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하루만 장사합니다.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미시간 디어본에서 족발 가게를 운영하는 젊은 부부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하필이면 돼지 고기를 안먹는 머슬럼들이 사는 디어본에서 왜 족발 가게를 열었을까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그 부부를 만나보니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직장 생활을 하는 성운영씨는 토요일 하루만 족발 가게를 연다. 정확히 말하면 가게가 아니라 디어본에 있는 공용 키친을 이용해 족발을 만든 후 미리 주문한 손님들에게 배달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운영씨는 일주일 내내 직장에서 일하고 금요일이면 재료를 사기 위해 시장으로 향한다. 신선한 족발을 고르고 각종 식재료들을 구하고 난 후에 공용키친에서 가장 맛있는 족발을 만들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성운영, 유진 부부가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그래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들려 달라고 매달렸다.

다음은 이 젊은 부부가 미시간을 살아가는 스토리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미국 이민 생활 15년 차, 두 아이들을 키우는 부부입니다. 저희는 이 곳 미국 땅에서 15년의 이민생활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2013년, 저희 첫째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태어났을 당시, 아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건강하지 못했습니다. 당시 양가 부모님들은 미국에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고, 유학생이었던 남편은 아이를 데리고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검사를 받아야 했고, 아이를 출산한 저는 남편과 함께 둘이서 몸을 추스려야 했습니다.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이 타국 땅에 우리 가족 3명만 외로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몇 일 후 누군가가 저희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문을 열어보니, 문 앞에 커다란 솥이 있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니, 산모가 먹어야 할 미역국이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미역국을 먹으며 감사와 감동으로 눈가가 촉촉해졌습니다. 그 따뜻한 미역국은 외롭게 있던 저희 가족에게 아주 큰 위로였습니다. 이후에, 많은 분들의 사랑이 저희 집으로 매일 매일 도착했습니다. 사골국을 놓고 가신 분, 아이의 옷과 분유, 기저귀, 장난감을 가져다 주신 분, 새벽마다 기도해주고 있다는 편지와 함께 기프트 카드를 놓고 가신 분, 그리고 이후 아이의 7시간의 긴 수술 동안 옆에서 함께 손 잡아 주시고 기도해주신 분들… 이외에도 저희 가족에게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셨습니다.
이후에 저희 부부는 이렇게 받은 사랑을 우리도 다른 사람들에게 흘려 보내며 살자라는 모토를 정했습니다. 저희가 받았었던 큰 위로의 미역국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이후로 가까운 지인, 이웃들에게 조그마한 행복을 나누자라는 생각으로 음식을 나눴습니다. 대부분의 음식이 저희 부부가 좋아하는 음식이었는데, 그 나눈 음식들 중에서, 한국을 생각나게 해서 위로가 되었다는 음식이 족발이었습니다. 직장인인 남편은 1년 동안 기회가 되는 주말마다 족발을 만들고 사람들과 나눴습니다.
더 좋은 방향으로 사랑을 나눌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 끝에 저희 부부는 ‘오늘은 족발’ (이하 오족)을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처음 창립하고, 저희 부부의 모토인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자라는 마음으로 오족 수익의 10%는 어려운 이웃, 소외 계층을 위해 쓰여집니다.
미시간 한인 분들이 저희의 음식을 통해서 작은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행복이 또 다른 사람들의 행복이 되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음식을 준비하겠습니다.
오족 주문 전화번호 : 586-933-68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