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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평창 가려다 평양 간 케냐인 사연 소개

한국 강원도 평창에서는 3년 뒤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수많은 외국인들이 이 곳을 찾게 될 텐데 한반도 지명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이 평창을 북한의 평양과 혼동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미국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아프리카 사람이 ‘평양’과 ‘평창’을 어떻게 분간하겠습니까?”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24일 한국 강원도 평창에 가려다 평양에 도착한 한 케냐인의 사연을 소개했다.

케냐에서 소를 키우는 42살의 데니엘 올로마에 올레 사핏 씨.

사핏 씨는 지난해 10월 평창에서 열린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비행기에서 내리니 평창이 아닌 북한의 수도 평양이었다.

사핏 씨는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에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서 평양 행 비행기로 갈아탄 뒤에도 평창으로 가는 줄 알고 있었다며, 그런데 비행기 창문을 통해 밖을 보다가 뭔가 잘못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고도로 도시화되고 산업화된 한국의 모습을 기대했는데, 아주 발전이 안 된 도시의 모습이 눈에 들어 온 것이다.

사핏 씨는 평양 순안공항에 내려서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의 초상화가 걸려 있는 것을 본 뒤 잘못 왔다는 것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입국사증이 없었던 사핏 씨는 입국장에서 북한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몇 시간 동안 붙잡혀 있다가 잘못했다는 각서를 쓰고 베이징으로 쫓겨났다. 결국 비행기 값이 추가로 들었고, 북한을 허가 없이 입국하려던 죄로 500 달러의 벌금도 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비행기 표 발권 과정에서 혼돈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사핏 씨는 케냐 나이로비의 여행사에 평창 행 비행기 표 예매를 요청했다. 하지만 여행사 직원이 컴퓨터에 최종 도착지를 입력하자, 가장 비슷한 지명으로 평양이 검색된 것이다. 이 직원은 두 도시의 이름이 매우 비슷하다며, 이런 실수는 매우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겨울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사건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년 뒤 평창에서 열리는 2018 동계올림픽에 수 만 명의 관람객과 운동선수들, 응원단, 기자들이 방문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 개막연설에서 “평창은 평양과 다르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영어로 말한 것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평창이 동계올림픽 개최에 처음 도전할 때부터 평양과 지명의 유사성으로 인한 혼동이 있었다고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위원의 말을 전했다.

게다가 북한이 마식령 스키장을 짓는 등 동계올림픽 공동 개최를 염두에 둔 듯한 움직임을 보이자 혼선은 더욱 가중됐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과 북한을 혼동하는 것은 흔한 일이라며, 공식 영어 명칭이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와 ‘데모크라틱 피플스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인 국명부터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에서 이상하리만치 많은 수의 통계와 통관 관련 직원들이 한국과 북한을 혼동해 기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과 북한에 1만3천 개의 지명이 중첩된다는 미국 지명위원회 더글러스 캘드웰 위원장의 연구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출처: V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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