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십계명 들여다 보기 (3)

제3계명: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

창세기에서 계시록에 이르기까지 성경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이 성경적 인물들 가운데 많은 인물들의 이름은 대체로 그들의 출생 배경과 특성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인류의 조상 아담은 히브리어로 “흙”이란 뜻인데, 이것은 아담과 그 이후 모든 인간들의 근원이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창2:7).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손자인 야곱의 이름은 야곱이 태어날 때 형 에서의 발꿈치를 잡고 태어난 것처럼 “발꿈치를 잡은 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창25:26). 실제로 야곱은 자기 주변의 사람은 물론 심지어 하나님 앞에서까지 잔꾀를 부리며 자신의 삶을 이어갔습니다. 그리스도의 이름인 예수는 “하나님의 구원”이라는 뜻인데 실제로 예수님은 모든 인류의 구원자가 되십니다 (눅1:31).

앞서 언급한 모든 이름들은 “예수”를 제외하고는 모두 부모님들이 지어준 이름들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의 이름은 누가 지어줄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이름을 지어줄 특별한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요? 모든 만물의 창조자요 주관자가 되시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이름을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알려주시기 전에는 우리는 하나님의 이름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자신의 이름을 인간에게 알려 주셨습니다. 출애굽기 3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애굽에 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기 위해 모세를 부르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모세는 물었습니다. “하나님, 애굽에서 종살이를 하고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저에게 묻기를 하나님 당신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하겠습니까?” (출3:13)

첫째, 하나님께서는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라고 하셨습니다 (출3:14). 여기서 “스스로 있는 자”란 히브리어로 “에흐예” 즉 “있는 자”란 뜻인데, “에흐예”의 기본동사는 “하야”(있다 to be)입니다. 인간을 포함해서 모든 것들은 하나님께서 지으신 것이고 따라서 하나님의 보호와 섭리에 의존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른 어떤 것의 힘을 빌어서, 다른 어떤 것에 의존해서 존재하시는 분이 아니라 그냥 그기 계신 분, 스스로 계신 분, 스스로 만족하시는 분입니다.

둘째,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는 말씀에 덧붙여서, “나는 너희 조상의 하나님 곧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 여호와라”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출3:15). 하나님은 전능과 위엄의 하나님이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백성을 구체적인 장소와 구체적인 시간에 부르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백성을 구체적으로 부르시고 훈련시키시고 의의 길을 걷도록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인도하십니다. 이렇게 우리들의 구체적인 삶 속에 찾아오셔서 인격적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특성을 표현하는 것이 “여호와” 즉 스스로 있는 자란 이름의 의미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거룩한 하나님의 이름을 다양한 형태로 잘못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상 생활 가운데 우리는 무심결에 하나님의 이름을 남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종교개혁의 시대에 어른들은 젊은이들이 “My God!”이나 “My Jesus!”를 아무 생각 없이 남용하는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오늘날은 어떻습니까? “Oh, my God!”이나, 좀더 강하게 “God damn it!”과 같은 표현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또는 어떤 것이 자신에게 불쾌감을 줄 때, 그 상황이나 대상을 향해 저주를 퍼붓는 말입니다. 이런 종류의 표현들이 영화나 드라마에 많이 나오지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장난으로라도 하나님의 이름을 함부로 남용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뜻”(God’s will)이란 말도 우리는 조심해서 써야 합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가 계획하고 추진하는 일이 성취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의 응답받지 못한 기도처럼 (고후 12:7-10), 우리들이 생각하고 계획한 일들이 하나님의 뜻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심지어 때로는 반대되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를 함부로 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하는 것은 듣는 이로 하여금 확신을 갖도록 하는 화술적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이름을 자신의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 이런 식으로 이용해서는 곤란합니다.

정리하자면, “여호와 하나님”은 창조자로서의 하나님의 권능과 구체적인 삶 가운데 함께하시는 은혜를 함께 표현하는 영광스럽고 소중한 이름이기 때문에 그 이름을 오용 및 남용함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을 훼손하지 말아야 합니다. 시편 29:2은 여호와께 그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돌리며 거룩한 옷을 입고 여호와께 예배할지어다라고 합니다 (참고: 66:2; 96:8). 우리는 제3계명을 문자적으로만 받아들여 단지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않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 걸음 더 나아가 찬양과 기도 그리고 선한 행실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이 영화롭게 드러나도록 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가르쳐 주신 기도의 첫 구절처럼, 우리는 우리들의 궁극적인 아버지가 되시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히 여기고 (마6:9) 영화롭게 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그 이름이 하늘 생명책에 기록될 것입니다 (계3:4-5).

문성준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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