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송재평 칼럼] “삶을 그 찌꺼기까지 마시리라”

T.S. Eliot 는 그의 유명한 시, “황무지” (The Waste Land)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April is the cruelest month)이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미국에서 4월은 또한 National Poetry Month, 시의 달이기도 합니다. 시의 달이 가기 전에 평소에 아끼는 시 한 편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특히 자신이 무력감에 빠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절망의 늪에 깊이 빠져있는 사람들, 나는 나이가 들어서 더 이상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자책하는 사람들에게 이 시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Alfred Lord Tennyson이란 영국시인이 쓴 “Ulysses” (율리시즈)란 제목의 시인데, 어떤 슬픔이나 어려움에도 좌절하지 않고 굳굳하게 삶을 살아가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장쾌하고 강력한 느낌을 주는 시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인 호머 (Homer)가 쓴 오딧세이 (The Odyssey)에 나오는 오디세우스 (Odysseus)—그의 라틴 이름은 율리시즈 (Ulysses)입니다—는 트로이 전쟁 (The Trojan War)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자 이타카(Ithaca)의 왕이었습니다. 그는 아내 페넬로피 (Penelope)와 아들 텔레마코스 (Telemachus)를 두고 있었습니다. 언변에 능하고 전략에 뛰어나기로 유명한 오디세우스의 가장 유명한 계략중의 하나는 거대한 목마을 만들어 그 안에 그리스 군을 숨기고, 트로이에 보내 그들을 완전히 속아 넘긴 것이었습니다. 이와 같이 노련한 재간으로 트로이를 정복한 오디세우스는 자신의 조국 (Homeland), 아내와 아들이 기다리는 고향 (Hometown)으로 귀환을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의 Homecoming은, 여신 아테나 (Athena)의 특별한 보호에도 불구하고 10년이란 세월이 걸렸습니다. 10년동안 오디세우스가 겪는 우여곡절은 일일이 열거하기에 너무나 많습니다. 예를 들면 오디세우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 (Poseidon)의 아들, 폴리페모스 (Polyphemus)라는 외눈박이 괴물에게 잡아 먹힐 뻔한 고비도 넘겼습니다. 부하 몇 명이 Polyphemus에게 잡아 먹힌 후, 오디세우스는 Polyphemus의 눈에 말뚝을 박아 그의 눈을 멀게한 후 겨우 키클롭스 (Cyclopes) 섬에서 도망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러나 눈을 잃은 Polyphemus는 아버지 Poseidon에게 기도를 드립니다: “오디세우스가 결코 자기 고향 땅을 밟을 수 없게 하소서. 결국 자기 고국에 다다르게 되더라도 온갖 고통를 겪은 후에야 이르게 하시고 자기 부하들은 다 잃게하시고, 남의 배를 타고서야 자기 집에 이르게 하소서.

“이 기도는 이루어져 이로부터 오디세우스는 지중해 전역을 방랑하며 온갖 고생을 다하게 되었습니다. 또 자신에게 반한 칼립소에게 붙들려 칼립소의 섬에서 무려 7년이란 세월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바닷가에 서서 항상 고향을 그리워하며 슬픔에 잠긴 오디세우스에 동정을 느낀 헤르메스 (Hermes)는 칼립소를 설득시켜 오디세우스가 새 배를 지어 고향으로 항해를 시작하도록 도와줍니다. 마침내 그는 파에키안들의 도움으로 고향에 안전하게 도착하게 됩니다. 이렇게 오디세우스는 파란만장한 유랑생활을 마치고 고향의 품에, 오매불망 자신만을 기다리며 20여년간 정절을 지켜준 Penelope와 떠날 땐 어린아이였으나 이젠 장성한 청년이 된 아들 Telemachus 의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도 오디세우스 즉 율리시즈는 서양문학에서 인생의 온갖 역경을 이겨낸 대명사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미국 고등학교에서 Homer의 The Odyssey가 필독서로 읽히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테니슨의 시, “율리시즈” (Ulysses)는 온갖 난관을 극복하고 마침내 고국에 돌아온 율리시즈 왕이, 세월이 지나 나이도 먹고 몸도 예전과 같지 않지만 또 다시 모험을 시작하는, 지칠줄 모르는 인간의 모습을 시로 읊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테니슨의 시, “율리시즈”는 호머의 오딧세이가 끝나는 곳에서 시작하고 있습니다. 보통사람들 같으면 이제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옆에서 좀 더 편한 생활을 즐기면서 남은 여생을 보내고 싶을텐데, 이 시에서 율리시즈는 생이 다하는 날까지 모험/탐험의 여행을 쉬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

