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하락·물가 상승·장수 위험 속에서 ‘평생 소득’을 준비하는 방법

과거의 은퇴생활은 회사가 제공하는 연금과 사회보장연금이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구조였다. 개인이 모아 둔 자산은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하는 역할에 가까웠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기업연금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은퇴자가 401(k), IRA, 투자계좌 등에서 직접 모은 자산에 더 많이 의존해야 한다.
첨부 자료의 3페이지 그림도 이러한 변화를 보여준다. 과거에는 기업연금이 은퇴소득의 넓은 기반을 형성했지만, 오늘날에는 개인의 은퇴자산, 즉 ‘Nest Egg’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역삼각형 구조로 바뀌었다. 은퇴자가 자산의 투자와 인출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처럼 개인의 책임이 커진 상황에서 Annuity, 즉 연금보험은 단순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투자상품이라기보다 은퇴 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을 관리하고 일정한 소득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검토할 수 있다.
은퇴 전후의 ‘Retirement Red Zone’
자료에서는 은퇴 직전과 은퇴 초기의 중요한 기간을 Retirement Red Zone이라고 설명한다. 이 시기에는 오랫동안 모아 온 자산을 보호하는 동시에, 저축을 생활비 소득으로 전환할 전략이 필요하다.
은퇴가 아직 20년 이상 남아 있다면 시장이 하락해도 기다릴 시간이 있다. 하지만 은퇴를 1~2년 앞두고 큰 폭의 시장 하락이 발생하면 회복을 기다리기 어렵다. 생활비 인출까지 시작해야 하므로 은퇴 연기, 생활수준 축소, 추가 근무와 같은 선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자료가 제시하는 은퇴의 핵심 위험은 다음 세 가지다.
- 불확실한 금융시장
- 물가와 의료비 상승
- 기대수명 증가와 자산 고갈 가능성
Annuity의 필요성은 바로 이 세 가지 위험과 연결해 이해할 수 있다.
1. 은퇴 초기에 발생하는 시장 하락을 대비해야 한다
주식시장은 장기적으로 회복해 왔지만, 은퇴자에게는 시장의 평균수익률만큼이나 수익이 발생하는 순서가 중요하다. 이를 ‘수익률 순서 위험’, 즉 Sequence of Returns Risk라고 한다.
예를 들어 투자자 두 명이 모두 10년 동안 같은 수익률을 경험하더라도, 한 사람은 은퇴 초기에 손실을 보고 다른 사람은 후반에 손실을 본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자료의 예에서는 두 투자자가 각각 10만 달러를 투자하고 매년 5,000달러를 인출한다. 전체 기간의 평균수익률은 동일하지만, 초기에 마이너스 수익을 경험한 투자자의 10년 후 잔액은 약 6만3,018달러인 반면, 후반에 하락장을 경험한 투자자의 잔액은 약 10만7,445달러로 나타난다.
손실의 회복에도 생각보다 높은 수익률이 필요하다. 자료에 따르면:
- 10% 손실을 회복하려면 약 11.11% 상승해야 하고
- 20% 손실에는 25% 상승이 필요하며
- 30% 손실에는 약 42.86% 상승이 필요하다.
- 50% 손실을 회복하려면 100%의 수익을 올려야 한다.
은퇴자는 시장이 회복할 때까지 인출을 중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 일부 자산에서 계약상 정해진 소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Annuity를 활용하면, 하락장에서 주식이나 펀드를 헐값에 매도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Annuity가 투자원금을 동일하게 보호하거나 같은 수준의 소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보장 내용은 상품 종류, 선택한 특약, 인출 조건과 보험회사의 지급능력에 따라 달라진다.
2. 오래 살수록 커지는 ‘장수 위험’
은퇴자에게 오래 사는 것은 축복이지만, 재정적으로는 준비해야 할 위험이기도 하다. 이를 Longevity Risk, 즉 장수 위험이라고 한다.
은퇴 시점에 “몇 년 동안 생활비가 필요할 것인가”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 65세에 은퇴해 90세까지 산다면 25년, 95세까지 산다면 30년 동안 소득이 필요하다. 부부의 경우 한 사람이 먼저 사망하더라도 생존 배우자의 생활비는 계속 필요하다.
자료는 65세 부부 가운데 한 배우자가 다른 배우자보다 10년 이상 더 오래 살 가능성을 49%로 제시한다. 또한 개인보다 부부가 함께 계획할 때 생존 배우자의 수명이 더 길어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일반 투자계좌는 잔액이 모두 소진되면 인출도 끝난다. 반면 일정한 조건의 Annuity는 종신소득 옵션을 선택함으로써 계약자가 오래 살아도 소득이 계속되도록 설계할 수 있다. 따라서 Annuity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단순한 자산 증식이 아니라 저축한 돈을 평생 받을 수 있는 소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특히 부부 공동 종신소득 옵션을 이용하면 한 배우자가 사망한 후에도 생존 배우자에게 일정 소득이 계속 지급되도록 설계할 수 있다. 다만 공동 지급을 선택하면 한 사람만을 기준으로 한 지급 방식보다 초기 소득액이 낮아질 수 있다.
3. 적정 인출률을 결정하기 어렵다
은퇴자산을 운용할 때 가장 어려운 질문 가운데 하나는 “매년 얼마를 인출해야 안전한가”이다.
