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은 줄고 목회자는 늘었다…숫자보다 더 심각한 ‘신뢰와 다음 세대의 위기’

한국교회가 심각한 전환점에 서 있다. 지난 10년간 약 60만 명의 교인이 교회를 떠났는데 목회자는 오히려 늘었다. 다만 이 숫자는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60만 명 감소’는 한국 개신교 전체의 통계가 아니라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즉 예장통합 교단의 변화를 가리킨다.
예장통합 총회 공식 통계를 보면 2015년 전체 교인은 278만9,102명이었다.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가 이어졌다. 2024년 말 기준 통계에서도 감소세는 계속됐으며, 관련 집계는 전국 교회와 노회가 보고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
반면 목회자 숫자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 2024년 예장통합의 목사 수는 2만3,020명으로 전년보다 51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교회 수는 9,446곳으로 전년보다 27곳 감소했다.
여기서 한국교회가 직면한 중요한 질문이 나온다.
교인은 줄어드는데 왜 목회자는 늘어나는가. 그리고 사람들은 왜 교회를 떠나는가.
1.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작아지는 교회’
전체 숫자보다 더 눈여겨봐야 할 것은 교회의 규모다. 2024년 기준 예장통합 소속 교회 가운데 100명 이하 교회가 6,845곳으로 전체의 72.4%에 달한다. 특히 30명 이하 교회가 3,874곳, 전체의 41%나 된다. 다시 말하면 교회 10곳 가운데 7곳 이상이 교인 100명 이하이고, 10곳 중 약 4곳은 30명 이하의 소규모 교회라는 뜻이다.
반면 1만 명 이상 초대형 교회도 17곳 존재한다. 이것은 단순한 교인 감소라기보다 교회 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인이 감소하면 작은 교회는 재정적인 압박을 먼저 받는다. 교회 건물 유지비, 목회자 사례비, 교육부 운영비, 선교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결국 목회자 한 사람과 소수의 고령 교인들만 남는 교회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2.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는 단순히 ‘믿음이 약해서’가 아니다
교회를 떠난 사람을 쉽게 “신앙이 약해졌다”고 설명해서는 문제를 제대로 볼 수 없다. 과거 ‘가나안 성도’, 즉 신앙은 유지하지만 제도권 교회에는 출석하지 않는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교회를 떠난 이유로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원해서 30.3%, 목회자에 대한 불만 24.3%, 교인에 대한 불만 19.1%, 신앙에 대한 회의 13.7% 등이 제시됐다.
특히 주목할 점이 있다. 교회를 떠난 사람들이 다시 나가고 싶은 교회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올바른 목회자가 있는 교회’와 ‘공동체성이 강조되는 교회’였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사람들이 반드시 하나님을 떠난 것이 아니라 교회라는 조직과 그 안에서 경험한 인간관계에 실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3. 다음 세대가 사라지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한국교회에서 장기적으로 가장 위험한 현상은 현재 성인이 교회를 떠나는 것만이 아니다. 그들의 자녀가 교회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한 세대 전에는 부모가 교회에 다니면 자녀도 자연스럽게 주일학교에 참석했다. 교회는 예배 공간인 동시에 친구를 만나고 교육받고 공동체 생활을 경험하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교회는 여러 선택지 가운데 하나가 됐다. 청년층의 교회 이탈 가능성을 경고해온 조사들도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과거 조사에서는 교회에 출석하는 청년 가운데 상당수가 앞으로도 계속 교회에 남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까지 겹치면서 문제는 더욱 커진다. 아이 자체가 줄어드는데 교회에 오는 아이의 비율마저 감소하면 주일학교는 훨씬 빠른 속도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4. ‘목회자 증가’가 반드시 좋은 뉴스는 아니다
교인은 감소하지만 목회자가 늘어나는 현상은 상당히 역설적이다. 2015년 예장통합의 목사 수는 1만8,699명이었다. 2024년에는 2만3,020명으로 늘었다. 약 10년 사이 교인은 크게 감소했는데 목회자는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이런 구조가 장기간 유지되기는 어렵다. 예장통합 내부에서도 교인은 감소하고 목회자는 증가하며 상당수 교회가 소규모화되는 ‘구조적 불균형’과 향후 목회자 수급 문제를 공식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앞으로는 모든 신학생이 교회를 개척하거나 담임목사가 되는 전통적인 모델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5. 교회가 다시 사람을 불러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교회 성장의 해법을 단순히 새로운 프로그램, 더 좋은 시설, 더 화려한 예배에서 찾는 것은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를 듣는 것이다.
“왜 안 나오십니까?”라고 묻기 전에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 라고 묻는 자세가 필요하다.
목회자의 도덕성과 투명성, 교회 재정의 신뢰성, 권위주의적 문화, 교인들 사이의 갈등, 정치적 양극화, 청년들과의 소통 단절 같은 문제를 외면한 채 전도만 강조해서는 떠난 사람을 다시 데려오기 어렵다.
6. 미주 한인교회에는 더 큰 경고일 수 있다
이 문제는 한국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주 한인교회에는 더 절박한 문제일 수 있다. 이민 1세대에게 한인교회는 단순한 종교기관이 아니었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았던 이민자들이 정보를 나누고, 직장을 찾고, 친구를 만나고,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사실상의 한인 커뮤니티센터였다.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2세와 3세에게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그들에게 한국어 중심 예배와 한국식 교회문화가 반드시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다. 부모 세대의 신앙을 자녀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상당한 착각이 될 수 있다.
그래서 미주 한인교회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서 있다. ‘한국 사람을 위한 교회’에서 ‘다음 세대도 자신의 교회라고 느낄 수 있는 공동체’로 변화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다. 영어예배 하나를 추가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다. 젊은 세대가 교회의 의사결정과 봉사, 재정, 리더십에 실제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7. 교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숫자는 ‘몇 명이 왔는가’가 아니다
한국교회가 성장하던 시절에는 교회 성장의 가장 중요한 지표가 출석 교인 수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다른 질문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교회에 처음 온 사람이 5년 후에도 남아 있는가. 교회에서 자란 아이가 30세가 되어서도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가. 교회에서 상처받은 사람이 자신의 문제를 안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그리고 지역사회 사람들이 그 교회를 보며 “저 교회가 있어서 우리 동네가 더 좋아졌다”고 말하는가. 이런 질문들이 교회의 건강성을 판단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어야 한다. 교회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낡은 교회 모델’이 사라지는 것일 수도 있다
교인 감소라는 숫자만 보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암울하게 보인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게만 볼 필요는 없다. 사람들이 교회에 요구하는 것이 바뀌고 있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권위보다는 진정성, 규모보다는 공동체, 직분보다는 섬김, 말보다는 삶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교회가 변화한다면 오히려 이번 위기는 교회를 다시 본질로 돌아가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수십만 명이 교회를 떠났다는 통계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것일 것이다.
“왜 사람들이 교회를 떠났는가?”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그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고 싶은 교회를 우리는 만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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