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던 그가 누가 깨우지 않아도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모범생이 된 것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한 미술부 생활은 강명군에겐 고독한 미국생활 속의 한줄기 빛이며 쉼터가 돼 주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이 지역 도서관에 전시되면서 더욱 용기를 갖게 된 강명군은 특히 세라믹 공예에 심취하게 되었는데 어떤 날은 하루 6-7시간 동안 꼬박 작업에만 몰두하기도 하였다. 강명군의 이러한 관심과 노력은 하이스쿨에서도 계속 되었고 많은 작품들을 만들어 내며 누구보다도 충만된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머지않은 지난 5월 31일 내셔널 스칼라스틱 아트 앤 라이팅 어워드(National Scholastic Art & Writing Awards)에서 세라믹 부분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를 받아 장학금 2만여 불과 함께 뉴욕 카네기 홀에서 수상식을 갖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어린 시절 다락방에 틀어박혀 하루 종일 종이접기와 그림그리기로 시간을 보내던 작은 시골 소년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모 이경혜씨는 어린 시절 강명군의 그림에선 분노와 슬픔 등 어두운 부분이 많이 보여 걱정했었는데 미국생활에 점점 적응하면서 작품들이 밝아져 무척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올 9월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명문 아트스쿨 CCS ()에 입학하여 자동차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하게 될 강명군은 자동차 디자이너로 성공하는 것이 소망이다. 자동차하면 미시간이 떠오르듯 자동차 디자이너하면 ‘이강명’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바로 그의 꿈인 것이다.
세라믹 공예와 자동차 디자인은 어떤 면에서 비슷한 점이 많은데 어떤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면 그것이 하나의 현실적인 물체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라믹은 어느 한정된 사람들만이 감상하고 느낄 수 있는 반면 자동차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할 수 있으므로 더욱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공부를 잘해서 의사, 변호사가 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의 능력이나 소질과는 무관하게 진로를 정해 방황하는 것 보다 정확한 소질을 찾아 노력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고 본다는 강명군. 언젠가 자신이 디자인한 자동차를 운전하며 힘차게 도로를 활보할 그날을 꿈꾸며 그는 오늘도 아이디어 모으기에 열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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