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또는 수십년간 살던 집을 팔 때 무엇부터 시작 하여야 할지를 몰라 우왕좌왕 하는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벅차게 한꺼번에 다하는 것보다, 아래의 내용을 하나하나씩 점검하여 나가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첫째, 조금 이상한 이론일 수 있으나 지금까지 살던 집에 대한 애착을 과감하게 버려야만 한다. 몇년전에 자녀가 만든 큰 액자가 현관문을 들어서자마자 걸려 있다고 가정하자. 집주인이 그 그림에 대하여 자부심과 애착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집을 살려고 오는 구입자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질 않고 산만해져 오히려 집에 대한 집중을 흐릴 수도 있다. 이제는 지금까지 살아오던 보금자리에 대한 애착보다 물건을 깨끗이 손질하여 시장에 내어 놓는 자세이어야 한다.
둘째, 집과 같이 팔 것이 아니면 치우거나 바꾸어 놓는 것이 좋다. 만약에 다른 주택을 구입하여 이사갈때 가져 갈 아끼는 샹드렐라가 있으면 집을 내어 놓기전에 다른 것으로 바꾸어 두는 것이 좋다. 벽 등에 부착된 것들을 가져갈 경우에도 미리 교체하는 것이 좋다. 구입자가 보기 전에는 쉽게 교체가 가능하지만, 나중에 가져 갈 생각으로 그냥 둔 상태에서 집을 시장에 내어 놀 경우에는 구입자가 집과 같이 요구하는 경우가 있게 마련이고 오퍼의 조건에 들어 가기가 아주 쉽다.
셋째, 주위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여 가구, 나와있는 부엌용품, 책장, 옷방, 화장실 등을 과감하게 정리 한다. 오랜 기간을 한집에 살다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살림이 늘어나게 마련인데, 이를 줄여야 집이 커 보인다. 또한 정리된 모습은 곧 그간에 주택를 잘 관리해온 것으로도 보여지기 때문이다. 셔츠가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고 신발들도 일렬로 나열되어 있는 모습 등의 간단한 방법으로도 그렇게 비추어지기가 쉽다.
넷째, 가족사진이나 고가의 그림, 학위액자 등은 개인보호 차원과 구입자의 집중을 위해서라도 옮겨 놓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집을 살려고 온 여러사람들에게 개인의 신분과 얼굴을 알릴 필요도 없을 뿐더러, 이러한 물건들은 오히려 구매자가 집에 대해 집중하는것을 방해 한다. 집을 파는 문제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분들을 위해, 잠시 우스운 에피소드를 소개하고자 한다. 본인이 다니는 회사에서는 매주 화요일 두시간 가량 7-8집 정도를 대상으로 시장감각을 키우고 매물을 평하기 위한 홈투어를 한다. 한번은 입구부터 정돈이 잘 된 주택을 기대를 갖고 들어가던 중, 신용카드를 받는다는 표시가 크게 붙어 있어 주의를 의식도 못한채 웃음을 터트린 적이 있다. 정신치료를 하시는 분이 거주하는 곳으로 아마도 집에서도 환자를 보는 모양인데, 집을 구입할 때에도 신용카드를 받는다는 뜻인가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하며 다른 중개사들과 농담을 주고 받았다. 결국, 그 집에 대한 인상은 생각나지 않고 신용카드만 기억에 남아 있다. 또 한번은 화가의 집을 보게 되었는데 탐이 날 정도의 유명한 그림들과 집주인이 그린 작품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마치 화랑에 온 기분으로 감상을 하면서 집주인과 그림에 관해 많은 대화를 나누다 나왔는데, 좋은 집이었다는 생각은 들지만 집구조 등 정작 고객에게 설명할 내용은 별로 기억에 없다.
다섯째, 적어도 2-3명의 중개사들을 인터뷰하라고 권하고 싶다. 몇달 아니면 일년 가까이 아마도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쯤은 대화와 상담을 해야 할 대상이고, 구입자측과의 원활한 의사 소통을 위한 중간 역할을 하면서 원만한 계약을 위해 손발을 맞추어야 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광고가 많이 나온다거나 알려진 중개사라는 이유 만으로는 위험하다. 리스팅만을 위하여 좋은 말만 하는 중개사보다 성실하고 일의 마무리를 잘하는 믿을만한 중개사가 좋은 것은 설명이 필요없다. 우선 인터뷰를 여러명을 한다고 전제를 하고, 만나서 상담을 하고 주위의 평을 들은 후에 3-4일 안에 결정을 해도 된다.
여섯째, 오픈 하우스, 신문, 인터넷, 에이젠트 투어 등을 가능한한 많이 이용하는 것이 좋다. 거래의 성사확률은 숫자의 게임이라고 본다. 팔려고 나온 집을 빠른 시일 안에 많은 구입자들에게 알리고 방문을 하게 하면 좋은 오퍼와 흥정이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한인 중에는 골퍼가 많은 편인데 좋은 스코어가 나오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 운동신경과 인내 그리고 코스 메니지멘트가 필요하지만, 무엇 보다도 자주 쳐야 좋은 스코어가 날 확률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다.
일곱째, 특히 사는 사람보다 파는 사람이 많을 경우는 다른 집보다 인상이 좋아야 하므로 예산에 맞는 투자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시장에 집을 내어 놓기전에 페인트, 카페트 그리고 부엌손질 등을 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예산이 적으면 간단한 것이라도 고치면 좋다. 예를 들면, 부서진 간단한 타일손질, 페인트나 벽지 타치엎, 스위치 작동 점검, 패이거나 깨어진 그라우트 손질, 대청소 그리고 집을 내어 놓기 전에 그라지세일을 통해 필요없는 물건을 과감히 처분하는 것도 지혜라 본다.
여덟째, 광을 내라고 권하고 싶다. 안팍의 유리창을 번쩍거릴 정도로 닦는 것은 기본이고 매일 청소기를 돌려 먼지를 없애야 한다. 내부의 거울도 다시 닦고 화장실과 샤워룸에 깨끗한 타올을 거는 것도 좋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로 바꾸어 주어 집안에 김치 등의 냄새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간혹 어느 특정 나라의 사람들이 살던 집을 들어가면 그 나라의 음식 냄새가 날 경우가 있는데 집을 파는데는 실격이다.
아홉째, 첫 인상을 강하게 심어 주도록 하는 것이 좋다. 집을 팔 준비가 되었는지 점검하기 위해 자신이 구입자의 입장이 되어, 문앞에서부터 구입자의 시각으로 꼼꼼히 구석구석 살피는 역할을 하여 보시라. 집앞의 도로, 차고 및 그 앞을 빗자루와 호스로 쓸고 닦아 중요한 손님을 맞이 하듯이 준비하는 것도 집에 대한 좋은 인상을 주는 방법이다. 잔디도 잘 깍고 정원도 다시 한번 점검을 하고 문 입구에 예쁜 화분을 놓아 구입자가 새로운 보금자리로 여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오래 살아온 대부분의 모든 집들은 지금있는 가구보다 적을수록 넓어 보이고 깔끔하여 보인다. 가능하면 창고를 빌려 불필요한 가구를 비롯 필요한 용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상자에 넣어 보관하는 것이 좋다.
위의 열가지를 실천하였다면 마치 잘 준비정돈된 모델하우스로 들어 가는 기분이 될 것이다. 이제는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오퍼를 기다리며 다음에 이사갈 계획과 새로운 보금자리를 선택할 일만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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