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보주의자들의 불관용, 2 라운드

소수 국민들의 종교적 신념을 보호하기 위한 인디애나의 종교 자유 보호법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은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와 같은 법을 제정하고자 하는 이유다. 현대의 좌익 성향 정치 세력은 미국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는 다수주의를 버리고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사회적 모델을 채택, 어떤 반대도 일절 허용하지 않는다.

지난 목요일 종교 자유 보호법이 의회에서 통과되었다. 이 법안을 승인한 펜스 주지사는 결코 차별을 허용하고자 하는 법안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런 발언도 인디애나폴리스 언론으로부터 우호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지는 못했고, 종교 자유 보호법으로 인한 소통은 1965년 무렵의 셀마 사태처럼 묘사되었다.

오래 전 1965년 셀마에서는 법적인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혹은 당연한 사실을 알리기 위한 운동이 시작되었음에 착안한 묘사다. 그러나 이처럼 소동을 벌이는 데에는 전통적인 도덕적 잣대를 따박따박 들이대는 일이 아직도 허용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경고하거나 그러한 사고방식을 버리도록 하려는 정치적인 목적이 숨어있다.

인디애나 주의 워커턴은 인구 수가 2,144명인 도시다. 그곳에서 한 가족이 경영하는 피자 가게에 있었던 일을 살펴보자. 한 지방 방송국 리포터가 식당마다 직접 돌아다니며 동성애자의 결혼식을 위한 케이터링 서비스 신청에 어떻게 대답할지를 물어보았다.

헌데 메모리즈 피자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가게를 운영하면서 한 번도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는 순진한 사람들이어서, 동성애자의 결혼식을 위해 피자를 준비해줄 수 있느냐는 지어낸 질문에 너무 솔직하게 그런 일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후 메모리즈 피자는 순식간에 편협한 반동성애 업체라는 식으로 케이블 뉴스와 인터넷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됐고, 소셜 미디어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어 마치 식당 문턱에서 손님의 성적 기호를 확인하고 검열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매도됐다. 결국 이 작은 식당은 소란통 가운데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 반대로 피해에 대해 보상해주고자 하는 사람들이 수만 달러를 기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메모리즈 피자의 사연은 미국 시민 사회에 대한 불신을 자아낸다. 지금까지 우리는 미국 시민 사회가 종교적, 성적인 신념이 어떻든지 간에 모든 종류의 사람들에 대해 관용을 베풀 수 있을 만큼 건전하고 온후하다고 믿어왔는데 말이다.

공식적으로는, 연방 및 정부의 종교 자유 보호법 일명 RFRAs는 동성애자 인권과는 거의 상관이 없으며 대부분의 종교와 관련된 조항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없다. 종교 자유 보호법은 단순히 정부에서 국익을 위한다며 종교적 의례에 대한 신념을 침해하는 행위에 최소한의 제약을 가하길 요청하고 있을 뿐이다.

종교 자유 보호법에 대한 논의는 흔히 다음과 같은 사례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수염을 기를 수가 없는 무슬림 죄수, 2000년부터 시행된 시카고 도심 지역 교회의 홈리스들을 위한 급식 제공을 금지하는 규제법, 그리고 2010년 주민들로부터 너무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왔던 애리조나의 편종 얘기 등이다.

또 2005년, 국세청에 총격을 당한 시크 교도의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키르판을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총격을 받았는데, 키르판이라는 이 작은 단검은 시크 교에서는 정의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어쨌든, 인디애나의 개정안은 종교 자유 보호법이 결코 기업에서 성적인 기호나 성적 정체성을 이유로 기업이 고객에게 “서비스, 시설 및 공공시설, 주거 시설, 상품”의 이용이나 “주거”를 거부할 권한을 부여하는 법은 아님을 명백히 밝혔다.

이는 다분히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선포인데, 사실 종교 자유 보호법이 나오기 전에도 그런 짓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여튼 인디애나 주의 공화당 의원들로서는 경제적인 손실을 우려하다보니 이런 제스춰라도 취해야지 별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펜스 주지사로서는 혼란 속에 양보를 할 수 밖에 없었으니 마냥 좋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인디애나 주는 현재 자기들 기준의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민주당 및 기업의 불공정한 권력 남용 행위에 대응하는 중이다. 백악관 대변인 조쉬 어니스트는 종교 자유 보호법이 “차별을 합법화”한다며 사실과 다른 잘못된 발언을 했다.

코네티컷과 같은 일부 주에서는 자기들 나름의 종교 자유 보호법을 적용해 주 재정으로 인디애나 주에 출장을 가는 행위를 금지했다. 애플과 인디애나 기반의 디젤 엔진 제조사인 커민스 등을 포함한 많은 기업이 종교 자유법에 대한 맹렬한 비난을 가하고 있다.

헌데, 생각 좀 해보자. 진보라 하는 쪽에서는 우리들에게 몇 번이고 기업은 사람이 아니고, 사람이 아닌 기업은 정치와 관련된 발언을 할 자격이 없다고 얘기해왔다. 하지만 오늘 날 팀 쿡은 애플을 대표해 인디애나 사람들에게 도덕적인 설교를 했다는 이유로 찬사를 받는다. 진보와 같은 의견이기 때문이다.

아마 인디애나 주를 비판한 팀 쿡이나 다른 기업 대표는 중국이나 그 외 다른 나라에서도, 인권이 짓밟히거나 게이 혹은 레즈비언 같은 동성애자에게 적대적인 곳이라면 마찬가지로 사업을 철수할지 고민해봐야 마땅하다.

선의에서 우러나오는 비판이라해도 플로리스트, 제빵업자, 사진가, 가수와 같은 결혼 산업계의 자영업자들은 비난을 받을 대상에서 빼줘야 마땅해 보인다. 우리 입장에서 봤을 때 헌법 수정 조항 제 1조에 의해서 이들의 말과 행동의 자유는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헌데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위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성애자 결혼식과 관련된 일을 안 할 수가 없고, 그런 일은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자영업자가 거의 없다는 것을 진보파에서는 정말 모른단 말인가?

이렇게 생각해보자. 한 미국 원주민이 인디안을 폄하하는 마스코트가 실린 전단을 인쇄하도록 법적으로 강제한다든가, 환경주의자인 도급업자인데 화력 발전소에서 일을 해야 한다면 어떻겠는가?

벌금형에 처하거나 소수의 일반 시민에게 강압을 행사하는 일은- 더군다나 그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누군가에게 해를 끼친 것도 아닌데 정치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반대 의견을 제시한다고 해서 그러는 것은 아주 부당한 폭력이다.

***

양자 물리학의 원칙대로라면, 금지되지 않은 모든 일은 다 의무적인 일이다. 그리고 사회적 진보주의자들은 이러한 원칙을 정치에 강요하고 있다. 하지만 곧 이런 선택을 후회하게 될 게 당연한다.

동성애자 결혼에 대한 국가적으로 인식 개선 운동이 있을 때, 진보주의자들은 대중들의 인식을 성공적으로 바꾸기 위한 수단으로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하거나 사랑이나 관용과 같은 가치를 강조했다. 그런데 만약 들이 “평등”이라는 단어를 종교적인 자유를 짓밟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그들이 말하는 선의는 그 빛을 잃게 될 것이다.

출처: 케이어메리칸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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