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사람을 살리는 교회가 되고 싶다

김해길 디트로이트 한인연합장로교회 신임 목사 인터뷰에서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2년간 공석이었던 디트로이트 한인 연합장로교회 담임목사직에 김해길 목사가 1월 초부터 부임했다.

버지니아 지역에 있는 중형교회에서 10여년간 부목사로 지내다가 2007년 제자들의 교회를 개척하고 5년 후 워싱턴한인연합장로교회와 통합했다. 그렇게 15년간 담임목사로 시무해오면서 모든 것이 순조롭고 편안해지는 것을 오히려 불편하게 여기면서 디트로이트한인연합장로교회의 부름에 응하게 되었다.

그는 디트로이트 한인연합장로교회의 50주년 기념 자료를 보면서, 끈끈한 정감이 넘치고, ‘potential’이 많은 교회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달란트의 비유를 통해서, potential을 potential로만 가지고 있는 것은 죄라고 생각한다. 연합장로교회가 자신을 청빙한 것은, 복을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그 복을 세상과 나누어야한다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믿는다.

그는 큰 교회가 아니라 좋은 교회를 꿈꾸는 목사이다. 병원도 크다고 좋은 병원이 아니라, 사람을 살려야 좋은 병원이듯, 교회도 크다고 좋은 교회가 아니고, 사람을 살려야 좋은 교회라고 믿는다. JAMA(Jesus Awakening Movement for America) 집회를 통해서 그의 삶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다. 그는 사실 기자 수업을 하기 위해 미국에 왔다. 연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그는 학생 시절 불의한 세상에 눈감고 있는 기독교에 대해서 비판적이었다. 그러다가, 세상에서 성공하고 출세하려는 목적으로 유학을 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JAMA 집회를 통해서, “예수님은 내려오셨는데 왜 너는 자꾸 올라가려고만 하느냐?”는 음성을 듣고서 목회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모태 신앙이 아니었던 그는 신앙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가지고 유니온신학대학원(Union Theological Seminary)에 들어가게 되었고, 어떤 질문이라도 진지하게 받아주는 학풍 속에서 마음껏 의심해보고, 모든 것을 낯선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이 안믿어지는 사람들이 너무 잘 이해가 되며, 그런 분들이 너무도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그는 전형적인 목회의 길을 걸어 온 사람이 아니다. 유명한 대형교회에서 사역을 해 본 경험도 없다. 그는 단지 좋은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일념으로 교회를 개척했고, 개척보다 더 힘들다고 하는 교회 통합을 이끌었다. 그런데, 이렇게 특별한 것도 없고 내세울만한 것도 없는 평범한 목사를 청빙한 연합장로교회 성도님의 결정에 놀랐다고 말한다. 그러나, 개척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통합하는 마음으로 신중하고 진지하게 목회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여기에 있다고 그는 확신한다.

그는, 목사가 성도들을 탓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교회와 성도들은 주님이 기뻐하시는 좋은 교회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목사인 나 자신이 바르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바른 목회가 되려면 먼저 교회가 무엇인가를 알아야하는데, 간단하다. 교회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하셨던 일들을 계속 해나가는 예수님의 몸이다. 그러므로, 병든 사람을 치유하고, 상처입은 영혼을 보듬어주며, 죽은 사람을 살리셨던 예수님의 일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교회가 할 일이며, 목사는 바로 여기에 마음을 두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 그는 세 가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첫째는 하나님을 만나는 감격적인 예배이다. 최상의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 목사와 성도들이 온 힘을 다 쏟아야한다. 뿐만 아니라,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도 세밀하게 다듬어가야한다. 그래서 단상, 성가대와 찬양팀, 피아노의 위치를 포함해서, 예배 순서까지도 달라지고 있다. 권위적인 모습보다는 온 성도들이 하나가 되어 함께 드리는 감격적인 예배를 드리기 위함이다. 놀랍게도 성도님들이 그러한 변화를 흔쾌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 감사하고 있다.

두번째는 가슴을 나눌 수 있는 따뜻한 소그룹이다. 그는 소그룹이 성경공부모임이 아니고 삶을 나누는 곳이 되어야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믿지 않는 사람이나 이제 막 믿기 시작한 분들도 거리낌없이 나올 수 있는 곳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그가 섬기던 교회에서는 소그룹에 3년동안 편안하게 식사대접만 받던 분이 결국에는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았으며, 소그룹의 리더가 되고, 최근에는 안수집사까지 되는 사례가 있었다고 말한다. 따뜻함이 없으면 이런 일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지적인 훈련이다. 신앙이 단단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적인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 성경공부는 단순한 성경 지식의 전달로 그치면 안되고, 그것을 생활에 적용할 때 능력이 나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경공부가 경직되면 안되며, 어떠한 질문이라도 허용될 수 있는 열려있는 공간이 되어야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교회의 존재목적이 영혼 구원하여 제자를 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우리에게까지 복음이 전해진 것은, 예수님이 키우신 제자들 때문이 아닌가? 그래서 교회는 제자 삼는 일을 소중하게 여겨야한다. 그리고 그 제자들이 영혼을 구원하는 사명을 이루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부임후 두번째 설교에서 에스겔을 통해 마른 뼈들을 다시 살리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증거했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디트로이트에도 마른 뼈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이 직접 마른 뼈들을 살아나게 하셔도 될텐데 궂이 에스겔을 통해서 뼈들을 살아나게 하셨을까? 의원이 병자를 살리면 살아난 병자가 의원을 살리듯, 주님의 제자들이 사람을 살리는 일에 뛰어들 때, 제자들이 살아납니다. 반대로, 사람을 살리는 경험이 사라지면, 결국 교회가 무기력해지는 것입니다”라고 말한 그는 “이렇게 살아난 우리 성도님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디트로이트를 살리는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에게는 믿지 않는 사람들이 VIP이다. 그래서 교회에서 멀어진 사람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예수님 모르는 사람들을 보물처럼 생각한다. “교회는, 교회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고, 교회를 필요로 하는 사람, 예수님이 아니면 소망이 없는 사람들을 귀하게 여겨야합니다. 이렇게 우리 교회가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따뜻하고 행복한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행복하지 않으면, 예배도, 선교도, 자녀교육과 신앙의 성장도, 그 어떤 중요한 일들도 지속될 수 없습니다. 우리 교회가 이렇게 은혜가 계속해서 임하고 은혜가 계속해서 흘러나가는 그런 행복한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해길 목사와 아내 김지희, 장녀 김예슬, 차녀 김예나

mkweekl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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