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강렬한 빛을 발하려고 그리도 겨울은 길었던가? 길고 길었던 지난겨울의 혹독함을 생각하니 오늘의 이 따가운 봄볕이 너무도 소중히 느껴진다. 이렇게 화창한 봄볕을 맞으며 씽씽~ 달려 간곳은 유난히 잔디가 파랗게 빛나는 파밍톤힐스의 한 아담한 집.
현관 앞에서 어떤 분이 주인일까 혼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딩동~벨을 누르니 그윽한 커피향기와 함께 쾌활한 목소리가 달려 나온다.
“아 저는 집 주인은 아닙니다만 어서 들어오세요.” 단번에 누구인지 짐작이 간다. 분명 이 사람은 집주인 민현정씨과 함께 거사(?)를 치른 친구 김수진씨 일 것이다. 뒤이어 친구와 마찬가지로 명랑하고 씩씩한 모습의 집주인이 반가운 얼굴로 손님을 맞는다. 이 두 사람이 바로 지난 1월 미시간에 사는 한국 아줌마 아니 전 미국에 있는 한국 아줌마들을 대표해 책을 펴낸 용감무쌍한 아줌마들이다.
– 미국생활 적응을 위한 참고서
책 제목은 ‘현지인이 직접 전하는 미국생활 INFO’ 말 그대로 미국에서 웬 만큼 산 현지인이 경험을 바탕으로 전해주는 미국행 초보들을 위한 길라잡이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이 단순히 아줌마들이 주는 적당한 인포메이션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각종 현지적응 인포메이션과 함께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필수영어 회화들이 들어 있는 영어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미국 현지 적응에 필요한 참고서라고 할까.
이 책 한권이면 혼자서도 과감히 미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고, 누구의 도움 없이도 은행어카운트와 아파트를 빌리며 우리의 발이 될 수 있는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의 학교에 갈 때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고 아파서 병원에 가도 혼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자세한 상황설명과 필요한 회화표현들이 실려 있다.
– 꿈은 이루어진다
책을 낸 주인공 민현정, 김수진씨는 디트로이트 한인성당 성경 공부 팀에서 만난 사이다. 성경공부 도중 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고 우연히 두 사람의 꿈이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는 곧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해 보자” 하고 책 내기의 꿈을 펼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 파밍톤힐스에 이사 오기 전 LA에서 6년 정도 살다가 미시간 북서부 쪽에 위치한 홀랜드로 이사해 3년 정도 살았어요. 한국 사람들이 많은 LA와는 달리 홀랜드엔 한국 사람들이 아주 드물었죠. 집 근처에 한 신학대학에 유학 온 분을 도와 드린 적이 있는데 그 이후 새로운 한국 사람이 올 때 마다 저에게 연락이 오더라고요. 자연히 이런저런 상황에 부딪힐 일이 많아지면서 ‘아! 혼자서 미국생활에 적응하려면 적어도 이런 것은 알고 와 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아마 그때 처음 책을 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하며 민현정씨는 처음으로 책 내기의 꿈을 갖던 계기를 설명했다.
특히 아기를 갖게 되면서 의사와 나누어야 하는 대화가 부담이 되어 영어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게 되었다는 그녀는 아기를 분만하러 가는 와 중에도 의사와 대화를 하기위해 책을 찾아보고 사전을 찾아 볼 정도로 알고 싶은 게 있으면 꼭 찾아봐야하는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다.
그와 반대로 김수진씨는 어려서부터 거르지 않고 일기를 써올 정도로 글쓰기를 좋아하는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이라고 한다.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이 만났기에 이렇게 만족할 만한 책이 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감성적이 면이 강한 저와는 반대로 현정이는 매우 실용주의 자예요. 이렇게 이성적인 면과 감성적이 면이 강한 두 사람이 만나 톱니바퀴처럼 잘 맞는 사이가 된 것 같아요.”라고 두 사람의 서로 다른 성격이 작업을 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