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습 벌레로 사는게 행복해요”

[블룸필드 힐즈=마이코리안] 김택용 기자 = 공인회계사 김형재씨의 외동딸인 김혜지 양(14세)이 최근 열린 5개의 미시간 지역 바이올린 경연대회을 싹쓸이하며 탁월한 재능을 과시했다.
먼저 작년 12월 17일에 열린 Clarence Phillips Memorial Scholarship Competition Award에서 우승이 시작이었다. 올 1월 21일에는 RSO(Rochester Symphony)Young Artists Competition에서도 우승을 차지했으며 3월 12일 열린 DSO(Dearborn Symphony)Young Artists Competition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김 양의 연승 행진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3월 15일 열린 BBSO(Birmingham-Bloomfield Symphony)Young Artists Competition과 3월 25일 열린 TMD(Tuesday Musicale of Detroit)Young Artists Competition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4개월만에 5개 대회를 석권한 것이다.
3살 반 부터 피아노를 처음 시작한 혜지양은 5살 반부터 시작한 바이올린에 푹빠져들었다. 아버지 김형재 씨는 “어렸을 때 부터 본인이 너무 좋아하는터라 계속 밀어주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말하고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너무 멀다”고 말했다. “아이의 이모부가 한국에서 유명한 성악가 최현수(바리톤)씨라 그런지 음악적인 소질이 있는 것 같다”며 멋쩍어 하는 김형재씨는 “뒷바라지해온 아내의 노고도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고 고백한다.
실력있는 선생님으로부터 사사를 받기위해 시카고로 3년동안 2주에 한번씩 달려가야 했다. 좋은 선생님이 있다면 뉴욕이건 미네소타건 마다하지 않았다. “아이가 좋아하지 않았으면 억지로는 못했을 것이다”라고 김형재씨는 회고한다.
김혜지 양은 하루에 3시간씩, 방학때는 8시간 씩 연습한다. 방학때가 되면 6주동안 음악캠프에 참여한다. 이렇게 레슨 스케쥴이 빡빡하다 보니 제대로 된 가족 여행도 한 번 가본적이 없다. 그동안 좋은 선생님들도 많이 만났다. 이름을 대면 다 알만한 명장들이지만 레슨비도 조금씩만 받으며 혜지양을 키우고 싶어했다. 예술인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닌가 보다. 선생님들도 돈보다는 재능있는 아이를 발견하고 키워나가는 기쁨에 도취되어 있는 것 같았다.
혜지양은 바이올린을 열심히 하다보니 집중력이 좋아져서인지 공부도 열심히 잘한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푹빠질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일찌감치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잡은 혜지양은 내년에는 칼라마주 대학에서 열리는 스툴버그 경연에 출전할 계획이다. 성인 아마추어들이 대거 출전하는 곳이라 쉽지 않은 대회이지만 그에게는 미찔것이 없다. 도전하는 그 자체가 너무 짜릿하기 때문이다.
이제 9학년(Andover High School)인 혜지양은 대학은 Curtis Institute of Music을 겨냥하고 있다. 음악계에서는 줄리아드 대학을 상위하는 정상급이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국제대회에서 입상해야 하고 정상급 오케스트라에도 발탁되어야 한다.
김혜지 양은 “앞으로도 변수가 많아서 어떻게 끝날지 모른다.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여정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 같다”고 의젓하게 말한다. 매일 매일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살아온 지난 날도 귀중하지만 앞으로 어떤 인연과 기회가 그녀앞에 펼쳐질지 혜지양은 설레여서 참을 수가 없다.
공립학교 교육만 받으면서 음악 캠프를 통해 좋은 스승들을 만나며 후회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김혜지양, 미래의 바이올린 거장이 지금 미시간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것이 벌써부터 자랑스러워 진다. Way to Go Hae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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