테니슨의 율리시즈는 4연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첫 연에서 율리시즈는 이렇게 말합니다. “불모의 험한 바위산 사이, 이 적막한 화롯가에서” (By this still hearth, among these barren crags), 나이든 아내와 그저 집에 머물러 사는 건 쓸모없는 짓이라고 말합니다. 둘째 연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I cannot rest from travel; I will drink life to the lees.” (나는 방랑을 쉴 수 없도다. 난 삶을 그 찌꺼기까지 마시리라.) 다시 말하면 율리시즈는 여행을 멈추지않고 자신의 삶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도 다 마시겠다고 선언합니다. “I will drink life to the lees”라는 구절은 영어권에 널리 알려져 이제는 유명한 구절이 되었습니다. 같은 연에서 그는 “언제나 굶주린 마음으로 방랑하며 많이 보고 많이 배웠노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여행을 통하여 그리고 여행 가운데 만남을 통하여 현재 자신의 모습이 형성되게 되었다고 합니다: “I am a part of all that I have met” (나는 내가 경험했던 그 모든 것의 일부 이러니). 계속하여 그는 “모든 경험은 하나의 문(門), 그 문을 통해 아직 가보지 못한 세계가 어렴풋이 빛나며, 그 세계의 가장자리는 내가 다가가면 영영 사라지는 도다”라고 말하면서 여행을 통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경험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이 연에서 나의 관심을 끄는 구절은 이렇습니다: “How dull it is to pause, to make an end./To rust unburnished, not to shine in use!/As though to breathe were life!” (얼마나 지루한 일인가, 멈춘다는 것, 끝낸다는 것, 광내지 않아 녹슬어 버린다는 것, 사용함으로 빛나게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마치 숨쉬는 것이 삶을 사는 것이기나 하듯이!). 이렇듯 율리시즈는 자신의 지평을 넖혀주는 새로운 경험을 끊임없이 갈망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셋째 연에서는 자신의 아들 Telemachus 에게 율리시지는 왕홀(scepter)과 이타카 섬을 맡기고, 아들은 자기가 할 일을 수행하고 율리시즈는 자신의 일을 수행하겠다고 합니다. 마지막 연에서 수년간 자신과 함께 일하고, 항해하고, 삶의 폭풍을 인내해 온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그나 일행들이나 다 마찬가지로 이제 몸은 늙었지만 “늙은 나이에도 얻어야 할 명예와 힘써 이뤄야 할 일이 있다”고 강조합니다. “죽음은 모든 것을 닫아 버리는 것”이니 종말이 오기 전에 무언가 고상한 업을 이룰 수 있으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시의 마지막 부분은 이렇게 촉구하고 있습니다.

Come, my friends.
‘Tis not too late to seek a newer world.
Push off, and sitting well in order smite
the sounding furrows; for my purpose holds
To sail beyond the sunset, and the baths
Of all the western stars, until I die.
It may be that the gulfs will wash us down;
It may be that we shall touch the Happy Isles,
And see the great Achilles, whom we knew.
Though much is taken, much abides; and though
We are not now that strength which in old days
Moved earth and heaven, that which we are, we are—
One equal temper of heroic hearts,
Made weak by time and fate, but strong in will
To strive, to seek, to find, and not to yield.

오라, 나의 친구들아. 새로운 세계를 찾기에 너무 늦지는 않았노라. 배를 밀어내라, 줄지어 앉아서
철썩거리는 파도를 가르며 나아가자. 나의 목표는 죽을 때까지 해지는 곳을 너머, 모든 서쪽 별들이 물에 잠기는 곳을 너머 항해해 나가는 것이노라. 어쩌면 심해(深海)들이 우리를 삼킬지도 모르지. 어쩌면 우리가 “행복의 섬”에 다다라서 우리가 아는 위대한 아킬레스를 만나 보게 될지도 모르지. 비록 잃은 것 많지만 아직 남은 것도 많도다, 그리고 이제는 비록 지난날 하늘과 땅을 움직였던 힘을 갖고 있지 못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우리로다. 한결같이 변함 없는 영웅적 기백(氣魄), 세월과 운명에 의해 쇠약해졌지만, 의지는 강하도다, 분투하고 추구하고 발견하고 결코 굴하지 않으리니.

나는 이 시가 주는 강렬한 주제, 그리고 박진감있는 리듬때문에 문학개론 수업에서 항상 이 시를 가르치고 시간이 날 때면 즐겨 읽으며 암송하려고 노력합니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읽을수록 용기가 솟게하고 쇠약해진 의지를 재충전시켜주는 기분을 주는 시이기 때문에 일반 독자 여러분들에게 뿐만아니라, 요즘 내가 알게된, 은퇴하시면서 생활하는 여러분들에게 특별히 이 시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영어 원문을 읽고 싶으면 로 가시면 되고 또 유튜브 사이트, 로 가시면 더 생생하게 원문의 시를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테니슨의 “율리시즈”와 더불어 시들은 삶의 의지를 다시 일으키는 것도 생동하는 봄에 우리가 할 일이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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