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수학(Mathematics)을 몰라도 초등학교 산수(Calculation)만 잘 한다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수학 공부법에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사실 중 한가지는 ‘증명을 이해하지 못하면 정리도 이해하지 못하게 되어 결국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하자면 ‘어느 한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말이다.
분명히 수학과 물리책을 읽고 있을 때 어느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곳에 집중되어 뒷부분으로 진행하지 못했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반면에 이를 무시하고 뒷부분에 가서 앞부분을 이해했던 경험도 했을 것이다. 그럴 때 ‘이거 아무 것도 아니었잖아! 괜히 생고생했네’ 라고 말했을 것이다. 수학 공부에서 완벽주의는 좋지 않다.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은 수학 공부를 하는데 하루라도 빨리 버려야 할 사고방식이다.
이런 경우는 수학에서만 경험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추리소설을 읽을 때 사건 초기에 범인이 누구라고 단정은 못하지만 후반 부에 가면 초기 사건과 중간 부에서의 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즉 전반부를 모르더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범인을 미리 알면 추리 소설은 재미가 없지만.
그리고 우리 막내 아이의 경우를 보면, 이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해리 포터를 읽고 있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온 지 채 1년도 안되었는데 영어로 쓰여진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읽고 있는 것이었다. 필자가 막내에게 “너에겐 영어 단어가 매우 어려울 텐데 이해가 가느냐”고 물었더니 그 애가 대답하기를 “아빠는 책을 읽을 때 그 내용을 모두 이해해야만 책장을 넘기냐”고. “난 단어를 몰라도 뒤의 내용을 읽고 앞의 문장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아이에게도 공부하는 방법을 배울 것이 있구나’ 라고 생각했다.
또 동기부여가 아이의 숨은 잠재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이다. 이 꼬마가 언니와 오빠가 읽는 책을 읽은 것은 엄마와의 딜(deal)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는 그가 좋아하는 것을 보상으로 내걸면 그 아이의 능력을 100%이상 발휘한다는 것을 부모님은 알아야 한다.
또 다른 창의적인 공부법은 바로 예(example)를 조사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인 예를 통해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새로운 사실을 배우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것은 수학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며 모든 분야에 적용 가능한 방법이다.
“잘 모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잘 알지 못할 때 선생님이나 멘토(mentor)가 적절한 예를 들어 설명을 해준다면 당신의 이해능력이 발동되어 보다 창의적으로 나의 두뇌에 입력이 될 것이다.
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좋은 책은 많은 예들과 삽화, 그리고 사진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6호에서 필자는‘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는 뜻의‘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속담, ‘Seeing is Believing’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이는 수식 만으로 쓰여진 책은 이해하기가 어렵지만 이해를 돕는 표나 그래프가 있다면 보다 쉽게 이해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우리가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면서 공부를 한다면 같은 말이나 설명을 들어도 그렇지 못한 사람과는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제주도 한라산을 대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올랐는데, 책에서만 읽었던 ‘지구는 둥글다’와 ‘바다가 하늘에 맞닿았다’라는 것을 한라산 백록담에 올라가서 처음으로 눈(eyes)으로 알았다. 진짜로 지구는 둥글었으며, 바다가 하늘에 있고 하늘이 바다에 있는 그 광경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다.
산에 올라 바다를 본 사람과 보지 못한 사람은 바다를 그릴 때 바다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는 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풍부한 경험은 머리를 좋아지게 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는데, 단순한 경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경험을 활용하여 머릿속에 이미지를 그리려면 그 나름대로의 교육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학교나 가정에서 아이들이 상상의 나래(이미지)를 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생님이나 부모가 해야 할 일이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다. 풍부한 이미지, 즉 상상의 나래를 키우려면 이제부터라도 자신이 의식적으로 여러 가지 사항을 표로 만들거나 머릿속에서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의식적으로 항상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리다 보면 여러분들의 잠재적 창의력과 천재성이 발굴되고 향상될 것이다.
김준섭 박사/SKY M.I.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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