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5일은 65주년 광복절이었다. 또 8월 29일은 경술국치 100년을 맞이하는 날이었다. 매년 돌아오는 광복절, 또 전세계의 한인들이 이날을 기념하며 행사를 가진다. 하지만 과거를 기념하는 행사를 가지는 것에만 머물러 있지 그런 아품을 바탕으로 미래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데는 아무런 노력이 없어 보인다.
광복절은 마땅히 기념해야 하겠지만 그 이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광복절을 기념하는 것만으로 마치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다 한 것인냥 자위한다면 그것은 우리자신에게 속고있는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풀리지 않는 한국과 일본간의 갈등의 역사를 되돌아 보고 일본에게 나라를 뺏긴 치욕의 역사는 바르게 정립해야하겠지만 일본인들에게 배울것은 배워야 한다는 취지에서 미시간 지역에 일본 사회에 대해 조명해 본다. 우리가 지난 40여년 동안 만세 삼창만 부르고 있는 동안 미시간의 일본인들은 무엇을 준비해 왔는지 들여다 봤다. – 편집자 주
지난주에는 미시간 지역에 결성되어 있는 일본 지상사협회가 백만 달러의 기금을 만들고 거기서 나오는 이자를 이용해 매년 십만 달러씩 미시간 지역 미국 학교나 비영리단체들을 금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있다는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그들이 이 기금을 사용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일본어를 공부하는 미국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일본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이런 저변운동들이 결실을 맺어 일본과 미시간은 매년 수십명의 교환학생들을 서로 주고 받으며 교류를 증대해 가고 있다. 일본의 학생들이 미국인들의 가정에 묶으며 미시간을 배우고 미시간 학생들이 일본을 방문하며 일본을 알아가고 있다.
미시간에 약 만여명 밖에 살고 있지 않은 일본인들의 이런 활동의 중심에는 디트로이트 일본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도요타, 혼다, 미쯔비시 등 250개 사가 속해 있는 일본 지상사협회의 전폭적인 후원을 받고 있다.
물론 지상사 자녀들이 일본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랬을때 일본 학과과정을 따라가야 하는 어려움을 극소화시키기 위해 디트로이트 일본학교가 가지고 있는 중요성은 매우 높다. 일본 정부에서도 교사들을 파견해 정규 수업형태로 가르치고 있고 기업들의 지원도 부러울 정도로 탄탄하다.
Japanese School of Detroit는 1973년 미시간 지역에 진출한 일본 기업의 자녀들에게 일본 교과교육을 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23명으로 시작한 Japanese School of Detroit는 현재 유치원에서 부터 고등학교까지 약 1,000명(유치원: 110명, 초등학교: 690명, 중학교: 158명, 고등학교: 49명)의 학생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파견한 교장과 두명의 교감이 전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3년 근무후 귀국한다. 부모들의 자원봉사 활동도 활발하다.
매주 토요일(년간 42주)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수업이 실시된다. 학생은 멀리는 캐나다 윈저, 앤아버, 레이크 오리온 등지에서 출석한다.
수업 과목은 수학, 영어, 역사, 과학, 현대 일본어, 일본어 고문 등이다. 본 학교는 학과 수업은 물론 일본 자녀들에게 일본의 문화를 전수하고 일본 학생들끼리 우정을 기르게 하려는 목적이 있다.
유치원부터 3학년까지는 West Maple Elemen-tary School(6275 Inkster Road Bloomfield Hills, MI 48301)에서 4학년부터 12학년까지는 Seaholm High School(2436 West Lincoln, Suite E101Birmingham, MI 48009)에 모인다. 그랜드 래피즈와 베틀크릭에도 작은 규모의 일본 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학비는 등록비 $150에 일년 학비는 저학년의 경우 년간 $957, 고등학생은 $1,298을 내야 한다. 여기에 교육지원비 $710이 추가된다.
학교운영은 교장, 교감이외에도 일본 총영사 및 지상사대표들로 이루어진 Board of Trustees에서 관장한다. 재원이 풍부하다 보니 학교장은 교육의 질적향상에만 전념할 수 있다. 교사들중 일부는 본국에서 파견해 자원봉사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세계굴지의 기업과 일본 본국 정부의 높은 관심, 미시간과 일본을 연결하며 교류를 증대하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월급을 받아가며 전문적으로 맡고 있는 일본자상사협회, 이렇게 조직적이며 효과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일본 사회를 어떻게 앞지를 수 있을지 묘연해 보인다. 또 이들이 지원을 받는 지역 학교와 비영리단체들이 일본에 대해 보다 친근감을 가질 것은 뻔한 일이다. 뉴욕타임즈에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광고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지역에서 지역사회를 위해 지원하며 그들 사이로 스며들어가는 일본인들의 계산된 사업들이 위대해 보이기까지 한 것은 그냥 부럽기 때문일까.
김택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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