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 회 느림보 축구대회에서

[롸체스터힐즈=마이코리안] 김택용 기자 = 뷰티협이 와신상담 3패끝에 첫 승을 올렸다.
2010년 2월 미시간 세탁인협회와 미용협 회원들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한인 사회을 한마음으로 단합시키자는 취지로 기획된 느림보 축구대회가 겨울철과 여름철에 한번씩 정기전을 가지며 3회를 거치는 동안 세탁협이 계속 연승을 거두어 왔다.
전력상으로는 뷰티협이 앞서 보이는데도 계속 패배하자 자존심이 슬슬 상하기 시작할 만도 했다. 이번엔 꼭 이겨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뷰티협은 최대한 젊은 피로 수혈했다.
하지만 12일 어번힐즈 멀티 스포츠 구장에서 열린 제4차 대회의 전반은 세탁협이 주도했다. 김이태 선수의 선취골에 이어 윤광식 선수가 추가 골을 넣으면서 2대 0으로 앞서 나갔다. 지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뷰티협의 분위기는 차갑게 깔아 앉았다. 친선 경기 였지만 선수들의 얼굴은 모두 침통해 졌다. 관중석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는 아내와 자녀들 볼 면목이 없었다.
하프타임 작전 지시는 결연했다. 김준수 주장은 “2골로 뒤지고 있지만 따라 잡을 수 있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지난번 대회에서 3골도 넣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침착해 지면 역전도 가능하다며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았다.
그 덕분인지 후반의 판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뷰티협은 젊은 체력을 바탕으로 후반전 공 점유율이 95%에 가까울 정도로 일방적으로 몰아 부쳤다. 김중광선수가 깜짝 헤딩골로 첫 만회골을 넣어 회생의 불씨를 당겼으며 장동조 선수가 페널티 킥을 성공시키며 동점을 만들었다.
전후반 10분씩의 연장이 이어졌다. 승부는 연장 후반 극적인 중거리 슛이 결정을 지었다. 표운식 선수가 20미터 선상에서 날린 슛이 골문 가운데로 날아갔고 세탁협 수문장 이운재 선수가 두 손을 높히 들었으나 이미 공이 지나간 뒤였다.
김주환 뷰티협회장이 유부철 상공회의소 회장이 건네준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이 MVP 상을 수상했다.
경기 전에 열린 훌라후프 돌리기 대회에서는 가족들이 참가해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경기가 끝난 후 두 협회의 가족들은 한자리에 모여 앉아 함께 저녁 식사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다. 이 경기는 지고 이기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축구를 통해 평소에 만나기 힘들었던 한인들이 가족들과 함께 만나 친목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선수들의 체력도 많이 좋아졌다. 느림보 축구대회가 처음 열릴 때는 25분씩 밖에 못 뛰던 선수들이 이제는 전후반 90분 풀타임 경기를 거뜬히 치러낼 수 있게 변했다.
미시간 축구협회와 돌파축구회(회장: 김이태)가 주최한 느림보 축구대회를 통해 세탁협과 뷰티협 회원들은 체력은 물론이고 우정도 키워가고 있다. 좋은 사람들끼리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처럼 의미 있는 일도 없다.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는 힘들을 모으다 보면 척박한 이민생활도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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