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랜스포머’의 날쌘 스포츠카 ‘범블비’의 디자이너가 한인으로 밝혀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트랜스포머’에 등장해 전세계 자동차 매니아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GM 셰비 ‘카메로(Camaro)’ 컨셉카를 디자인한 주인공은 한인 디자이너 이상엽(39) 디자인 팀장. 이씨는 오는 7월 ‘트랜스포머 2’에 등장하는 새로운 컨셉카 시보레 콜벳 스팅레이 디자인까지 담당해 관심을 끌고 있다.
전 세계 자동차 매니아와 젊은이들로부터 큰 호응속에 다시 태어난 카메로 디자인을 주도한 이상엽 디자인 팀장은 25일 “카메로를 통해 미국 스포츠카가 유럽이나 일본차 보다 못하다는 한인들과 아시안들의 통념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카메로가 범블비로 영화에 등장한 것은 미국 스포츠카의 전통과 역사를 현대적인 미국차 디자인으로 재탄생 시키면서 세계의 젊은층에 어필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카메로는 공격적이고 선 굵은 기존의 디자인에 젊은층을 겨냥, 모던함과 세련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M은 카메로를 디자인한 이상엽 디자이너를 직접 홍보에 투입하는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트렌드와 하이테크에 관심이 많은 젊은 한인들과 아시안들을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GM은 카메로 V6모델이 2만3000 달러, V8 모델이 3만 달러로 같은 성능을 가진 스포츠카들보다 저렴하고 6기통 모델의 경우 304마력에 연비가 1갤런(3.7리터)당 29마일(46km)에 이르러 가격과 기능, 성능면에서 큰 호응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메로는 이번주부터 본격 양산체제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상엽 디자이너는 본래 홍익대 미대 조소과를 졸업한 순수미술 전공자였다. 90년대초반 이태원에서 우연히 네온사인에 빛나는 포르쉐를 보고 매혹된 그는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안고 95년 캘리포니아 패사디나의 아트센터칼리지에 입학했다.
재학중에 스포츠카의 대명사 페라리의 디자인 회사인 피닌파니나와 포르셰 등에서 디자인 기술을 익히고 99년 GM과 인연을 맺었다. GM에서 10년간 콜벳, 캐딜락, 뷰익, 카메로 등 많은 명차들을 디자인한 그는 개인적으로 카메로에 가장 큰 애착을 갖고 있단다.
“카메로는 컨셉카의 밑그림을 그릴 때부터 시작해 4년을 하루같이 심혈을 기울인 분신과도 같은 존재에요. 카메로 출시를 위해 호주에 2년을 가있었고 캐나다 공장에도 수시로 다녀왔습니다. 카메로는 차속의 볼트까지도 훤하게 꿰고 있어요.” 지금까지 타던 차량은 역시 스포츠카인 새턴 스카이 컨버터블이지만 이제 새롭게 출시되는 카메로로 바꿀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재 GM에서 일하는 220여명의 디자이너 중 한인은 30명이다. 미국인을 제외하면 최다이고 심지어 흑인디자이너보다 많을 정도다. 일본(6명) 러시아(4명)와 비교하면 한인디자이너들이 얼마나 많은지 실감이 난다.
비단 GM만이 아니라 일본과 독일의 모든 자동차 회사에서 가장 많은 디자이너가 바로 한인이다. 이상엽 씨는 “한국인들이 재능과 성실함을 겸비했기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현재 미국의 자동차 산업이 어려움에 처해 있기때문에 디자이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이 씨는 “디자인은 자동차 회사의 미래다. 그래서 우리 디자이너들이 요즘 너무 바쁘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역사적인 차의 디자인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 씨는 “모든 디자이너들은 항상 역사에 남을 ‘아이콘 카’를 꿈꾼다”고 미소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