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성애 지지 성공회 목사가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축도

루이스 레온 목사(오른쪽)가 에배 후 오바마 대통령을 환송하고 있다

동성애를 지지하는 성공회 목사가 오는 21일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도를 하게 되었다.
워싱턴 DC에 소재한 성공회 소속, ‘성 요한’ 교회 루이스 레온 목사가 그 주인공.

당초 이번 대통령 취임식 축도는 조지아 애틀란타에 소재한 ‘패션시티’(Passion City) 교회 루이 기글리오 목사가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동성애를 반대한 그의 설교가 알려지면서 문제가 되자 기글리오 목사는 취임식 축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후 대통령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모든 미국인을 포용하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비전을 제대로 반영하는 사람을 찾겠다고 밝혔고 레온 목사를 선택한 것이다.

레온 목사가 속한 성공회는 동성애를 지지하는 대표적인 미국의 개신교 교단이다. 미국 성공회는 동성애자를 환영할 뿐 아니라 동성애자를 주교로 임명하고 동성 결혼자들을 축복하고 있다. 오는 22일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기도회가 열리는 미국 성공회 소속의 워싱턴대성당은 지난 주 동성결혼식을 성당에서 거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런 이유로 성공회 소속 일부 교회들은 미국 성공회를 탈퇴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성공회 버지니아주 교구 양대교회로 꼽히는 투르르 교회와 폴스처치 교회의 탈퇴다.

이 교회들은 2006년 12월 미국 성공회가 동성애자를 주교로 임명한데 이어 미 성공회 첫 여성 대주교인 캐서린 제퍼츠 쇼리가 이 동성애자 주교를 지지하고 동성결혼자들을 축복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탈퇴했다. 성경에서 금지하고 있는 동성애를 인정하고 동성애자를 주교로 임명하는 것은 반(反) 성경적이라고 이들은 비판했다.

성공회는 영국에서 시작, 전세계 160여 개국에 7,700만 명의 신자가 있다. 영국에 가장 많은 2,600만 명이 있고 그 다음으로 나이지리아 1,750만 명이며 미국에는 240만 명이 있다. 미 성공회는 사회적 약자 돌보기를 주 목적으로 삼고 동성애자도 약자 중 하나로 인정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캐서린 제퍼츠 쇼리 미 성공회 대주교는 “이번에 탈퇴한 교회는 전체 성공회 교회 중 아주 일부”라며 “우리는 본래 목적대로 소수이고 가진 것 없으며 소외된 자들을 계속 돌볼 것”이라고 밝혔다.

탈퇴한 교회들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성공회 피터 아키놀라 대주교가 이끄는 보수 성향 교파에 가입했고 미국 성공회가 성경의 기초로 돌아가라는 내용을 주창하며 활동하고 있다.

기글리오 목사 대신 레온 목사가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축도를 하게 된 이번 에피소드는 미국사회가 불과 4년 전인 2009년때보다 동성애자 권리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쪽으로 더 많이 나간 것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풀이되고 있다.

샤우언 케이시 웨슬리신학대 교수는 “2009년 취임식 때도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릭 워렌 목사가 대통령 취임식 축도자로 발표되자 동성애 옹호자들의 반발이 컸다. 그럼에도 워렌 목사는 축도를 했다. 하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에서 밝혔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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