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시간 상공회의소 한미교류의 날 행사 전통 이어간다

[디트로이트=마이코리안] 김택용 기자 = 디트로이트 경기 회복이 더뎌지면서 불황에 허덕이는 한인 비지니스들을 돌며 기금 모금을 또 해야 하는 미시간 상공회의소 회장단 및 이사진은 발걸음이 무거웠다.
김이태 회장은 지난 주 자문위원들을 소집한 자리에서 회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 한미교류의 날 행사를 다소 축소 운영하는게 어떠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서 유부철 이사장과, 김태우 상임이사는 아무리 경기가 어렵지만 미시간 상공회의소가 27년간 이어온 전통을 중단시킬 수는 없다는 의지를 강력히 보였고 회원들도 본 행사를 존속시키기를 원한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상공회의소는 두 팀으로 나누어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김이태 회장, 조미희 전 이사장은 뷰티써플라이를 중심으로 비지니스를 방문하며 모금운 동을 벌였다. 조영화 디트로이트 한인회장도 합류해 힘을 보탰다.
유부철 이사장, 김태우 상임이사, 최형오 사무총장과 우승찬 이사는 세탁소들을 방문했다. 유부철 이사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세탁소의 기계가 고장이 나 수리를 해야하는데도 모금운동에 참여할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 였다. 자신의 영업장도 돌봐야 하는 처지지만 매년 이맘때가 되면 꼭 해야하는 일을 위해 소매를 걷어 부쳐야만했다.
한인 상공인들의 반응이 어떨까 궁금했다. 문전박대는 당하지 않을까 두렵기도 했다. 다들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디트로이트 불우이웃을 돕기위한 기금을 만들어야 하는 회장단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 하지만 의외로 성공인들의 반응은 따뜻했다. ‘수고한다’는 격려와 함께 ‘많이 도와 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분들도 있었다. 어렵지만 십시일반으로 맞들면 가볍다는 말이 딱 맞다.
두 조로 나뉘어진 모금팀은 서로 전화를 걸어 누가 더 많이 모금했는지 확인하며 선의의 경쟁을 했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서 디트로이트 길거리를 누볐다.
나와는 상관없으니 기부할 수 없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렇다고 상처를 받을 필요는 없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의 생각도 존중하는 것이 바른 자세일 것이다. 문전박대를 당하면 창피해 얼굴이 화끈거린 적도 있었다. 유부철 이사장은 “하지만 몇년 하다보니 이제는 얼굴이 두꺼워졌는지 괜찮다”며 껄껄 웃는다.
조미희 전 이사장의 거침없는 입담에 지갑을 여는 분들도 너털웃음을 지어보인다.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서로 멋쩍기는 마찬가지지 만 미시간 한인들은 이렇게 어울리며 살아간다. 서로 어렵지만 그래도 인색하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을 감추지 않는 인정이 남아있어서 아직은 살 맛이 나는 곳이다.
올해도 추수감사절이 되면 미시간 한인들이 정성껏 모아 주신 기금을 가지고 우리의 손님들, 그 중에 어려운 가정을 찾아 냉동터키를 전달한다. 이맘때만 되면 디트로이트에서 ‘올해도 도와달라’며 상공회의소와 본보에 전화가 빗발친다. 올해도 거절할 수 없어 길을 나섰던 상공회의소 임원들은 힘들었지만 보람찬 마음으로 뿌듯하다.
올해로 28년째 디트로이트를 위해 선물을 전달해온 미시간 상공인들은 돌아오는 것이 없어 보여도 돕는 마음을 버리지 않고 따스한 2013년의 연말을 준비할 것이다.
mkweekly@gmail.com
Copyright ⓒ 미시간코리안스닷컴(http://www.michigankorean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