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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그라운드 뒤에는 미시간이 있다

MSU 잔디 과학, 2026 FIFA 월드컵 책임진다
MSU 트레이 로저스 교수팀, 북미 16개 월드컵 경기장에 천연잔디 공급…1994년 폰티액 실버돔 경험이 2026년으로 이어져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2026 FIFA 월드컵을 앞두고 미시간 주립대학, MSU의 잔디 과학 기술이 다시 세계 축구 무대의 중심에 MSU의 트레이 로저스 교수는 1994년 미국 월드컵 당시 디트로이트 인근 폰티액 실버돔에 천연잔디 경기장을 만드는 데 참여했던 인물이다. 당시 실내 돔구장에 천연잔디를 설치하는 것은 전례가 거의 없는 도전이었다.

34년이 지난 지금, FIFA는 로저스 교수와 그의 연구팀을 다시 불렀다. 이번에는 MSU와 테네시대학이 함께 미국, 캐나다, 멕시코 16개 개최 도시의 경기장에 사용할 천연잔디를 공급하고 있다. 2026 월드컵은 6월 11일부터 시작되며, 총 104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월드컵 경기장은 지역과 기후가 모두 다르다. 미국 남부의 더운 경기장, 북부의 서늘한 경기장, 돔구장과 야외구장이 모두 포함된다. 하지만 선수들은 어느 경기장에서 뛰든 공의 움직임과 발의 접지감이 일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로저스 교수팀은 블루그래스와 라이그래스를 섞은 특수 잔디 조합을 만들었다. 이 잔디는 북미 8곳의 잔디 농장 으로 보내져 재배되고, 이후 각 경기장으로 운송된다. 경기장마다 잔디 종류와 배합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최종 목표는 하나 다. 공이 튀는 높이, 잔디의 마찰력, 선수의 발이 지면을 잡는 느낌을 최대한 일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플라스틱 위 잔디’ 기술로 빠른 설치 가능

이번 월드컵 잔디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sod on plastic, 즉 플라스틱 위에서 잔디를 키우는 방식이다. 흙이나 모래를 플라스틱 위에 케이크 아이싱처럼 얇게 깔고, 그 위에 씨앗을 뿌려 잔디를 재배한다. 뿌리가 자라 플라스틱 면에 닿으면 잔디판 전체가 단단해져 통째로 들어 올려 운반할 수 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잔디 뿌리가 살아 있는 상태로 운송된다는 점이다. 로저스 교수는 뿌리가 온전한 잔디는 다시 회복하는 데 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경기장에 깔자마자 바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부 잔디는 콜로라도에서 재배된 뒤 애틀랜타, 휴스턴, 댈러스 같은 경기장으로 옮겨진다. 장거리 운송 중에도 잔디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지상보다 더 중요한 ‘지하 구조’

월드컵 경기장의 잔디는 겉으로는 푸른 그라운드처럼 보이지만, 실제 기술은 땅속에 숨어 있다. Bridge Michigan 기사에 따르면 각 경기장에는 배수를 위한 자갈층, 뿌리를 위한 약 12인치 모래층, 잔디를 강화하는 플라스틱 섬유 카펫, 환기와 진공 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이런 구조는 비가 와도 물이 고이지 않게 하고, 잔디 뿌리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게 하며, 선수들이 급격히 방향을 바꿔도 표면이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돕는다. 축구 경기에서 잔디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선수 부상, 경기 속도, 패스 정확도에 직접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다.

1994년 폰티액 실버돔에서 시작된 인연

미시간 입장에서 이번 이야기가 특별한 이유는 1994년 월드컵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당시 디트로이트 인근 폰티액 실버돔은 월드컵 경기를 치르기 위해 실내에 천연잔디를 설치해야 했다. 로저스 교수와 MSU 팀은 이동 가능한 천연잔디 시스템을 개발해 이를 가능하게 했다.

당시 프로젝트에 학부생 노동자로 참여했던 존 소로찬은 이후 로저스 교수 밑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고, 현재는 테네시대학의 잔디 과학 교수로 성장했다. 2026년 월드컵 프로젝트에서 두 사람은 다시 함께 일하고 있다. 말 그대로 미시간에서 시작된 잔디 과학의 계보가 30여 년 만에 월드컵 무대로 돌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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