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승원 목사의 재미있는 성경상식 (17) : 주일은 안식일이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일요일을 주일(主日, 주님의 날)이라 이름 하면서 동시에 안식일이라 부르는 것은 오래된 전통이다. 하지만 이 세 용어가 원래부터 일주일 중의 같은 요일을 가리켰던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성경의 시간 개념으로 볼 때 그리스도인의 주일과 안식일은 결코 동일한 날이 아니다.

신약성서 시대 사람들이 날(days)을 구분하는 방법은 현재 우리의 것과 많이 달랐다. 우선 유대의 율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안식일은, 현재 우리의 시간 제도에 따르자면 금요일 저녁에 시작되어 토요일 저녁까지 이어졌다. 당시의 하루는 해가 지면서 마감된 것으로 이해되었기 때문이다. 해가 있을 때가 날(day)이니 해가 지면 그 날은 끝 난 것이었다. 당연히 새로운 하루는 전 날이 마감되면서 시작되었으니 해가 져 어두워지면 새로운 날로 간주되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금요일 오후에 이틀 치 먹을 음식을 준비하여 안식일을 맞았다. 안식일에는 음식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은 평상시에 하던 저녁 준비에 해가 뜬 다음 먹을 음식까지 준비하면 되는 일이었다.

이렇게 준비하여 해가 지고 나면 안식일은 가족이 함께 모여 나누는 저녁 식사로 시작된다. 물론 가장(家長)이 이 안식일 식사의 집례자였다. 구약의 율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는 아니지만 1세기쯤에는 팔레스틴과 디아스포라 모두에 회당이 널리 퍼져있었다. 그러면서 날이 밝은 토요일 오전이면 회당에 모이는 것이 관행이었다. 복음서의 예수나 사도행전의 바울은 안식일 낮이면 회당 예배에 참석하여 복음 사역을 할 기회를 가졌다.

그리스도인들이 지키는 주일은 구약에서 규정한 전통적 안식일이 아니다. 유대인을 위한 규정이었던 토라의 안식일 준수는(레 27:34, 민 36:13 참고), 복음이 이방인에게로 넘어가고 교회의 다수가 이방인이 되면서 큰 의미를 부여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이뤄진 새 언약을 통해 지양(止揚)의 과정을 거친다. 바울은 골로새의 이방 그리스도인들에게 “절기나 월삭이나 안식일을 인하여 누구든지 너희를 폄론하지 못하게 하라”(골 2:16)며 유대주의자들의 절기와 일자 수칙에 매이지 말 것을 종용했다.

이방 그리스도인들이 모임을 갖던 날은 예수께서 부활하신 ‘안식 후 첫 날’인 ‘일요일’이었다(행 20:7, 고전 16:2). 그리고 이 ‘안식 후 첫 날’이 그리스도인들의 집회일로 고정되어가면서 안식일이 지니고 있던 취지가 주일의 준수에 전이되었다. 그러나 구약적 안식일의 방법으로 주일을 지킨 것은 아니다. 양자(兩者)를 기원(起源)의 차원에서 구분하자면, 안식일은 기본적으로 일을 금하는 ‘쉼의 날’이고 주일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기억하면서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복음 선포와 집회의 날이다. 그래서 주일을 안식일이라고 부르는 일은 한편으로 볼 때 조심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다.

유승원 목사의 목회 칼럼

http://www.kpcmd.org/KPCMD2.0/bbs/board.php?bo_table=Pastor_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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