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바람이 그리는 하늘그림]

– 평범한 미시간 한인 책 출간 화제

 

겨울 내내 얼었던 몸과 마음을 녹여 주려는 듯 모처럼 밝고 따사로운 햇살이 눈부시다. 조금은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 장거리 운전이었지만 어떤 분일까 하는 궁금함과 호기심으로 운전하는 내내 설레었다.

주어진 주소지에 다다라 막 초인종을 누르려고 현관 앞에 다가서자 집안에서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흘러나왔다. 뜻하지 않은 피아노 연주를 음미하며 서성이다가 왠지 훔쳐듣는 것 같아 미안함을 무릎서고 초인종을 눌렀다.

이윽고 현관문이 활짝 열리며 처음 만나는 얼굴이지만 낯설지 않은 집 주인이 반갑게 손님을 맞는다. 손님맞이로 분주했음을 알려주는 듯 깔끔하게 정돈된 거실은 커다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으로 한층 더 포근하고 깨끗하게 느껴졌다.

평범한 미시간의 한인이 책을 내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캔톤에 사는 신온자씨. 병약했던 어린 시절부터 미국 이민 길에 올라 은퇴한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나온 날들을 추억하고 엮은 ‘바람이 그리는 하늘그림’ 이라는 책이 한국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등에 꽂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5세 때 집 앞에서의 자전거 사고와 그 후유증으로 얻은 결핵으로 인한 오랜 투병생활, 병약한 어린 자식의 회복을 위하여 갖은 노력을 다하시던 내과의였던 친정아버지와 어머님의 정성, 처음엔 무섭게 느껴지기만 했던 남편과의 같은 대학에서의 만남, 젊지 않은 사십 중반에 오른 쉽지 않았던 미국생활, 그리고 이 모든 역경을 자애로우신 친정아버지와 하나님의 큰 사랑으로 이겨내기까지의 일들을 담담히 이야기 하듯 써 내려갔다.

1976년 처음 펜실베이니아에 정착하여 이민생활을 시작하던 그녀는 1979년 신장에 이상이 생겨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 수술로 인해 생을 마감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희미해 질 수도 있는 자신의 기억들을 차곡차곡 메모하여 남기게 되었고 오랜 시간이 흐른 2005년부터 다시 정리를 하여 이제 서야 주위 분들의 격려와 도움으로 한권의 책으로 엮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너무나 진솔히 자신의 살아온 일생을 밝혔기에 처음엔 지인들에게는 알려지는 것이 꺼려지기도 했었지만 일부 자신의 무간한 벗들과 형제들이 눈물로 혹은 재미로 책을 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금 마음을 열었다고 한다.

1980년 목사안수를 받고 개척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하다 은퇴한 남편 이종기씨와 앤아버 한인교회에 출석하며 지금은 낮은 곳에서 하나님을 섬기고 있는 신온자씨는 부디 하나님의 인도로 자신의 책이 배포되어있는 어느 서점에 지나던 분들이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접하기를 바라며 “자녀들은 나처럼 철없어서 부모에 대한 효의 때를 놓치지 말고, 또 부모들은 자손을 사랑하되 가장 값진 유산, 사람의 손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영이신 내주 그리스도를 아는 신앙을 한번 쯤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이 작은 책이 부디 한 개인의 일생을 담은 자서전에 머물지 않고 조금은 평범하지 않을 수도 있는 한 개인의 삶을 통해 우리의 현재 위치를 되돌아보게 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기를 바래본다.

최희영<parkheeyoung@comcast.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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