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 특별미사 집전 “한반도 조속 평화정착 기도”

지난 1970-1980년대, 한국의 민주화 과정에서 가톨릭은 한국의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고 김수환 추기경의 반독재 강론은 민주화를 위한 정신적인 큰 힘이 됐다. 그 배후에는 평화-민주를 사랑해온 교황청이 있었다. 대한민국과 교황청은 수교 55년 역사를 지니고 있다. 긴 기간 우호국가로 지내온 것.
교황청은 국제법상 ‘바티칸 시국’이라는 하나의 국가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국가원수이고,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국무원장(추기경)이 정부수반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럽 순방 중인 17일, 교황청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청이 마련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 참석했다. 현지 시간으로 17일 오후 6시부터 7시까지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는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국무원장(추기경)이 집전했다. 청와에 따르면, 미사는 초대 교황 베드로가 초대 교황 베드로가 묻힌 자리 위에 자리 잡은 중앙돔과 발다키노(천개, 天蓋)를 기준으로 십자 형태인 대성당 상부에서 이뤄졌다.
청와대는 이 미사에 대해 “미사 성가대는 로마 한인성당 성가대인 ‘안칠라 도미니(주님의 종) 성가대’ 21명이 주교황청 대한민국 대사관 초대로 참여했다. 특별미사는 파롤린 국무원장의 한국어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참회에 앞서 한국말로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환영했다. 이후 미사는 라틴어로 진행됐다. 교황청 및 관련인사, 동포 및 한인 신자 등 500명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파롤린 국무원장은 남북한이 분단의 아픔을 극복하고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을 환영하면서 한반도의 조속한 평화 정착을 위해 세계가 함께 기도해 나가자고 말했다. 라틴어로 미사를 진행하던 파롤린 국무원장은 영성체 후 기도에서 다시 한 번 한국어로 ‘한반도의 평화를 빕니다’라고 전했다“고 소개하고 ”교황청에 따르면 성 베드로 성당에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것은 드문 사례라고 한다. 특히 미사 후 외국 정상의 기념연설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이다. 올해로 수교 55주년을 맞은 한국과 교황청의 관계 발전 및 한국에 대한 교황청의 각별한 관심을 볼 수 있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 미사에서 기념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 정착과 공동번영’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연설을 통해 “지금 한반도에서는 역사적이며 감격스러운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9월, 나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남북 간의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했으며,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 평화의 한반도를 전세계에 천명했다. 지금까지 남·북한은 약속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다. 비무장지대에서 무기와 감시초소를 철수하고 있다. 지뢰도 제거하고 있다. 무력충돌이 있어왔던 서해 바다는 평화와 협력의 수역이 되었다. 미국과 북한도 70년의 적대를 끝내기 위해 마주 앉았다. 교황성하께서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하신 기도처럼,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의 미래를 보장하는 바람직한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한국의 국민들은 2017년 초의 추운 겨울,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촛불을 들어 민주주의를 지키고 새로운 길을 밝혔다. 촛불혁명으로 시작된 평화의 길이 기적 같은 변화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하고 “교황청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대표단을 파견하여 한반도의 평화를 강력하게 지지해 주었다. 교황성하께서는 평화를 향한 우리의 여정을 축복해 주셨고, 기도로써 동행해 주셨다. ‘평화를 갈망하며 형제애를 회복’하고 있는 남과 북, 우리 겨레 모두에게 커다란 용기와 희망을 주신 교황성하와 교황청에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피력했다.
이어 “기독교와 유럽문명이 꽃피운 인류애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한반도에 용기를 주었다. EU가 구현해온 포용과 연대의 정신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향한 여정에 영감을 주고 있다. 인류는 그동안 전쟁이라는 부끄러운 역사를 써왔습니다. 한반도에서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체제를 해체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시편의 말씀처럼, 이제 한반도에서 ‘자애와 진실이 서로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출 것’이다. 오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 퍼질 것이다.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주교황청 대사관저로 자리를 옮겨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과 만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지성이면 감천’ 이라는 우리 속담을 소개하며 “성의를 다하면 하늘도 움직인다는 얘기다. 정말 한반도에 평화가 꼭 이뤄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국무원장님의 강론에도 한반도 평화를 간절히 희구하는 뜻이 담겨있어 너무 좋았다”고 미사를 마친 소회를 밝혔다.
이에 대한 응답에서 파롤린 국무원장은 “제 생각에도 주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을 하셔야 할 것 같다. 우리의 기도가 정말 강렬했고 주님께서 우리 기도를 꼭 들어주시리라 믿는다. 그동안 대통령께서 북한 지도자를 만나 큰 걸음을 떼셨는데 앞으로도 계속 잘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판문점에서 군인과 무기를 철수하고, 생태평화공원을 만들자고 합의한 것을 설명했으며, 현재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아주 좋은 계획이라며, 대통령 말씀대로 이제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것 같다”고 역설했다. 교황청의 국가수반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라고 강조한 것이 지닌 의미는 예사로움이 아니다.

전 세계 가톨릭 신자 수는 11억명이 넘으며, 한국 신자 수는 581만명에 달한다. 그만큼 영향력이 있는 종교이다. 취임 이후 남북 간 화해-남북 경제공동체 정책을 일관되게 펴온 문 대통령 이 교황청을 방문, 한반도 평화정착과 공동번영에 대해 교황을 비롯한 국무원장들과 깊은대화를 나눈 것은 잘한 일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양초청 의사를 간접적으로 하게 된 것 또한 외교적 큰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정부 수반)이 언급한 “판문점이 한반도 평화의 상징이 될 것 같다”는 말은 한반도 평화진전의 명약일 것으로 평가된다.
브레이크뉴스 제공 / 문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