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머리가 좋아지는 팁(11)

– 부제: 수학을 어렵다거나 귀찮다고 여기지 말자

요즘은 남녀 모두 결혼 연령이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결혼하기에 가장 적합한 나이를 예전에는 28세라고 믿었던 적이 있었다. 이는 28이 ‘완전수(perfect number)’라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28의 약수(約數, divisor)는 1, 2, 4, 7, 14, 그리고 28인데, 이 중 자신 28을 제외한 약수들을 모두 더하면 28 자신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자기 자신을 제외한 약수를 모두 더한 값이 그 수와 같아지는 ‘완전수’중 가장 작은 수는 6(6의 약수는 1, 2, 3, 6)이다. 수(number)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던 피타고라스 학파는 6이 완전수라는 사실과 하나님이 6일 동안 우주 만물을 창조했다는 사실을 연결 지었다.

반대로 8의 경우는 자기 자신을 제외한 약수(1, 2, 4)를 모두 더한 것이 7이다. 이러한 수를 ‘부족수(deficient number)라고 한다. 성경에 노아의 방주에는 8명의 사람이 탔고, 8은 부족수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두 번째 창조는 불완전하다는 해석을 한다.

또한 피타고라스 학파는 자기 자신을 제외한 약수를 모두 더한 값이 서로 같은 수를 ‘친화수(amicable number)’라고 했는데, 220과 284가 친화수이다. 284의 약수는 1, 2, 4, 71, 142, 284, 그리고 220의 약수는 1, 2, 4, 5, 10, 11, 20, 22, 44, 55, 110, 220이다. 여기에서 284와 220을 각각 제외하고 모두 더하면 220과 284가 됨을 알 수 있다. 친화수인 두 수는 친구와의 우정이 변치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서로 친화수를 하나씩 적어 나눠 갖는 풍습이 유행하기도 했다.

이러하듯 수학은 알면 알수록 재미가 있는데, 학교의 수학 교육에서 학생들의 사고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선생님은 어디에 계신 것 일까? 그런데 ‘수학은 이렇게 재미있는 거야’, ‘수학은 이렇게 쉬운 거야’, ‘넌 수학이 잘 이해가 되지 않니?’라며 학생들을 격려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잘 설명해주는 선생님을 만날 수 있는 경우는 유감스럽게도 매우 적다.

대부분의 선생님은’교과서 몇 쪽(page)을 읽으라고 한 후, 설명을 하고’교과서의 몇 쪽(page) 연습문제를 푸세요’라고 가르치거나, 혹 출제 가능한 예상 시험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푸는가? 하는 방법과 기술을 알려줄 뿐 수학의 즐거움, 재미, 그리고 우리에게 얼마나 수학이 가까이 있는가? 등을 학생들에게 전하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나쁜 선생님은 학생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자기의 교수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무조건 모든 문제를 학생들에게 돌리는 사람이다. 이런 선생님들에게 초.중.고 12년 동안을 배워왔다면 여러분의 잠재적 천재력 뿐만 아니라 그 외의 능력까지도 없어졌을지도 모른다.

필자가 다소 선생님에 대해 지나친 말을 했는지는 모른다. 물론 앞에서 말했던 선생님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알고 있는 선생님들은 이런 선생님과 하늘과 땅 차이, 즉 천양지차(天壤之差)이다. 자신이 직접 만든 교구(teaching tools)를 교실에 가지고 와서 학생들이 교구를 가지고 놀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기구의 원리를 습득하게 하신 기술 선생님, 본인이 직접 물구나무서기를 보임으로써 우리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신 담임 선생님, 그리고 어려운 화학을 매우 재미있고 쉽게 가르쳐 주신 화학선생님(이런 연유로 필자가 화학을 전공함)도 계신다.

나는 머리가 좋아지는 팁(8)에서 [훌륭한 선생님과 좋은 책 그리고 ‘나의 눈 높이’에 맞는 맞춤 교육을 받으면 ‘나도 수학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며 아울러 본인의 자긍심(pride)도 커지게 되고 능동적 사고력도 배양된다]라고 적었다. 그렇다. 모든 것의 원인과 결과는 본인의 자질과 행동에서 나오며, 그 또한 본인이 개발시켜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항상 이해력을 돕는 수학과 과학책을 옆에 두고 탐독해야 함은 물론이다.

요즘처럼 바쁜 시대에 수학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 따위를 들을 시간적 여유는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너무 바쁘다 보면 두뇌가 지적으로 체계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공부라는 것도 머리의 지적 활동이므로 머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즉 피곤함을 느낀다면,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그럴 때 역사책이나 관련 미디어를 보라. 그러면 여러분의 두뇌가 다시 작동할 것이다.

‘아름다운 직사각형’을 배우는 일이 귀찮다고 생각할 만큼 바쁜 것은 좋지 않다. 왜냐하면 앞 절에서도 말했듯이 우리의 두뇌는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수학에 관련된 episode를 알면 우리 뇌에 ‘신선한 기(fresh energy)’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황금비(golden ratio, 13:21=1:1.618)를 이용한 예를 보면, 고대 이집트 왕의 무덤이 황금직사각형을 이용하였다든가 피라미드의 가로와 세로의 비가 황금비라든가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에도 황금비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품 ‘모나리자’에서도 황금비를 발견할 수 있는데, 얼굴의 가로와 세로길이, 코와 입술의 길이, 하관 역시 황금비율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도 이 황금비를 사용한 예를 찾아볼 수 있는데 컴퓨터 모니터, 와이드 TV, 스마트 폰, 태블릿 PC, 그리고 담배 갑도 이 황금비를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사례를 접하면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직사각형’을 배우는 일에 재미와 지식의 축적, 즉 ‘한 개의 돌로 두 마리의 새를 잡는다’는 ‘일석이조(killing two birds with one stone)’를 이룰 수 있다.

이제 여러분들도 수학의 역사학자가 되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김준섭 박사/SKY M.I.T.C.
248-224-3818/mitcsk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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