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 KBS 90분 특별대담 중계

“발사체 쏜 북한 대화국면 찬물…불만은 대화의 장에서 밝혀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특별대담을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2주년 하루 전인 5월9일 저녁 8시20분부터 90분 동안 청와대 상춘재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특집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했다. 이날 대담이 진행되기 네 시간 전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대담이 취소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으나 문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대담은 예정대로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정치·외교·경제 분야에 대한 의중을 소상히 밝히는 등 현안에 비교적 충실했고 꼬여가는 북미 갈등 상황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내 등 현실적 고민도 진솔하게 털어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의 특별대담 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탄도 미사일 쐈다면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북한에 경고”
“북한, 북미회담 촉구 성격…거듭되면 대화·협상 어려울 것”

박근혜 사면 가능성 질문엔 “재판 확정 안 돼 말하기 어렵다”
“검찰 셀프개혁 안 된다는 게 국민 생각…겸허한 자세 가져야”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9일 취임 2주년 기념으로 청와대 상춘재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특집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90분간 출연해 정치·외교·경제 분야에 대한 의중을 소상히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2주년 하루 전인 5월9일 저녁 8시20분부터 90분 동안 청와대 상춘재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특집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했다.

국내 언론과는 처음으로 진행된 이날 대담은 네 시간 전 북한이 예고 없이 쏘아올린 단거리 미사일 탓에 초반 질문과 답변은 북한 관련 현안이 주를 이뤘다. 이날 이뤄진 총 70여 개의 질문 가운데 30여 개의 질문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방안에 집중됐다.

북한의 행위에 단호히 경고

문 대통령은 꼬여가는 북미 간의 갈등 상황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을 그대로 드러내면서도 갈수록 긴장 수위를 높이는 북한의 행위엔 단호한 어조로 경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협상과 대화의 국면을 어렵게 할 수 있다며 경고했고 비록 단거리라도 탄도미사일이면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도 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북한의 발사체 성격에 관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5월4일 이뤄진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 무기 및 단거리 발사체의 경우 자체적으로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피하려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문 대통령은 “오늘 발사체를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한 이유는 오늘은 평안북도에서 육지를 향해 발사를 했고, 두 발 중 한 발은 사거리가 400㎞가 넘었기 때문에 일단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5월4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 때 ‘미사일’이란 표현을 주저한 이유에 대해선 “지난번에는 고도가 낮고 사거리가 짧았기 때문에 미사일로 단정하기엔 이르다고 보고 계속 한미가 분석 중에 있었다”며 “오늘은 고도가 낮았지만 사거리가 길어졌기 때문에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이런 방식으로 북한의 의도를 여러 가지로 해석하게 만들고, 우려하게 만들고, 자칫 잘못하면 대화와 협상 국면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이런 선택을 거듭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의 이런 행위가 거듭된다면 대화와 협상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북한 측에 경고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비록 단거리라도 탄도 미사일이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는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 미사일을 겨냥한 것이었고,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문제 삼은 적은 없다. 그러나 안보리 결의에는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지 말라는 표현이 들어 있다”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남북군사합의 위반 여부에 대해선 “지금 남북 간에는 서로 무력사용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고, 훈련도 휴전선으로부터 일정구역 밖에서만 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지난번이나 이번 북한 발사체 발사는 그 구역 밖에 있고 군사합의 이후에도 남북이 함께 기존의 무기체계를 더 발달시키기 위한 시험발사 훈련을 계속해오고 있기 때문에 남북 간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거듭된 도발 의도에 대해선 “정확한 의도는 알 수 없지만 북한이 지난번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끝난 데 대해 상당히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미국이나 한국 양측에 일종의 시위성 성격이 있지 않은가 판단하고, 그와 함께 비핵화 대화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자하는 압박의 성격이 담겨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편으로는 조속한 회담을 촉구하는 성격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어쨌든 북한의 의도가 뭐라고 해도 결국 근본적 해법은 북미 양국이 조속히 마주앉는 것이다. 북한도 불만이 있다면 불만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일단 북한의 계획된 행동으로 보이지만 대화의 판을 깨지 않으려는 노력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며 “과거엔 이런 발사를 하면 굉장히 허세를 부리고 국제사회에 과시하며 위협적 표현을 했는데 이번엔 굉장히 로키로 발표하고 발사 방향이나 발사 지역도 미국·일본·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발사했기 때문에 북한도 한편으론 자기 의사를 표현하면서도 판이 깨지지 않도록 유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야정 상설 협의체 제안

문 대통령은 이날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식량지원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 인도적 지원에 대해 ‘절대적으로 축복한다는 말을 전해 달라. 그리고 그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걸 발표해 달라’고 여러 번 내게 부탁했다”고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고약한 일일 수 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난 김정은 위원장을 좋아한다. 좋은 관계에 있고 대화를 원하고 대화를 통해 잘 해결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은 식량난이 심각한 데 비해 한국은 우리 정부가 비축하는 재고미가 국내 수요를 훨씬 넘어서서 해마다 보관비용만 6000억 원 이상이 소요되는 실정”이라며 “그런 형편이어서 북한 동포들의 심각한 기아 상태를 외면할 수 없고 우리가 동포애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라도 식량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대북 식량지원 방침을 분명히 했다.

