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대서양 연안과 멕시코 걸프만, 앨라스카 북극해를 포함한 8개 지역에 석유시추를 허용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 인근 앤드루 공군기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에너지 수급정책과 일자리 창출, 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단안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외국에 의존해왔던 에너지를 국내 생산으로 돌려 자립하겠다는 것이어서 앞으로 미국에 석유개발붐이 일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시추지역은 미 동부의 버지니아주와 플로리다주의 연안, 텍사스주의 걸프만 일대다. 이와 함께 앨라스카의 신규 석유개발은 금지하되 북극해 쪽의 연안 시추는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지역은 지난 20년 동안 법으로 유전개발이 금지된 곳이다. 그러나 올해로 시추금지기간이 끝나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적 차원에서 금지를 해제한 것이다.
이번 석유시추가 허용된 곳은 석유회사들에게 ’21세기의 프런티어’로 알려져 있는 지역이다. 연방광물관리청(MMS) 보고서에 따르면 이 일대엔 미국이 외부 수입없이도 23년 동안이나 쓸 수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다.
미국의 한해 석유소비량이 전세계의 3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양의 오일이 이 지역에 묻혀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걸프만엔 약 400억 배럴 상당의 석유가 매장돼 있고 천연가스는 무려 2,000조 큐빅 피트나 돼 중동 산유국 못지 않은 유전이다.
대서양과 북극해 연안의 유전엔 630억 배럴이 묻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석유매장량은 20년 전에 보고된 것이어서 전문가들은 지금 다시 첨단 공법을 사용해 지질탐사를 한다면 당초 추정 매장량의 두배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미국의 석유시추 허용은 중동의 석유생산이 이제 거의 정점을 찍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환경보호단체들이 오바마 대통령의 시추 허용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쉽게 추진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박현일 기자, ukopi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