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4개월이 관건

[디트로이트=주간미시간] 김택용 기자 = 디트로이트오토쇼가 지난 일요일(27일) 화려한 막을 내렸다.회복세로 돌아선 디트로이트 자동차업계는 활기차 보였다.오토쇼 마지막 날 몰려든 인파로 코보홀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자동차의 메카로 불리는 디트로이트에서의 오토쇼는 희망적인 피날레를 장식했다.
하지만 그 활기찬 기운은 코보홀 안에만 머물러 있어 보였다. 코보홀에서 내다 보이는 디트로이트시내 전경은 싸늘했다. GM, 포드,크라이슬러로 대표되는 디트로이트 자동차 업계가 회생하고 있는 반면 디트로이트시는 파산을 목전에 두고있기 때문이다.
2009년 자동차업계가 파산에 즉면 했을 때는 연방 정부 구제리는 일말의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시의 파산에는 아무런 연방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다.
디트로이트시가 기울기 시작한 것은 오래전부터다. 인구가 감소하면서 세금을 징수할 수 있는 대상이 줄어들었고 노동 시장은 붕괴되다시피했다. 시 정부의 캐쉬플로우는 몇 달을 버틸수있을지 의문이어서 올 4월을 넘길 수 없을것 이라는 소문이 번지고 있다. 파산신청 또는 채무불이행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데이브 빙 디트로이트 시장은 ”앞으로 4개월 내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하면 시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공공서비스가 중단될지 모른다” 고 경고했다.
스나 이더 미시간 주지사는 한달 전 디트로이트시 정부의 재정 상태를 감사하기 위한 진단팀을 급히 파견했다. 2월까지 제출해야 하는 감사 결과에 따라 주지사는 디트로이트시 재정을 대신 관리할 비상관리 책임자를 임명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파산 신청을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주정부 관계자들은 시의회가 디트로이트 시운영에 따른 예산을 삭감하지 못하면서 문제는 심각해 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 정부 공무원들에 대한 과다한 복지 헤택과 연금, 의료 보험 등이 시재정을 고갈시키는 주범이라는것이다. 하지만 시 정부차원에서의 추가 삭감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부족한 재정을 가지고 디트로이트시 정부가 운영할 수 있는 구역을 축소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1990년 이후 인구가 30% 감소해서 7십만에 머무른 디트로이트가 샌프란시스코,보스톤이나 맨하탄보다 넓은 지역을 관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디트로이트는 미국내 5대 도시중에 하나였다. 그 명성을 뒤로하고 지금은18번째 도시로전락했다. 인구 급감소와 더불어 실직율 급등, 관련 비지니스의 유실 , 주택 압류 급증,주정부 지원 자금 차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그 결과 디트로이트시는 현재 82억 달러의 부채를 안게되었다.
그에 따른 부작용은 산재되어 있다. 범죄율이 치솟고 있고 가로등이 꺼지고 있으며 버려진 폐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1,719명당 1명이 살해를 당하고 있는 디트로이트의 치사율은 뉴욕시보 다 11배 나 높은 형편이며 실업율은 18%를 넘어서 미국 평균 실업율의 두배에 달한다.
디트로이트시의 파산은 커다란 혼란을 야기할 가망성을 내포하고 있다. 83%가 흑인이며 민주당 지지자들로 구성되어 있는 디트로이트가 백인 공화당 지지자들이 주를 이루는 주정부에 의해 관리된다면 예상치 못한 폭발성이 드러날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흑인들이 주도하고 있는 시정부와 시의회가 주정부의 관리에 저항한다면 갈등의 골은 더욱 갚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 정부 파산이 또 다른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파산 신청을 통해 시정부 노조와의 합의 내용을 무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세금을 올릴 수 없는 시점에서 3억 2천 6백 6십만 달러로 늘어난 재정 적자를 막아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파산 신청으로 다시 살아나는 GM과 크라이슬러 자동차 회사들을 보면서 디트로이트시도 이와같은 선택을할지 여부가 앞으로 4달간 디트로이트에서 가장 뜨거운 토픽이 될 것이 분명하다.
mkweekly@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