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패리스아일랜드의 미 해병대 훈련소에서 여성 훈련병이 훈련을 받고 있다.
미국 해병대에 첫 여성 보병소대장이 탄생할 예정이다.
미 해병대 측은 지난 21일 240년이 넘는 해병대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을 보병 소대장으로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위로 알려진 주인공의 이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진행된 해병 간부후보생(IOC) 13주 과정을 최근 수료했다.
해병 간부후보생과정(IOC)은 미군 내에서도 혹독한 훈련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다. 중도에 탈락하는 비율이 25%에 달할 정도다. 보병소대장으로 임관하는 여성 중위는 IOC 과정을 수료한 첫 번째 여군이다. 25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 기지에서 열리는 수료식 이후 40명 규모의 소대를 이끌 예정이다.
미군이 이렇게 여성에게 전투 분과의 문호를 개방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바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애슈턴 카터 전 국방장관이 해병대 보병 장교 보직을 포함한 모든 전투 분과를 여군에게 개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해병대는 이에 앞서 지난 2012년, 여군 배치에 따른 영향 등을 연구하기 위해 IOC를 여성에게 시험 개방했었다. 하지만 2015년 연구가 끝날 때까지 여성 32명이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러다가 2015년 12월에 국방부가 미군 내 모든 보직을 여성에게 완전히 개방한 이후 4명이 추가로 IOC에 자원했다. 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수료한 여성이 바로 여성 첫 보병소대장으로 부임하게 되는 것이다.
IOC는 전투 능력과 동시에 약 70kg에 달하는 무거운 장비를 메거나 들 수 있는, 신체적 강인함과 체력도 요구한다. 훈련 첫날부터 혹독한 도보와 산악훈련, 장애물 훈련 그리고 무기 조립, 지상 항법 등을 평가하는 훈련을 진행한다. 보통 훈련 첫날 참가자 가운데 10%가 포기한다고 한다.
더군다나 해병대는 특히 여성에 대한 문호 개방에 비판적이었다. 지난 2012년에 해병대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5만4천 명의 응답자 가운데 90%가 전투 부대에서 남녀가 함께 복무할 경우 남녀 간의 친밀한 관계로 인해 발생할 문제를 우려한다고 답했다.
해병대 외의 다른 군에도 전투 분과에 배치되어 전투능력을 인정받은 여군들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크리스틴 그라이스트 대위다. 지난 2015년 육군 사상 처음으로 특수부대 훈련 과정인 ‘레인저스’ 과정을 졸업한 여군 3명 가운데 한 명으로 지난해 미군 역사상 처음으로 보병 장교로 부임했다. 하지만 해군 특수부대인 네이비실(Navy SEAL)이나 미군 특수작전사령부 예하의 육군특전단(Green Beret) 등에 배치된 여군은 아직 한 명도 없다.
V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