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인에게 동기부여할 수 있어 좋아요”

[트로이=마이코리안] 최희영 기자 = 찌륵찌륵~ 귀뚜라미 소리가 농익어가는 여름의 끝자락에서 묵 향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데 뭉쳤다. 이름하여 ‘서사모’ 서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디트로이트 연합감리교회 소망대학 소속인 서사모 회원들은 지난 8월21일(일요일) 디트로이트 한인연합감리교회 체육관에서 그동안 공들여 온 작품들을 한데 모아 아담한 전람회를 열었다.
고운 한복을 입고 관람객들을 맞는 회원들의 얼굴에는 그 동안 작품을 준비하며 힘들었던 일들은 잊은 채 시종일관 ‘드디어 해 내고야 말았다.’는 기쁨의 표정들이 역력했다. 처음 회원들이 붓을 잡기 시작한 것은 약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합감리교회가 주최하는 소망대학(학장:우용철 목사)을 다니던 학생 중 몇몇이 뜻을 같이하여 ‘서사모’ 라는 팀을 만들었다. 소망대학 학기가 끝난 방학 중에도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함께 교회에 모여 문방사우와 친구가 되었다. 처음엔 아주 소수로 시작된 팀이 소문이 나면서 제법 큰 모임으로 성장을 했고 2년 전 부터는 그들만의 전시회를 계획하며 작품 준비를 시작해 왔다고 한다.
그동안 지도강사로 수고해온 동교회 김병준 장로는 “처음엔 붓을 잡는 법도 모르는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매우 막막했는데 어느새 실력들이 늘어나 이렇게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어 내게 되었는지 그저 대견스럽고 놀라울 뿐 이다.”라며 그 동안 묵묵히 자신의 지도를 따라 준 회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각각의 작품들에 그 사람의 성격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고 설명하는 김병준 장로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기본 사군자에 충실한 작품들을 내 놓았지만 다음번엔 색감을 넣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며 학생들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애착을 보였다.
작품도 작품이지만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손수 액자 프레임, 표구 등의 작업을 직접하면서 작품에 대해 더욱 애착을 갖게 된 것도 이번 전시회의 특징이라고 한다. 또한 작품 활동 중에 각자의 호를 만들어 서로 호칭하게 된 것 역시 서사모팀의 또 다른 재미였다고 하는데 두암 김병준, 창해 류용녀, 경전 신희석, 도원 이은숙, 만선 이진희, 서헌 이필수, 성광 정일순, 예당 조민자, 아름 최영분 등 회원들은 각각 자신에게 어울릴 것 같은 호를 택하고 그 호가 정말 본인에게 어울리는지 서로가 조언을 해 주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호를 직접 고무판에 새겨 도장을 만든 것 역시 지도강사 김병준 장로의 혁혁한 공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작품 한 점 한 점 마다 자신의 호가 찍힌 것을 보면 그저 신기하고 그 뿌듯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회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참석한 동교회 이훈경 담임목사는 “노년의 삶을 무엇인가 자신의 발전을 위해 쓴다는 것은 여간한 결심 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인데 이렇게 서로의 마음을 모아 작품화 하신 것에 깊은 격려와 찬사를 보낸다.”며 “하나님이 주신 능성을 정성껏 쏟아 부어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해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전시회의 의미는 매우 크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전 한인문화회관 회장 김영호장로를 비롯하여 평소 서예에 관심이 있는 원로들과 예배를 마친 교인들이 함께 관람을 하여 그동안의 회원들의 노고와 작품전시를 축하해주었다. 이번 작품들은 8월 28일 일요일 (9시-4시) 다시 한 번 전시될 예정이며 서사모 회원들의 작품 이외에 빛돌 황규천, 종이접기 공예 신명숙씨와 소망대학 학생들이 함께 한 작품들이 찬조 전시 되어 전시회를 더욱 빛내 주고 있다.
소망대학은 55세 이상이라는 나이 제한이 있지만 현재 제2기생을 모집 중인 ‘서사모’팀엔 나이 제한이 없다고 한다. 누구든 다가오는 가을 묵 향기에 심취하고 싶고 마음의 평안을 얻고 싶은 사람은 똑똑~ 서사모팀 대문에 살짝 노크해 보면 좋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