대북 식량지원 시 기대되는 효과에 대해선 “대화 교착 상태도 조금 열어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전폭적으로 지지를 표해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 식량지원 국회 동의와 관련해선 “일단 우리가 식량지원을 하게 되면 남북협력기금을 사용해야 하는데 나중에 국회에 보고도 해야 한다”며 “북한 식량지원 문제에 대해 가장 바람직한 건 지금 패스트트랙 때문에 여야 간 정국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데 그 문제를 별도로 해결하더라도 대북 식량지원에 대해선 대통령과 여야가 함께 모여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여야협의체 개최를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이 공수처법과 검·경 수사권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을 독재’라고 비판한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촛불민심에 의해 탄생한 정부에 색깔론을 더해서 좌파독재라고 규정짓는 것은 참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자유한국당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이어 “패스트트랙은 다수 의석을 가진 측에서 독주하지 못하게 하면서 야당은 물리적인 저지를 하지 않기로 하고 그 해법으로 마련한 것”이라며 “그래서 그 해법을 선택한 걸 갖고 독재라고 하는 건 정말 맞지 않은 이야기다. 그야말로 국회 선진화법의 혜택을 많이 누려왔는데 선진화법이 정한 방법을 부정해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원로들이 ‘대통령이 직접 여야 경색 국면을 풀라’고 조언한 데 대해선 “그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돌이켜보면 2년 전 약식 취임식을 하면서 취임식 이전에 야당 당사를 모두 방문했고 이후에도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자주 야당 대표들을 만나왔다. 아예 여야정상상설국정합의체를 만들어 고정적으로 만나기로 합의했고 그 시점이 지난 3월이었지만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것이기 때문에 저의 제안에 대한 야당 측의 성의 있는 대답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공직자 인사가 낙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는 데 대해서는 “인사 실패, 인사 참사라고 표현하는 부분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면서 “지금 이낙연 총리를 비롯해서 장관님들 잘하고 있지 않는가. 임명된 장관들이 의무를 제대로 못한다면 인사 실패겠지만 잘하고 있다면 인사 실패일 수가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심지어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분들도 좋은 평을 듣는 분들이 많다”며 “그렇다면 청와대의 인사검증 수준 문제인가, 아니면 인사청문회의 문제인가”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인사 실패라는 부분은 청와대 검증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때로는 있었다는 지적인 것 같고 그 점은 저도 겸허히 인정하는 부분”이라며 “보다 검증을 강화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사면 말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은 제1 야당이 내걸고 있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요구에 대해 “원칙적인 답을 드릴 수밖에 없고 재판 확정 전에 사면을 말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면서 “아직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면을 말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문 대통령은 또한 “일단 두 전임 대통령이 한 분은 지금 보석 상태지만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고, 아직 한 분은 수감 중인 상황에 대해서는 정말 가슴 아프다”며 “누구보다도 저의 전임자들이기 때문에 제가 가장 가슴도 아프고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공수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검찰의 반발에 대해서는 “검찰은 개혁의 당사자이고 이젠 셀프개혁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 국민들의 보편적 생각”이라며 “검찰은 보다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이라는 것은 법안이 통과된 것이 아니라 법안을 상정시키는 것”이라며 “앞으로 상임위, 국회 본회의에서 논의하게 되기 때문에 통과를 위해선 국회에서 두루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검찰도 법률전문 집단이고 수사기구이기 때문에 충분히 자신들의 의견을 밝힐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고 싶다”면서 “분명하게 검찰에게 말하고 싶은 건 공수처 법안, 수사권 조정안은 지금까지 검찰이 사정기구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혁방안으로 논의되는 것이다. 검찰은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지금까지 놓쳐왔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법무부 장관과 행자부 장관 사이에 공수처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는데 이번에 패스트트랙에 합의하기 위해 일부 수정된 부분이 있다. 특히 그 가운데 검찰의 피의자 신분조서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부분은 사실 검찰로서는 우려를 표시할 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는 필요하지만 우리 사법체계가 그 단계까지 충분히 준비됐느냐는 더 논의가 필요하고 법원 측의 의견도 들어볼 필요가 있고 다양한 의견수렴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주간현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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