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간의 여름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바람이 후끈 불어왔다. 지난 7월31일(일요일) 저녁 노바이 쉐라톤호텔에서 열린 케이파이 주최 커리어개발 세미나가 바로 그 진원지다. 미시간 한인 사회 내에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한인2세 학생들의 진로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마련된 이번 세미나는 고교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로 선택 시 고려할 사항과 면접 준비 시 필요한 사항을 주제로 한 아카데믹 커리어 개발 세미나이다.
사전 등록을 마친 학부모와 학생들이 100 여 명이 넘었을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등록 없이 당일 참석한 인원이 200여명이 훌쩍 넘었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 이번 세미나는 비즈니스, 메디컬, 정치. 법조계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인사들을 초정 선배들과 그들의 뒤를 따르고자 하는 후배들의 귀한 만남의 장소가 되었다. 또한 자녀들의 진로 결정과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조언에 함께 귀 기울이고자 하는 학부모들의 열기 역시 학생들 못지않게 가득했다.
이번 세미나를 주관한 케이파이 장기석 회장은 “한인 1세대와 2세대 사이와의 갈등을 줄이고 1세대들이 겪었던 실수를 줄여 2세들이 메인사회에 좀 더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유용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이번 세미나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하고 흔쾌히 초청에 응해준 강연인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 진로 선택 시 고려할 사항
이번 세미나의 강사로는 고수진 미시간대학교 Ross School of Business의 Admission 디렉터, 서동선 변호사, 토니윤 성형외과 의사, 고진규 Dykema Gossett Law Firm 파트너, 훈영합굿 미시간 상원의원, 빅터 김 레스토랑 오너 등 현재 미시간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이 초청되어 본인들이 학생시절 진로로 고민하던 경험과 현재의 직업을 갖게 된 동기. 과정 등을 진솔하게 밝혀주었다.
시골 같은 미시간이 싫었고, 절대로 한국남자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재 한국남자와 결혼해 미시간에 살고 있는 미시간 대학 어드미션 디렉터 고수진씨, 미시간의 시골동네 그린빌에서 자라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소셜에는 부족했던 자신의 부족함을 극복하고 CNN의 레이첼 레이 쇼 Dr. 90210에 출연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성형외과 의사 토니윤, 입양인 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고 당당히 미시간 상원의원으로 당선 된 훈영합굿, 의사가 되라는 부모님의 기대와는 달리 다양한 경험을 거쳐 현재 미시간에 4곳의 큰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거듭난 빅터김 등 초청 인사들은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자신과 같은 직업을 가지려는 후배들에게 알찬 조언들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이 주는 한결같은 조언은 ‘첫째 대학전공과 미래의 직장은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므로 다양한 각도에서 자신의 직장을 찾을 것, 둘째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GRE, GMAT, LSAT 등 자신의 진로에 필요한 테스트를 마쳐놓을 것, 셋째 자신이 평생을 만족하며 살 수 있는 가치, 우선순위(돈, 명예), 꿈은 무엇인지 확실히 해 둘 것, 넷째 가족, 친구 등 주위 사람들의 조언에 귀 기울일 것, 다섯째 비록 많은 돈을 받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경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턴쉽, 파트타임 등의 경험을 가질 것, 여섯째 세상엔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므로 지금의 선택이 완벽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릴 것’ 과 같은 현실적인 사항들이었다.
– 면접 준비 시 주의해야 할 사항
초청강사들의 강연과 질의문답에 이은 2부 순서로는 서동선 변호사의 진행으로 실제적인 인터뷰 스킬에 대한 특별 강연이 이어졌다. 막상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이라 하더라도 정작 중요한 인터뷰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면 사회생활이 어렵게 된다. 인생은 수 많은 인터뷰를 거치며 살게 되므로 인터뷰 스킬을 익혀 두는 것은 일생을 살아가며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직장인터뷰를 할 때 미리 신경 써야 할 점으로는 파워풀하게 이력서를 쓸 것, 자신을 조금이라도 부각시킬 수 있는 화법이나 차별화 방법을 강구할 것, 원만한 인간관계와 네트워크 구축에 힘쓸 것 등의 조언이 제시되었다.
또한 인터뷰 시 가장 중요한 사항은 첫인상. 첫 만남 7초-17초 사이에 그 사람에 대한 대부분의 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조사가 있는 만큼 첫인상을 좋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좋은 매너와 에티켓 또한 그 사람을 평가하는 커다란 역할을 하므로 몸짓이나 옷 가짐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시엔 가능하면 첫 번째나 마지막 대상이 되는 것이 유리하며 당일엔 인터뷰 이외의 어떤 계획도 잡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절대로 인터뷰 시간에 늦어서는 안 되며 인터뷰 도중 시계를 보지 말 것, 셀 폰을 꺼 놓을 것, 인터뷰가 얼마동안 이루어지는지 묻지 말 것, 땀에 젖은 손으로 악수 하지 말 것, 인터뷰 전에 화장실에 다녀 올 것 등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이 이어졌다.
가능한 한 좋은 인상을 주도록 애써야 하며 회사나 인터뷰 할 사람에 대해 구글이나 웹사이트에 들어가 미리 파악하고 간다면 훨씬 더 자신감 있는 인터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의 후속조치 또한 중요한데 카드나 이메일 등으로 정중히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도 자신의 존재를 한 번 더 부각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준비된 모든 순서가 끝난 후에는 각 강연자들에게 개인적인 상담을 하기 위한 긴 행렬이 이어졌으며, 선배들은 진심으로 자신들이 겪었던 실패를 거듭하지 않도록 하려는 정성스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세미나에 부모님과 함께 참석한 장혜윤 양(로체스터 거주)은 “평소 만나고 싶은 분들을 이번 세미나를 통해 만나 뵙고 진로 결정에 도움을 받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하고 “앞으로도 자주 이러한 기회가 만들어져 한인 2세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전했다.
보통 이민 1세대들은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하고 일하며 자녀들을 훌륭히 키워낸다. 그러나 막상 이렇게 자란 2세들은 미시간을 떠나 큰 도시의 대학으로 진학을 하여 그곳에서 터전을 잡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미시간에서 태어나고 자란 많은 인재들이 고향을 떠나가는 요즘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미시간으로 돌아와 미시간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는 선배들의 모습은 충분히 귀감이 되고도 남는 일이다. 부디 이러한 선배들과의 끈끈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많은 후배들이 그들의 뒤를 따르고 살만한 미시간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 것만으로도 이번 세미나의 의미는 충분히 찾고도 남을 것이다.
최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