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나는 이민자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재미동포 우주비행사 조니 김, 하버드 연설로 청중 울려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전직 네이비실 대원, 하버드 의대 출신 의사, NASA 우주비행사 라는 이력을 가진 재미동포 조니 김이 하버드 대학교 동문 행사 연단에 올라 깊은 울림을 전했다. 한국명 김윤진인 조니 김은 지난 6월 5일 하버드대 동문 행사에서 자신의 삶과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 그리고 이민자 어머니 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청중 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연설에서 “우주에서 내려다본 지구에는 국경선이 없었다”는 취지로 말하며, 인류가 모두 하나의 행성 위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강조했다. 국제우주정거장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우주에서 본 지구가 국가와 인종, 이념으로 나뉜 공간이 아니라 어둠 속에 떠 있는 하나의 푸른 행성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조니 김은 화려한 성공담 대신, 이민자 가정 의 아들로 자라며 겪은 상처와 성장의 이야기 를 꺼냈다. 그는 한국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넉넉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성장했고, 2001년 9·11 테러 이후 군 복무를 결심했다. 이후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대원으로 중동 지역에 파병돼 100회가 넘는 전투 작전을 수행했으며, 은성훈장과 동성 훈장 등 주요 훈장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힘은 강한 척하는 데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전쟁과 죽음, 응급실에서 마주한 생사의 순간들은 그에게 인간이 혼자 세상을 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 다. 그는 상처를 숨기지 않고 드러낼 수 있는 용기, 약함을 인정하는 겸손, 타인을 이해하려는 공감이야말로 가장 어려운 훈련이었다고 고백했다.

네이비실 복무 이후 그는 해군 장교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샌디에이고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했고, 이후 하버드 의과대학에 진학해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과 브리검 여성병원에서 응급의학 레지던트 과정을 밟으며 환자를 치료했지만, 그는 자신 역시 전쟁의 상처로 인해 치유가 필요한 사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하버드가 자신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은 의학 지식이 아니라 공감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2017년 조니 김은 NASA 우주비행사 선발 과정에 지원했다. 당시 지원자는 1만8천 명이 넘었고, 최종 선발자는 12명에 불과했다. 그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주비행사 후보로 선발됐으며, 이후 훈련을 거쳐 NASA 우주비행사로 활동하게 됐다. 현재는 미국의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다.

연설의 가장 큰 울림은 어머니에 대한 고백에서 나왔다. 그는 얼마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리며, 어린 시절 자신이 슈퍼히어로를 꿈꿨지만 이제 자신 에게 가장 위대한 영웅은 어머니라고 말했다. 낯선 나라로 건너와 가족을 위해 모든 어려움을 견뎌낸 한국인 이민자 어머니가 자신이 만난 어떤 전사보다 강한 사람이었 다는 것이다.

조니 김은 마지막으로 하늘을 향해 “엄마, 사랑해요”라고 말했고, 행사장은 숙연해졌다. 네이비실 대원도, 의사도, 우주비행사도 아닌 한 아들의 진심이 청중을 울린 순간이었다. 그의 연설은 성공의 비결보다 더 좋은 인간이 되는 법, 그리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왜 중요한지를 묻는 메시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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