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포드 3분기 흑자 전환

몰락 위기에 처했던 미국 3대 자동차 업체들, 그 동안 생존이 걸린 자구책 마련에 부심해 왔다. 그 중 포드 자동차가 깜짝 실적을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적자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올해 3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그 배경은 뭔지, 그리고 극심한 침체에 빠졌던 미 자동차 업계는 현재 어떤 상황인지도 함께 짚어보았다.

미국 자동차 회사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동안 듣지 못할 얘기로 생각했는데 포드 자동차가 해냈다. 미 자동차 업체가 선전했다는 소식은 당분간, 아니 영원히 듣지 못할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포드의 이번 실적발표는 더욱 놀라운 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들여다 보면 올해 3분기에 9억9천7백만 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는 게 핵심다. 2008년 상반기 이후 첫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세전 이익은 11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26센트의 주당순이익을 거둔 셈이다.

포드사 제품의 경우 SUV와 미니 밴을 결합한 모델인 이른바 ‘크로스 오버’의 판매가 큰 성과를 올려 무려 23%의 신장세를 보였다.

또 기존의 이름을 다시 내건 신형 토러스와 링컨 부문의 MKT 등 부문에서 신장세가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트럭 부문의 경우 오히려 10%가 감소, 전체적인 판매 실적을 낮췄다.

포드사는 이로써 자사가 지난 13개월 동안 무려 12개월 연속해서 미국내 판매시장 점유율을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드사의 판매액은 3분기에 약 1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히고 지난 4년만에 북미 시장에서 처음으로 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쉽게 얘기해서 예상보다 차를 많이 팔았다는 뜻이다. 3분기 매출액은 원래 283억 달러쯤 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까 309억 달러로 잡혔다.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뿐만 아니라 포드의 북미 핵심 사업부문을 봐도 3분기에 3억5천7백만 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이 역시 2005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를 기록한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 업체들 중에서 포드는 사정이 좀 낫다는 얘기가 전해졌지만, 그래도 3사 모두 언제 도산할지 모르는 상황 이었다. 어떻게 유독 포드만 이렇게 괜찮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한종백 디트로이트 센터장은 “미국 자동차 시장이 작년에 비해 나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상반기에는 전년 대비 30%이상 감소됐지만 7, 8, 9월에는 10%이상 증가했고 특히 8월에는 1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외부적인 요인, 그러니까 미국 시장 자체가 호전된 것이 유리하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런 외부 변수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인데 포드만이 다른점은 무엇이 있는가에 대해 한종백 센터장은 “포드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자금도 자체적으로 확보했고 상시 구조조정을 해 왔기 때문에 다른 회사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조건에 있다고 생각됩니다”고 설명했다.

이미 자체자금을 확보해 놓은 게 큰 도움이 됐다. 포드가 위기를 비껴나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를 설명하려면 최고경영자인 앨런 멀랠리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멀랠리는 포드 CEO로 취임한 지 3달도 안돼서 은행으로부터 2백36억 달러의 대출을 받았다.

자금 사정이 좋을 때 미리 자금을 확보했는데당시 멀랠리가 이 돈이 예기치 못한 일들로부터 포드를 보호해 주는 완충장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의 예상이 그대로 된 셈이다. 당시에는 많은 이들이 멀랠리의 결정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지금은 그 때 은행 대출을 받지 않았더라면 포드가 다른 길을 가고 있었을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시장 상황이 좀 나아지고 있고, 이전부터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도 절감했고, 또 자금 여유도 좀 있었다고 정리해 볼 수 있는데 포드만의 또 다른 유리한 점이 또 있다.

얼마전에 백악관이 중고차 현금보상 제도를 실시했는데 포드가 이 제도의 덕을 톡독히 봤다는 분석이다. 또 경쟁사인 제너럴 모터스와 크라이슬러와 같은 경쟁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데 대한 반사이익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경쟁사들이 허약해진 사이 시장 점유율을 키웠다는 것인데 제너럴 모터스와 크라이슬러의 경우에는 모두 올해 초 파산보호를 신청했었다.

미 3대 자동차 업체 가운데 포드만 유일하게 파산보호를 신청하지 않았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나은 인상을 심어준 것 역시 빠르게 흑자로 돌아서게 된 이유 중 하나다.

한편, 제너럴 모터스와 크라이슬러는 현재 좋지 않은 상태이다. 두 회사 모두 여전히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방만 경영으로 미국 정부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을 수혈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 미 정계에서는 특히 제너럴 모터스의 경영진이 여전히 무능하고 재무상황이라든지 관리 시스템이 열악하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재 선전하고 있는 포드, 여러가지 강점들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의문인데, 장기적인 회복, 그리고 성장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물론 포드는 내년에도 수익성을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복병은 있다. 약해졌던 경쟁사들이 파산보호에서 회복해 새로운 제품들을 내놓게 되면 포드가 누려왔던 혜택이 내년에는 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또 포드가 2006년 조달한 자금이 모두 부채라는 점이다. 포드가 어떻게 부채를 줄일지, 그 부분도 포드의 앞 날을 가릴 변수가 될 것이다.

출처:VOA, 뉴시스
정리: 김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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