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살 때 대만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이민자로 2008년 12월 미국 시민권자가 되었다. 당시 해군 장교였던 그는 미국시민으로 귀화한 이민자들이 새로운 ‘내 나라, 미국’에 충성할 것을 맹세하는 시민권자 선서식에서 다음과 같이 연설했다. (위 사진)
“나는 ‘약속의 땅’ 미국에 오는 것을 꿈꿔왔다. 나는 미국에 있는 모든 길이 디즈니랜드로 통한다고 믿고 자랐다”.
그는 이제는 미국시민으로 이날 같이 미국 시민 선서를 한 다른 9명의 미군들과 함께 자신의 새 나라 미국을 보호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그는 지난 11일 미국 안보에 중요한 비밀정보를 자신의 출신국인 대만에 넘겨준 ‘간첩’ 혐의로 체포되었다.
에드워드 리는 1999년 미국 해군에 사병으로 입대했고 해군장교 학교 졸업 후 군사정보 수집용 정찰 비행기를 조종하는 파일럿이 되었다. 10년동안 정찰 비행기를 조종하면서 소령까지 되었지만 해군 정찰 비행기의 정보수집 기술과 능력 등 군사비밀정보를 대만에 준 ‘간첩 협의’로 체포된 것이다.
대만 정부는 이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그가 대만에 넘겨준 정보들은 중국에도 전달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 로이터 등 주요 언론들은 미국시민으로 귀화하면서 미국을 보호하겠다고 연설까지 한 그가 미국의 안보를 위태롭하게 하는 간첩 행위를 이처럼 했다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입장으로 이 소식을 소개했다.
뉴욕에 소재한 중국계 미국인 신문인 Chinese World Journal은 지난 13일 사설에서 썩은 사과 하나가 통안에 같이 들어있는 모든 사과를 망치는 것처럼 에드워드 리 사건은 미국 내 중국계 미국인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문은 “이번 일로 미국에서 중국계 미국인들하면 ‘중국 간첩’이라고 연상하는 것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 2년동안 템플대의 한 중국인 교수 등 10명의 중국인 및 중국계 미국인들이 미 군사정보를 훔쳐 중국에 전달한 혐의로 기소되었다며 그 결과 미국에서 공부하는 20만명의 중국 학생들이 간첩으로 오해를 받고 있다고 개탄했다.
반 이민단체들은 에드워드 리 사건에 대해 미국시민으로 귀화한 사람들이 결국, 간첩이거나 배신자, 테러리스트라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라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시민으로 귀화한 이민자들이 자신의 출신국에 미국의 비밀정보를 주거나 파는 이른바 ‘배신 행위’는 한인들 가운데도 있어왔다.
나사(NASA) 연구소에서 25년동안 근무했던 한인 전규상(당시 67세)씨는 야간투시 기술을 불법으로 한국의 한 국방업체에 판매한 죄로 지난2011년 11월10일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았다. 미국시민으로 귀화한 전 씨는 나사에서 일하던 당시 20만 달러를 받고 나사가 보유하고 있던 야간투시 기술을 한국업체에 불법으로 팔았다.
윤 씨는 미국과 러시아가 합작으로 개발한 ‘RD-180’이라는 로켓 추진 시스템을 한국이 러시아 채널을 통해 확보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는 재판에서 자신은 한국의 간첩이 아니라 이 장비를 모국인 한국에 팔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1996년 ‘로버트 김 사건’이다. 당시 해군정보국 컴퓨터 전문가였던 로버트 김(한국명 김채곤)은 해군비밀정보를 한국 해군장교에게 넘겨주다 체포되었다.
김 씨는 북한해군 움직임, 중국해군 배치 등 해군의 고급비밀정보를 당시 주한미국대사관의 한국 해군장교에게 건네주다 체포되어 ‘간첩음모죄’로 징역 9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김 씨는 자신의 행위가 모국인 한국을 사랑해서 한 것이었다고 호소했고 이에 한국 언론과 정치가들이 동조, 그는 2004년 출소하자마자 한국에서 ‘애국자’로 영웅대접을 받았다.
하지만 미국에 충성서약을 하면서 미국시민이 된 그가 한국을 위해 미국의 비밀정보를 빼돌린 것은 자신의 새로운 나라인 미국을 배신한 변절행위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컸다.
출처: 케이아메리칸 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