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취업비자 신청자·기업에 큰 부담 주던 조치에 제동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미국 연방법원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H-1B 전문직 취업비자 신청 수수료 10만 달러 부과 조치에 제동을 걸었다. 조이시애틀 보도에 따르면, 법원은 이 조치가 행정부의 권한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H-1B 비자는 IT, 엔지니어링, 의료, 연구, 교육 등 전문직 분야에서 외국인 인력을 고용할 때 많이 사용되는 취업비자다. 기존에도 신청 비용과 변호사 비용이 적지 않았지만, 10만 달러 수수료가 추가될 경우 중소기업, 병원, 대학, 연구기관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법원의 판단은 “행정부가 의회의 명확한 승인 없이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법원은 H-1B 제도의 수수료 구조는 법률과 의회 권한에 의해 정해져야 하며, 행정부가 일방적으로 고액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판결로 H-1B를 준비하던 외국인 전문직 근로자와 고용 기업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특히 미국 내 인력난을 겪는 기술기업, 병원, 대학 등은 고액 수수료 부담 없이 기존 절차에 따라 H-1B 신청을 진행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이 문제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행정부가 항소할 가능성이 있고, 향후 의회가 별도 법안을 통해 H-1B 수수료나 신청 요건을 조정할 수도 있다. 따라서 H-1B 신청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USCIS 공지와 변호사 안내를 계속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번 판결은 H-1B 비자를 통해 미국에서 일하려는 외국인 전문직 근로자와 이들을 고용하려는 기업에 긍정적인 소식이다. 그러나 이민정책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만큼, 실제 신청 전에는 최신 규정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
트럼프 제동 걸기에 바쁜 미 법원들
관세·출생시민권·이민·DEI·연구비 삭감까지…“대통령 권한 어디까지인가”가 쟁점
트럼프 행정부 2기 핵심 정책들이 연방법원 과 연방대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을 받고 있다. 관세, 이민, 출생시민권, 연방 예산 집 행, DEI 폐지, 연구비 삭감 등 굵직한 사안 들이 소송 에 휘말리면서, 미국 정치의 중심 쟁점은 다 시 “대통령의 행정권 한계”로 옮겨가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야는 관세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 IEEPA를 근거로 광범위한 글로벌 관세를 부과했지만, 연방대법원은 2026년 2월 20일 이 법이 대통령에게 포괄적 관세 부과 권한 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관세 가 사실상 세금에 해당하며, 이런 중대한 권한은 의회가 명확히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이후 미국 세관당국은 IEEPA 근거 관세 징수를 중단했고, 이미 걷 은 관세 환급 문제도 후속 쟁점으로 남았다.
출생 시민권 제한 정책도 법원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인정하는 기존 해석을 제한하려 했지만, 여러 연방법원이 이를 차단했다. 제9연방항소법원은 해당 행정 명령이 위헌이라고 판단했고, 뉴햄프셔 연방법원도 전국적 효력을 갖는 집단소송 방식으로 시행을 다시 막았다. 이 사안은 수정헌법 14조 해석과 직결돼 연방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되는 대표적 사건이다.
이민 분야에서도 제동이 이어졌다. 남부 국경 에서 망명 신청을 사실상 제한하려는 정책, 제3국으로 신속 추방하는 정책, 특정 국가 출신 이민자의 신청 처리를 제한하는 정책 등이 법원 판단 대상이 됐다. 최근 보스턴 연 방법원은 수십 개 국가 출신 이민자 들의 체 류·입국을 어렵게 한 트럼프 행정부 정책을 무효화했다. 법원들은 공통적으로 행정부가 이민법상 절차와 권리를 지나치게 축소 했다고 보고 있다.
연방 예산과 연구비 삭감도 큰 쟁점이다. 트럼 프 행정부는 NIH, 즉 국립보건원의 연구 비와 대학·연구기관 지원금을 줄이거나 특정 DEI 관련 연구비를 중단하려 했지만, 법원은 상당 부분 위법 판단을 내렸다. 2026년 1월 항소법 원은 NIH 연구비 삭감 차단 명령을 유지 하면서, 해당 정책이 NIH 규정과 의회의 예산 지시를 위반했다고 봤다. 또 별도 소송 에서는 NIH가 DEI와 관련됐다는 이유로 10억 달러 이상 연구비를 임의 취소한 것이 위법하다는 판단도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DEI 폐지 정책도 법원 문턱을 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연방법원은 정부기관, 교육기관, 민간 보조금 수령자에게 DEI 프로그램 포기를 압박하는 일부 행정 명령의 집행을 막았다. 법원은 정책 문구가 지나치게 모호하고, 표현의 자유나 적법 절차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학교나 연구 기관에 연방자금 중단을 압박 수단으로 쓰는 방식은 여러 소송에서 문제가 됐다.
청정에너지 분야에서도 법원이 트럼프 행정 부 정책을 무효화했다. 2026년 6월 연방 법원은 풍력·태양광 프로젝트가 세액공제를 받기 어렵도록 만든 IRS 정책을 폐기했다. 법원은 IRS가 기존의 ‘착공 기준’을 바꾸면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 판결로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기존보다 넓은 방식으로 세액공제 자격을 주장할 수 있게 됐다.
트랜스젠더 관련 정책도 소송의 중심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트랜스젠더 군복무 제한, 미성년자 성별확정 치료 관련 병원 기록 확보, 수감자 배치 정책 등을 추진했지만, 일부 법원은 해당 정책들이 차별적이거나 과도하다고 보고 제동을 걸었다. 다만 이 분야는 사건별로 법원 판단이 엇갈리고 있어, 최종 결론보다는 “진행 중인 법적 충돌”로 보는 것이 정확하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을 단순한 정책 논쟁이 아니라 행정권과 사법권의 충돌로 본다. 트럼프 행정부는 선거 승리를 근거로 강력한 대통령 권한 행사를 주장하지만, 법원은 “의회가 정한 법률의 범위 안에서만 가능 하다”는 원칙을 반복해서 확인하고 있다. AP도 트럼프 2기 행정명령과 정책을 상대로 수백 건의 소송이 제기됐다고 집계하고 있다.
결국 법원이 막은 트럼프 정책들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대통령이 행정명령이나 기관 지침만으로 세금·예산·시민권· 이민절차· 차별금지·연구지원 같은 중대한 제도를 급격 히 바꾸려 했다는 점이다. 일부 사건은 이미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지만, 상당수는 아직 항소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