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독자 칼럼] 미시간 교민, 유학생 여러분!

– 소중한 당신의 투표권 잃지 마세요!

바람 잘 날 없는 대한민국 정치판이 또 한 번 요동치고 있다. 말로는 국민을 위한다지만, 큰 선거를 앞둔 이 시점에 각종 쇄신과 통합의 카드를 꺼내 보여 조금이나마 지지율을 높여 보려는 그런 정치인들의 속내를 국민들이 모를 리가 없다. 4년 전인 2008년, 그러니까 필자가 이곳 미시간에 유학 오기 몇 달 전에 실시되었던 18대 총선 개표 방송 내용이 뚜렷하게 기억난다. 당시, MBC 최일구 앵커는 18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저희는 머슴 같은 국회의원을 바랍니다. 4년 후 다시 이 자리에 섰을 때, 우리의 투표가 올바른 투표였다고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당부를 하였다. 모두의 희망사항 이었겠거니, 4년이 지난 2012년 현재.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것이 결국 희망사항으로 끝나 버렸음을 직시 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다시 희망을 걸 수 있는 해가 다가왔다. 이번 해에는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이 함께 치러지는, 즉 우리 유권자에게는 아주 중요한 해이기도 하다.

이러한 중요한 선거가 치러지는 해임에도 불구하고, 미시간에서 유학 생활 4년 째인 필자에게 국내 정치가 어떤 판세인지 이번 총선과 대선에는 어떤 후보가 정말 대한민국을 잘 이끌어갈 후보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 이전 보다 관심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물리적 거리감이 커지면서 심리적 거리감도 같이 커졌기 때문일까? 필자가 이럴 지인데, 수 십여 년을 살아온 수 많은 미시간 한인 교민들에게는 이번 선거가 단순히 내 조국에서 치러지는 하나의 “이벤트”로 치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 2012년 선거는 다른 때와 다르게 특별하다. 국외에 살고 있는 19세 이상의 영주권자, 유학생, 여행자, 주재원들에게 투표권을 주기 때문이다. 이웃나라인 일본의 경우 이미 2000년에 이 제도가 실시되었고, 한국에서도 200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일치 판결에 따라, 국회에서 이 투표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우리 미시간 교민, 유학생들에게는 이곳 미국 땅에서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여 다시금 우리 정치판에 희망을 걸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제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거나 알고 있더라도 큰 관심을 두지 않는 미시간 교민, 유학생이 많이 있는 것 같다. 필자가 여러 번 주변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이러한 제도에 대해서 안내를 했지만, 역시나 그럴 것이 “내 일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미시간 교민들의 투표가 이루어지는 시카고 총 영사관에서도 이런 문제를 직시하고 몇 달 전, 몇 영사들이 이곳 미시간까지 먼 발걸음을 달려와 투표 독려를 했지만 (본보 2011년 12월 18일자 참조.) 이를 널리 홍보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따랐다. 이러한 어려움을 보여주기라도 하 듯, 영사들이 다녀간 후 필자가 바로 투표권 자로 등록을 했는데, 320번 대의 아주 낮은 수의 등록 번호를 받았다. 미시간에만 약 3만 명의 교민들이 거주하고 있고, 거기서 투표 가능 나이대만 해도 약 1~2만이 될 것이며, 시카고 총 영사관에서 관할하는 미 중북부 몇 주의 모든 교민들을 모아도 어림잡아 수 십만이 될 것인데, 이 중 320번 대의 번호를 받았다는 것은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참고로 필자가 등록한 시기는 재외선거 투표자 등록이 시작한 후 한 달 남짓 지난 시점이었다.

이처럼 재외국민 선거에 대한 저조한 관심도 문제이지만,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우리 미시간 교민들과 유학생들에게만 돌릴 수도 없을 것이다. 처음으로 치러지는 이번 재외국민 선거는 거리에 상관 없이, 무조건 시카고 총 영사관에서 정해진 기일에 투표를 해야 한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시간과 예산 문제로 직접 시카고까지 가지 못하더라도 투표권 자로 등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카고 총 영사관의 영사의 말에 따르면, 한 지역 내에서의 많은 투표권 자는 그만큼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며, 이는 결국 그 지역에 투표분소를 차릴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즉, 우리 미시간에서 많은 수의 투표권 신고자가 있으면 이곳에서도 직접 투표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투표자 등록이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다. 영주권자, 유학생, 여행자, 주재원이라면 재외국민 웹사이트 (ok.nec.go.kr)에서 간단히 등록 서류를 프린트 하여, 여권 사본과 함께 우편 등록하면 된다. 등록 기간은 2012년 2월 11일까지다.

한국에서 이번 재외국민 선거에 대해서 논란이 많다고 한다. 앞서 말한 구조적인 문제에, 세금을 내지 않는 국외 영주권자들에게 굳이 투표권을 줄 필요가 있냐는 논란이다. 이러한 논란을 잠식 시키고, 한국 정치에 대한 교민과 유학생들의 큰 관심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번 투표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단 이뿐만 아니라, 자동차 무역이 화두라 할 수 있는 한미 FTA 등으로 대한민국 정치와 직간접적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 미시간 경제에도 이번 선거의 결과가 적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음이 자명하다. 때문에, 앞으로 이러한 좋은 기회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미시간 교민들, 유학생들의 큰 지지와 관심이 필요하다. 유권자로 등록하는 것은 물론이고, 만약 투표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앞으로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홈페이지에 나올 각 지역구의 국회의원 후보자의 공약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개별적인 관심도 중요하지만, 종교를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미시간 한인들의 특성상 미시간 지역의 각 교회, 성당 그리고 절이 함께 모여 교민들과 유학생들에게 직접적 독려를 하는 것도 절실히 필요하다.

사소한 사건 하나가 큰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처럼 우리 미시간에 살고 있는 각 교민, 유학생이 이번 2012년 총선과 대선 재외국민 선거에 큰 관심을 기울여, 이번 선거의 결과가 다시금 대한민국 정치에 희망을 가져오고 아울러 우리 미시간에도 경제적, 사회적으로 이득을 가져오도록 하는 그러한 기회의 발판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웨인주립대학교 3학년 이재승 (저널리즘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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