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년 전 이맘 때, 제임스 폴리 기자가 시리어의 사막 어딘가에서 무릎을 꿇은 채 참수 당했다.
바로 그 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슬람 국가(IS)의 “약화, 궁극적으로는 완전한 해체”를 선언했으며, 이것이 제임스 폴리의 피랍과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이슬람 국가는 거기서 더 나아가 갖은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동성애자들을 고층 빌딩 밖으로 내던져 살해하거나, 포로를 산 채로 불에 태우거나, 우리에 사람을 가두고 익사시키는 등의 행위는 할 말을 잃게 할 정도다.
2년 전 8월에도, 오바마 대통령은 비슷한 선언을 했었다. 바샤르 알 아사드의 생화학 무기 사용과 관련해 “레드라인”을 두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의 강경대응 선포에도 불구하고 바샤르 알 아사드는 곧 여성과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생화학 무기를 사용했다. 그리고 아직도 알 아사드는 시리아의 정권을 지배하고 있다.
한편, 이라크에서 미군이 모두 철수한 것은 2011년이다. 그 때 아프가니스칸에 파병되었던 병력도 철수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미국은 핵무기와 관련하여 이란과 협력관계를 맺을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있던 그 당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미국에 적대적이었던 사우디와 이스라엘 국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게 된 반면, 중동 지역은 전에 없이 위협적이고 폭력적인 집단으로 간주하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평한다. 사람의 생명과 관련된 끔찍하고 비극적인 결과들을 보면 그 말도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그들의 잣대에 견주어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평가해서 나온 잘못된 견해다.
사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목표로 정해두었던 바는 대부분 성취했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있어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지배력이나 이라크에 강한 정부를 설립하는 것 등은 최우선 사항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와 같은 강경함이 느껴지는 정책에서 다소 온간한 방식으로 전환, 우회적인 화법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목표는 바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파병 병력의 완전 철수였다.
인정할 건 인정하자. 2007년 시카고에서 외교 정책에 대한 첫 연설을 했을 때부터, 오바마 대통령은 반복해서 앞으로 “미군 파병”은 없을 거라며 이를 연설하는 3일 동안 중점적으로 언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결코 타국에서의 승리를 대통령으로서의 정통성과 연관지은 적도 없다. 이와 반대로, 그의 행보는 미국을 갈등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니 다소 강경한 이슬람 발언들도 어쩌다 튀어나온 얘기가 아니다. (시리아 레드라인 발언, 이슬람 국가의 해체 및 전복 다짐 등). 오늘날까지 행동으로 옮기는 건 아무 것도 없으면서, 앞으로는 결단력 있는 행동을 보이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다.
잘 생각해보면, 비판하는 사람들의 얘기처럼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앞뒤가 안 맞기는 커녕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적 결정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 2008년 캠페인 공약을 떠올려 보라. 그 때의 주요 공약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이라크에서의 철군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일명 “필요한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것이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보자.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느 쪽이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의 주요 쟁점이 되었는가?
마찬가지로 2009년 웨스트 포인트 연설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으로의 미군을 파병하되 주둔 기한을 제한했다. 이 때도 오바마 대통령의 최우선 사항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승리가 아니라, 바로 회피였던 게 명백하다.
확실히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출마했을 때에는 이와 같은 성향의 외교 정책이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2007년 4월을 되짚어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에서 온건한 외교 정책에 대해 연설을 했을 때 NBC 뉴스/월스트리트 저널의 설문조사에서 분명 미국인들의 대다수가 이라크 전쟁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으며 철군 결정을 환영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라크 문제에 개입한 것을 실패로 보고 철군을 결정한 바로 그 시점에 파병이 결과물을 내놓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로부터 몇 달도 지나지 않아, 사우스 캐롤라이나 찰스톤에서의 민주당 토론 시간에 오바마 대통령은 “아무 전제조건 없이” 이란, 시리아, 베네수엘라, 쿠파, 북한의 지도자를 만날 의향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겠다고 답했다. 이런 면을 보면, 핵문제로 이란과 접촉하거나 쿠바와의 외교를 재개했다고 해서 놀랄 것도 없다.
작년에 출간된 회고록에서, 전 국방부 장관으로서 부시 정권과 오바마 대통령을 모두 겪어본 로버트 게이츠는 힐러리 클린턴과의 대화를 회상하며 그녀가 이라크 파병에 반대했던 건 대선에 앞서 민주당 경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의표를 찌르기 위해서였다고 인정했음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적인 이유”로 파병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어쨌든,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훌륭했다는 걸 인정하기란 어렵지 않다. 지난 달 뉴욕에서의 정찬 때, 오바마 대통령은 후원자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는 이제 두 개의 전쟁을 끝냈다.”
국내의 정치 문제가 전략적인 비전보다 우선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에 충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온갖 비난이 난무하고 있지만, 누가 감히 이를 실패라고 할 수 있겠는가?
By WILLIAM MCGURN
출처: 케이어메리칸 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