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행정부, 영주권 신청 ‘미국 밖에서 하라’

미국 내 신분조정 대폭 제한…유학생·취업비자·가족초청 신청자 혼란 커져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내 영주권 신청 절차에 중대한 변화를 발표하면서 이민사회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미 이민국 USCIS는 2026년 5월 22일, 앞으로 미국 안에서 영주권을 신청하는 신분조정, 즉 Adjustment of Status를 “예외적이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하겠다는 새 정책 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에 합법적으로 입국해 학생비자, 방문비자, 임시 취업비자 등으로 체류하다가 미국 내에서 영주권을 신청하던 기존 관행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로이터는 USCIS가 미국 내 체류 외국인들 에게 영주권을 원할 경우 본국 또는 해외 미국영사관 을 통해 이민비자를 신청하라고 통보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동안 많은 이민자들은 미국 안에서 체류 신분을 유지하면서 I-485 신분조정 신청을 통해 영주권을 진행해 왔다. 가족초청, 취업이민, 일부 특별 이민 케이스에서 널리 사용돼 온 방식이다. 그러나 새 지침은 신분조정을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정부가 재량으로 허용하는 ‘특별한 구제’로 다시 규정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는 신청자가 미국 안에서 영주권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를 더 강하게 입증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조치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대부분의 영주권 신청자에게 미국 밖에서 신청하도록 요구하는 장기 관행의 변화라고 보도했다. 이 변화는 매년 미국 내에서 임시비자로 체류하면서 영주권 신청을 하던 수십만 명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의 논리는 명확하다. USCIS는 미국 내 신분조정이 해외 영사 절차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사용돼서는 안 되며, 원칙적 절차는 국무부가 담당하는 해외 이민비자 절차라고 강조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에 임시비자로 들어온 뒤 미국 안에서 영주권을 신청하는 방식을 제한하고, 본국 또는 제3국의 미국영사관에서 이민비자를 받아 입국하는 절차를 기본 경로로 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민 변호사들과 인권단체들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 일하고 있거나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신청자들이 해외로 나가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할 경우, 장기간 가족과 떨어지거나 직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신매매 피해자, 학대 피해 아동, 가정폭력 피해자 등 취약 계층 에게는 본국 귀국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정책이 모든 신청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지는 아직 세부 해석이 더 필요하다. 이민법 분석가들은 USCIS가 여전히 “사안별 심사”를 하겠다고 밝힌 만큼, 일부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H-1B나 L-1처럼 이민 의도를 일정 부분 인정받는 이른바 dual intent 비자 소지자, 이미 접수된 케이스, 시민권자 직계가족, 난민·망명·VAWA 등 특별 보호 성격의 케이스는 구체적 적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한인사회에도 파장이 작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대학 졸업 후 취업비자로 일하다 영주권 을 진행하는 유학생 출신 근로자, 가족초청으로 미국 내 신분조정을 준비하던 사람, 취업이민 문호가 열리기를 기다리던 대기자들은 새 지침의 영향을 직접 받을 수 있다. 특히 무리하게 출국했 다가 3년 또는 10년 입국금지 사유 가 발생 하거나, 재입국 과정에서 문제가 생 길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출국 전 상담 을 강조한다. 미국 내에서 불법 체류 기간이 있었거나, 신분 공백이 있었거나, 과거 체포·기소 기록이 있는 경우에는 영사 절차로 전환 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이미 접수한 I-485가 계류 중인 사람도 자신의 케이스가 새 지침의 영향을 받는지 확인해야 한다.

결국 이번 조치는 미국 영주권 절차의 무게중심을 미국 내 신분조정에서 해외 영사 절차로 옮기려는 정책 변화로 볼 수 있다. 다만 “모든 영주권 신청이 무조건 본국에서만 가능하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신분조정이 더 까다로워지고 예외적 절차로 축소됐다고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신청자들은 본인의 비자 종류, 체류 기록, 가족관계, 이민 카테고리에 따라 대응 전략을 새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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