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 DC에서 열린 제30차 학술대회에서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주최로 27일 워싱턴D.C. 하이얏트 리젠시 레스턴호텔에서 열린 제30차 학술대회 총회에서 미시간 한국학교협의회 강용진 전 회장이 재미한국학교협의회 16대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20년간 재미한국학교협의회에 몸을 담아 왔으며 부회장도 역임한 바 있는 강용진 신임 회장은 “올해로 31년째를 맞이하는 NAKS가 그동안 양적으로 많은 성장을 해왔다”고 말하고 “이제는 체제를 정비해 NAKS의 본래 취지인 후세 교육에 매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강 회장이 말하는 본래의 취지란 ‘미국에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뿌리 교육을 통해 정체성과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이다. 전국에 있는 한국 학교 운영에 따른 후원금을 한국 정부에만 기대하다보니 교육이라는 본래 목적보다는 정치적인 활동에 치중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강 회장은 ‘앞으로는 아이들 교육에 더욱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어 놓았다. 먼저 자격증이 없어 교육에 주눅이 들어있는 교사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미 교사들이 훌륭하게 가르치고 있으니 보다 잦은 정보 교류를 통해 전문성을 길러나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미시간에서 모범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교사 연수회 및 학술대회 등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히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30여년의 역사를 가진 재미 한국학교들을 거쳐간 동문들의 소재를 파악하고 동문들이 후배들을 위해 후원금을 조성하거나 맨토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도 만들 방침이다. 페이스북을 이용한 전국적인 네트워크 형성도 구상하고 있다. 업무처리도 인터넷을 이용해 가급적 전산으로 처리하여 소통의 속도를 높힐 방침이다. ‘전 근대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시스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젊은 교사들 가운데 높아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폐쇄적이고 독단적일 수 있는 협의회 및 학교 운영을 민주적으로 바꾸고 싶다는 밝혔다. ‘어느 단체든 개인이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하면 조직력이 와해되기 싶으니 만큼 각 지역 협의회 회장님들과 충분히 토론하면서 다수가 원하는데로 따라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조만간 전국 14개 지역 협의회 장을 초청해 회의를 열고 어젠다를 설정할 계획이다. 또 지역마다 각계 각층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한국 학교를 위해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자문단을 조직하여 후원세력을 넓혀 나가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학교와 지역 사회를 소통시켜서 보다 많은 교류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포부다.
그는 또 한글과 한국 문화 교육이 미국에 사는 학생들에게 왜 중요한지 미국 당국에도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글 교육이 한국 정부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국적 언어와 문화를 습득한 미국내 한국 학생들이 국제사회에서 개인 경쟁력을 높힌다는 차원에서 미국 경쟁력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래서 그는 미국 정부에서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처음으로 강구해 볼 방침이다.
그동안 미시간 한국학교협의회를 맡아 발전시켜온 강용진 회장은 “미시간 협의회가 전국적으로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미시간 협의회는 타지역과 달리 미시간 대학 및 미시간주립대학 등과 같은 굴지의 지역 대학들과 교류하고 있다. 미시간협의회는 올해 처음으로 미시간 대학 한국학 연구소와 함께 ‘퀴즈볼’을 주최했었으며 이번주말에는 미시간 주립대와 함께 1박 2일에 걸쳐 교사연수회를 갖는다.
미시간 지역 한국학교 교사들과 학부모들도 강용진 회장의 선출을 환영하고 있다. ‘겸손하고 충직한 성격의 소유자로서 공정하게 잘 운영할 인물’로 평가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김경근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윤순구 워싱턴 총영사, 이기봉 주미대사관 교육관, 각 지역 교육원장을 비롯해 미 전국의 한국학교 교사와 관계자 등 800명가량이 참가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윤순구 총영사가 대독한 축하 메시지를 통해 “다양한 인종과 민족으로 구성된 다문화사회인 미국에서 자란 우리의 차세대들에게 우리의 언어와 문화를 교육하고 정체성을 계승시키는 일은 어렵지만 중요한 소명”이라며 “정부는 재외동포사회는 물론, 세계를 향해 한글을 알리고 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교사연수와 교재 개발 등 필요한 지원을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기조강연 강사로 참여한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지금 시대에는 영어는 물론 한국어도 잘 해야 경쟁력이 생긴다”며 “앞으로 한국 학교는 단순히 말과 글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한국문화도 함께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시간협의회(회장 김선미)에서는 8개교 15명의 교사가 참여하여 21개 주제 강의 및 세미나 학술대회 프로그램을 소화해 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 미시간 협의회는 세종학교가 개교 40주년을 치하하는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하여 한국 언어 문화 학교의 임정복 교장이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문화학교의 한숙영교장이 20년 근속상, 세종학교의 김선미 교장이 15년 근속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미시간을 대표해서 ‘제 8회 나의 꿈 말하기 대회’ 결승전에 참가한 세종학교의 이상일 군은 본상을 수상하였으며 한국문화학교의 황병건 백범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가졌다.
이어‘제2회 역사문화 교사 퀴즈대회’와 지역협의회 장기자랑을 마지막으로 제 30회 재미한국하교 협의회 학술대회는 폐막했다.
김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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