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건설한 위대한 미국인을 만나보는 ‘인물 아메리카’. 이번 주는 36년간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을 역임하며 전염병 치료와 확산 노력을 이끌어온 앤서니 파우치 박사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으면서 가장 자주 언론에 등장하는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앤써니 파우치 박사다.
미국의 신문 방송에는 거의 매일 파우치 박사가 등장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코로나 예방, 개발중인 백신에 대한 전망, 바람직한 정책 방향 등에 대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파우치 박사는 언제나 마스크 쓰기, 6피트 이상 거리 두기, 술 집과 같이 사람 모이는 곳 피하기, 손씻기 등 간단한 것들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파우치 박사는 올해로 36년째 NIAID(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 소장을 역임하는 동안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부터 트럼프 대통령까지 6명의 대통령 정부를 거쳤다.
파우치 박사는 결핵, 말라리아 등 기존의 전염병 이외에도 1984년 HIV AIDS, 1999년 모기가 매개하는 웨스트 나일 바이러스, 2003년 중증호흡기 증후군, 2009년 신종바이러스 독감 H1N1, 2014년 중동 호흡기 증후군, 2014년 신종 에볼라 바이러스, 2018년 지카 바이러스, 그리고 2020년 코비드-19에 이르기까지 각종 전염병 치료와 확산 방지에 백신 개발을 이끌어 왔다.
파우치 박사는 이 처럼 공공서비스에 기여한 공로로 권위있는 상을 많이 받았다. 또한 세계 여러 나라 대학들로부터 무려 45개 달하는 명예 박사 학위도 받았다. 파우치 박사는 미국 과학 아카데미, 미국 의학 아카데미, 미국 예술 과학 아카데미, 미국 철학 학회 등 권위있는 기구의 회원이기도 하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에서 최고의 권위자 중 한 사람으로서 인식되고 있는 그를 올해의 가장 영향력있는 국제적 인물 100인에 선정했다. 그리고 최우수 연방 공무원 상도 받았다.
앤써니 파우치는 1940년 12월 24일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앤써니 집안은 이탈리아 계로 할아버지 때 미국으로 이주해 왔다. 아버지 스티븐 파우치는 콜롬비아 대학교 약학대학을 나온 엘리트로 어머니 에비스 파우치와 약국을 경영했다. 어린 앤써니는 조제약을 고객들에게 배달하는 일로 부모를 도왔다.
파우치 박사는 사람들을 보살피는 정신, 어려운 사람들과의 강한 일체감은 부모님으로부터 배운 것이라고 말한다.
또 이기적이 아니라 이타적인 삶을 살라는 가톨릭 예수회의 가르침에서도 큰 영향을 받았다. 파우치 박사는 자신이 의사로서 공공서비스 분야에서 일하면서 그러한 가르침을 따를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앤써니는 맨하탄에 있는 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는 키가 170센티미터로 서구인 치고는 작인 편이었는데도 학교의 농구팀 주장을 맡았다. 홀리크로스 대학에서 고전과 의예과를 마친 그는 커넬 대학교 의과대학에 진학했다. 수석으로 의대를 졸업한 파우치는 1966년 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가 국내 알레르기 전염병 연구소에서 처음 일을 시작한건 1968년이었다. 수련회 과정때 잠깐 공백을 둔 것을 제외하고는 그 후 지금까지 계속 같은 곳에서 일을 해오고 있다.
임상 실험소의 전문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파우치 박사는 면역 조정 분야에서 뛰어난 연구 결과를 내 의료계에서 뛰어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그 같은 업적으로 파우치 박사는 1980년에 면역 조정연구소 소장으로 승진하고 1984년에는 NIAID 사령탑이 되었다.
이때부터 파우치 박사는 생의학, 면역성 질환등의 연구를 위한 재원 마련, 의사로서 국립의료원의 환자 치료, 병원균 실험등 3가지 기능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
1980년대 에이즈가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었을때 그는 에이즈 구호를 위한 대통령 비상계획을 수립한 가장 중심적인 인물이 되었다. 이 프로그램으로 세계 개발 도상국의 수박만 에이즈 환자들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파우치 박사는 에이즈 통제 업적으로 2008년 대통령 자유의 메달을 받았다. 조지 부시 대통령은 그가 고통받는 수백만명의 에이즈 환자들에게 다시 새 삶을 가져다 주었다고 치하했다.
코비드-19 등장으로 파우치 박사는 백악관 TF 팀에 들어가면서 주업무가 크게 달라졌다. 2020년 1월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이 보고되자 파우치 박사는 신속히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팀을 구성했다.
불과 수주만에 코비드-19가 여러나라로 퍼지기 시작하자 그는 미국 질병통제 센터 의학자들과 연합해 머지않아 세계적인 대유행병 즉 팬데믹으로 확산한 이 질병의 공동 대처를 추진했다.
파우치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관한 기자 회견을 할 때마다 고정 출연자가 되었다.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 나올 때는 그것을 반박하기도 하고 바로 잡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라리아 치료제를 반전을 가져올 약이라고 언급할때는 그같은 주장이 소설같은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활절을 기해 코로나로 인한 통제를 해제할 수 있다고 발표했을 때 그 계획을 철회하도록 한 사람들중 한 사람이 파우치 박사였다. 그런 태도때문에 머지않아 현직에서 해임될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갖고 있는 국민의 높은 신뢰도, 의회의 초당적 지지, 거기에 직무 수행에 큰 문제나 비리가 있는 것도 아닌 그를 쉽게 해임하지 못하고 있다.
파우치 박사는 유색인종과 사회적 약자들이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높다며 사회 전체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즉각적으로 해야할 일은 사회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신원 파악, 격리, 접촉 조사등을 통해 감염 가능성을 최소로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파우치 박사는 사스와 같이 앞서 발생했던 전염병처럼 코로나 바이러스가 완전 소멸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염하는 성질에 대단히 빠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질의 공중 보건 장치들, 세계적인 면역 수준 향상, 효과적인 백신, 이 세가지를 결합하면 언젠가는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없애지는 못하지만 노력하기만 하면 통제할 수 는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2020년 구글의 학자 인용 분석에서 파우치 박사는 역사상 41번째로 많이 인용된 학자였다. 과학의 웹에서는 1980년에서 2020년 사이 면역학 학자들 중 인용 순위 7위를 기록했다. 파우치 박사는 무려 1300종에 달하는 각종 과학 전문지와 교과서등의 저자 또는 공동 저자, 편집인등으로 참여하고 있다.
파우치 박사는 국립보건원에서 포르투갈 환자 통역을 도와주던 젊은 간호사 크리스틴 그레디와 1985년에 결혼했다. 크리스틴 여사는 현재 국립 보건원 임상 센터에서 생명 윤리국 수석으로 일하고 있다. 두 사람은 세 딸을 두고 있다.
워싱톤 DC에 살고 있는 파우치 박사는 하루 16시간 씩 일을 하는 데다 점심시간에는 10킬로미터를 넘는 거리를 달리는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으로 주행거리를 절반으로 줄였다.
80세를 눈앞에 두고 있는 국민 의사 파우치는 그외에도 시간 날때마다 낚시, 테니스, 요리등 취미를 즐기고 있다.
V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