너무 많이 인출하면 자산이 조기에 고갈될 수 있고, 너무 적게 인출하면 평생 모은 돈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한 채 지나치게 검소한 생활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자료는 여러 연구에서 제시한 지속 가능한 초기 인출률이 서로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1994년 연구에서는 4%가 제시됐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3%, 최근 보수적 분석에서는 2.7%까지 낮아진다. 즉, 누구에게나 항상 적용되는 하나의 ‘안전한 인출률’은 없다는 의미다.
Annuity를 통해 기본 생활비의 일부를 정기소득으로 확보하면, 투자계좌에서 매년 얼마를 꺼내야 할지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사회보장연금과 Annuity 소득으로 주거비, 식비, 공과금과 같은 필수지출을 충당하고, 나머지 투자자산은 여행·선물·예비비와 장기 성장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4. 물가는 은퇴자의 구매력을 지속적으로 감소시킨다
은퇴 후 소득이 일정하더라도 물가는 계속 상승할 수 있다. 자료는 1982년 이후 연평균 상승률을 일반 소비자물가 약 2.93%, 고령자 관련 물가 약 3.00%, 의료비 약 4.22%로 제시한다. 연 3%의 물가상승이 계속된다고 가정하면 현재 10만 달러의 구매력은 10년 후 약 7만3,742달러, 20년 후 약 5만4,379달러, 30년 후에는 약 4만101달러 수준으로 감소한다. 이는 은퇴 첫해에 월 4,000달러로 가능했던 생활을 20년 후에도 유지하려면 훨씬 더 많은 소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Annuity가 일정한 소득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고정된 지급액만으로는 물가상승을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려면 다음과 같이 역할을 나누는 접근이 필요하다.
- Annuity와 사회보장연금으로 기본소득 마련
- 주식·ETF 등 성장자산으로 장기 구매력 보완
- 현금과 단기채권으로 가까운 시기의 지출 준비
일부 Annuity에는 소득 증가 기능이나 시장 성과와 연계된 소득 옵션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혜택에는 비용, 제한조건 또는 낮은 초기 지급액이 따를 수 있으므로 계약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5. 의료비는 일반 물가보다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
은퇴생활에서 의료비는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지출 중 하나다. 자료는 건강한 65세 부부가 남은 생애 동안 의료비로 평균 약 33만 달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제시하며, 이 금액에는 장기요양 비용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의료비가 갑자기 증가하면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하락한 투자자산을 매도하거나 인출률을 높여야 할 수 있다. 정기적인 Annuity 소득은 의료보험료, 처방약, 본인부담금 등 반복되는 비용을 충당하는 현금흐름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Annuity 자체가 Medicare, 장기요양보험 또는 건강보험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의료비와 장기요양 위험은 별도의 보험과 충분한 유동자금까지 함께 검토해야 한다.
6. 감정적인 투자 결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시장 하락은 투자자의 행동에도 영향을 준다. 은퇴를 앞두고 큰 손실을 경험하면 공포 때문에 자산을 매도하고 현금으로 이동하기 쉽다. 이후 시장이 회복하더라도 다시 투자하지 못하면 장기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자료의 2004~2023년 비교에서는 미국 주식의 연평균 수익률이 9.7%였던 반면, 평균 투자자의 수익률은 3.4%로 나타났다. 이는 투자상품 자체의 성과와 실제 투자자가 얻는 결과 사이에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Annuity에서 일정한 소득을 확보하면 모든 생활비를 시장수익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므로, 하락장에서 성급하게 투자자산을 처분하려는 심리적 압박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Annuity는 모든 자산을 맡기는 상품이 아니다
Annuity의 필요성이 있다고 해서 은퇴자산 전부를 Annuity에 넣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Annuity는 유동성이 제한될 수 있으며, 중도해지 시 해약공제나 세금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상품은 구조가 복잡하고 추가 보장에 별도 비용이 부과될 수도 있다.
따라서 Annuity는 전체 은퇴계획에서 다음과 같은 역할을 맡는 것이 일반적이다.
사회보장연금 + 기업연금 + Annuity 소득으로 필수생활비를 준비하고, 나머지 자산은 성장·유동성·상속 목적을 위해 투자계좌에 유지하는 방식이다.
검토 전에는 최소한 다음 사항을 확인해야 한다.
- 언제부터 소득을 받아야 하는가
- 개인 종신인지 부부 공동 종신인지
- 중도에 사용할 비상자금이 충분한가
- 지급액이 고정인지 증가 가능성이 있는지
- 수수료와 해약공제 기간은 얼마인지
- 사망 후 수익자에게 남길 혜택이 있는지
- 보장을 제공하는 보험회사의 재무건전성은 어떠한지
결론: Annuity의 핵심은 수익률보다 ‘소득의 확실성’
은퇴 준비는 단순히 자산을 많이 모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모은 자산을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필요한 생활비로 전환하고, 예상보다 오래 살아도 소득이 끊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첨부 자료는 특정 Annuity 상품의 장점이나 계약조건을 직접 설명하기보다는 시장 변동성, 수익률 순서 위험, 인플레이션, 의료비 상승, 장수 위험과 인출률 문제를 중심으로 은퇴자가 직면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 위험들을 종합하면, Annuity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상품이라기보다 평생소득의 기반을 마련하고 투자자산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는 도구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좋은 은퇴계획의 목표는 가장 높은 수익률을 얻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필요한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평생 자산이 유지될 가능성을 높이는 데 있다. Annuity의 필요성도 바로 그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