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관계입니다. 한자로 사람을 나타내는 “人”자는 두 사람이 기대고 있는 형상입니다. 두 사람이 기대어야 사람이 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인간(人間)입니다. 이렇게 관계는 모든 인생의 기초입니다. 인간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들은 자신의 기초를 기댐으로써 살아가고 있습니다. 나무들은 땅밑에 있는 뿌리에 기댑니다. 거친 비바람에도 나무들이 견고하게 서 있을 수 있는 까닭은 나무줄기가 맺는 뿌리와의 연결 고리 때문입니다.
성경은 반석 위에 세운 집과 모래 위에 세운 집을 비교합니다. 반석 위에 세운 집은 그 기초가 든든하기 때문에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모래 위에 세운 집은 그 기초가 부실하기 때문에 쉽게 무너집니다. 우리가 무엇엔가 기대야 하는 의존적인 존재라면 우리가 ‘무엇에 기대야 하는가?’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 됩니다.
우리가 기대고 있는 것이 든든한 것이라면 우리의 인생이 평안해 질 것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 반석에 기대고 삽니다. 저는 굳이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착각하고 기대고 있는 허무한 것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에 의지해야 하는가'(여러분은 이미 이러한 것에 대해서 지적인 동의를 하고 계실 것입니다.)의 문제가 아닌 ‘어떻게 해야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정말로 그 분을 의지하며 살 수 있는가’의 문제를 권면합니다. 영원히 변치 않는 하나님의 진리인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의가 나타나서 믿음으로 믿음에 이르게 하나니 기록된 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함과 같으니라” (롬 1:18)
하나님과의 관계는 믿음으로 회복됩니다. 그러면 믿음이 무엇인가? 한자로 믿음은 믿을 신(信) 자를 사용합니다. 信은 사람 人과 말씀 言이 합해져 만들어진 글자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을 믿으면 죄인이 의인이 됩니다(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하나님과의 평화는 믿음을 통해서 이루어 집니다.
우리의 인생이 쉽게 요동하고, 쉽게 상처를 받는 이유는 인생이 기대고 있는 기초가 부실하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에서 믿음이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영원한 예수 그리스도의 반석 위에 우리의 인생을 세우는 것입니다. 믿음의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지 않습니다. 모래는 해변에서 갖고 놀기에는 좋은 것들일지 모르지만, 인생의 기초로 삼기에는 부적절한 것들입니다. 성경은 우리의 욕심으로 추구하는 것들을 모래라고 말씀합니다.
히브리서에서는 “믿음을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고 말씀합니다. 믿음은 우리를 안전하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 비결은 공급에 있습니다. 믿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뿌리에서 공급되는 풍성한 영양분을 가지로 공급하는 원천입니다. 가을 나무에는 풍성한 열매가 맺힙니다. 열매는 가지의 끝에 맺힙니다. 그러나 열매의 능력은 나무의 뿌리와 줄기로부터 옵니다. 이렇게 나무가 뿌리에 의존함으로 열매를 맺는 것처럼 우리 자신의 인생은 한 뼘도 안 되는 가지에 불과하지만 주님을 의지할 때, 나의 작은 자리에 열매가 맺힙니다. 성경은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있으면 과실을 많이 맺나니.”(요 15:5)라고 말씀하십니다.
신앙생활은 믿음으로 시작해서 믿음으로 끝나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예수님을 의지하는 것입니다. 믿음은 상대방에게 기댐으로써, 상대방의 힘을 빌게 되는 연결 고리의 역할을 합니다. 자신의 힘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서 믿음은 그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것입니다. 물질이나 명예는 우리의 주인이 아니라 하인입니다. 우리는 우리보다 더 큰 것을 믿어야 합니다. 온 우주 안에 인간보다 크신 분은 하나님 밖에 없습니다. 나를 지으신 하나님, 나를 구속하신 하나님을 믿으면 우리는 견고해 집니다.
목양실에서 손경구 목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