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통치 철학부터 이해 해야
[이스트 랜싱=미시간교차로] 김택용 기자 = 김정일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치는 등 북한 상층부와 가깝게 접촉하던 김현식 전 평양 사범대학 교수가 미시간주립대한국학위원회의 초청으로 9일 특별 강연을 개최했다.
88년 러시아 국립 동방 어학원에서 러시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교육하다가 한국전때 잃은 누님을 남한 정보원이 시카고에서 러시아로 데려다 42년 만에 만나게 해준 것이 발각되어 북한으로 부터 귀국 지시를 받게 된 그는 남한으로 전향했다가 현재는 미국 버지니아 조지 메이슨 대학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 교수는 강의에서 북한의 통치체제를 정확히 이해해야 북한을 도울 수 있다고 말하고 4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북한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철저하게 신격화한다고 말했다. 성경에서 나오는 10계명 대신 북한에는 김일성에 대한 10계명이 있다고 밝힌 그는 북한에서 김일성은 하나님이고 김정일은 예수나 다름없다고 전했다. 김일성이 태어난 원년을 기준으로 계산하여 북한은 올해를 2010년이 아닌 98년으로 계산하고 있으며 33세에 죽은 예수보다 더 오래산 김일성이 더 위대하다고 교육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정치적 생명력을 철저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북한에서는 부모는 육체적인 생명을 주었지만 수령님은 정신적인 생명을 주었다고 믿고 있으며 따라서 무한한 충성을 바쳐야 한다고 주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셋째는 국민을 로버트처럼 만드는 것이다. 사고 하고 자율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게 하고 당에서 내리는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도록 만들고 있다.
넷째, 국민들의 불평과 불만을 절대적 적성국가인 미국에게 돌려 당이 회피하는 전략이다. 북한의 미국에 대한 적대감은 김정일을 후계자로 등극시키는데도 이용되었다고 한다. 1993년 미국이 핵확산 금지조치로 북한을 압박할 때 김일성이 장군들을 소집해 놓고 미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를 점검했다고 한다. 당시 김정일은 “북조선이 없는 지구는 필요없다”고 말하고 만약에 진다면 지구를 멸망시키겠다고 발언해 김일성 주석의 눈에 들었다고 전했다.
이런 북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북한 주민들에게 인권이 무엇인지 알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을 도울 때도 현명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 김 교수는 쌀보다는 강냉이를 주어야 주민들에게 전달될 것이며, 미국이나 한국이 주었다는 표시를 꼭 부착해 적성국가들이 왜 자신들을 돕는지에 대한 의문을 던져주어야 한다고 전했다. 또 그는 학생들이 기본적인 학용품이 모자라 고생하고 있으며 귀마개, 양말, 장갑같은 생활 필수품을 전달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금보다 물품을 보내야 하는 이유는 그래야 주민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이다. 북한에는 또 많은 의사들이 필요하며 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약품을 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영어 교사들도 많이 파견하고 북한을 국제 학술대회, 스포츠 교류를 통해 국제 사회에 대해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네바에서 교육을 받은 김정은이 집권하면 그의 국제감각 덕분에 북한은 많은 변화를 맞이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 김 교수는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 여러분의 자원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역사의 흐름은 어쩔 수 없기 때문에 북한이라는 댐은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있다고 말한 그는 5만의 미국 병사들이 목숨을 잃으며 지켜낸 한반도의 평화를 통일로 이어가는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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