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 가장 후회할 은퇴준비 10가지

오늘이 2036년이라고 상상해보자.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2026년의 나 자신에게 조언할 수 있다면 과연 무엇이라고 말할까.
“그 주식을 샀어야 했어.”
“그때 집을 하나 더 샀어야 했어.”
물론 이런 아쉬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은퇴를 경험한 사람들이 실제로 크게 후회하는 것은 최고의 투자 기회를 놓친 일이 아니라, 준비할 시간이 충분했는데도 결정을 미뤘던 것일 가능성이 더 높다.
은퇴준비에서 10년은 생각보다 긴 시간이지만, 지나고 보면 놀랄 만큼 짧다.
2036년의 내가 후회할 가능성이 높은 열 가지를 지금 생각해보자.
1. “투자는 조금 더 있다가”라고 미룬 것
시장은 언제나 불안하다. 금리가 높으면 금리 때문에 기다리고, 주가가 오르면 너무 비싸다고 기다리고, 주가가 떨어지면 더 떨어질까 봐 기다린다. 그러다 보면 몇 년이 지나간다. 은퇴자산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완벽한 투자 타이밍보다 시장에 참여한 시간이다.
복리는 돈뿐 아니라 시간에도 투자한다. 10년 뒤 가장 아쉬운 것은 주가가 떨어졌던 몇 달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은 몇 년일 수 있다.
2. 현금을 너무 많이 들고 있었던 것
현금은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일정한 현금보유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돈을 장기간 현금으로 두면 인플레이션이라는 또 다른 위험을 만나게 된다.
물가가 매년 조금씩 오른다면 같은 10만 달러로 살 수 있는 물건과 서비스는 계속 줄어든다. 안전하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돈을 움직이지 않는 것도 하나의 투자결정이다.
3. Social Security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 것
Social Security는 미국 은퇴생활의 가장 중요한 기둥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그것이 은퇴생활 전체를 책임져 주지는 않는다.
주거비, 의료비, 보험료, 식료품, 자동차 유지비는 계속 올라간다. 따라서 은퇴 후에는 Social Security 외에도 IRA와 401(k), 투자계좌, 연금, 배당이나 이자소득 등 여러 소득원이 필요하다.
2036년의 나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월급이 사라진 뒤 들어오는 돈을 미리 만들어둘 걸.”
4. 세금은 나중에 생각하면 된다고 여긴 것
많은 사람은 은퇴준비를 “얼마를 모았는가”로 평가한다. 그러나 실제 은퇴에서는 “그 돈 가운데 얼마를 사용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Traditional IRA와 401(k)에서 인출한 돈은 일반적으로 과세소득에 포함된다.
RMD가 시작되면 원하지 않아도 자금을 인출해야 할 수 있고, 소득이 높아지면 Social Security 과세나 Medicare IRMAA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은퇴 전 비교적 소득이 낮은 시기에 Roth conversion을 분산해 활용하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은퇴계획에는 반드시 tax planning이 포함되어야 한다.
5. 한두 종목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한 것
좋아하는 회사와 좋은 투자는 반드시 같은 것이 아니다. 한 기업이 아무리 훌륭해 보여도 예상하지 못한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기술변화, 경기침체, 규제, 경쟁자의 등장 하나가 기업의 미래를 크게 바꿀 수 있다. 특히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한 종목이나 한 산업에 자산이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다면 위험이 커진다.
30대에는 시장 폭락 후 기다릴 시간이 있지만 70대에는 생활비를 위해 자산을 인출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은퇴자에게 diversification은 수익률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일 수 있다.
6. 의료비와 Long-Term Care를 준비하지 않은 것
은퇴계획에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지출 가운데 하나가 건강 관련 비용이다. 65세 이후 Medicare가 시작되더라도 모든 의료비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장기요양이다. Home care, assisted living 또는 nursing home이 필요해지면 비용은 상당할 수 있다. Long-Term Care 준비는 반드시 보험을 산다는 뜻은 아니다. 보험과 개인자산, 가족지원, 거주형태를 포함해 “누가 나를 돌보고 그 비용은 어디에서 나올 것인가”를 미리 생각하는 것이 핵심이다.
7. 배우자와 돈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 모든 재정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사람이 먼저 사망하거나 건강이 악화되면 남은 배우자가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어떤 은행에 돈이 있는지, IRA는 어디에 있는지, 보험은 무엇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다. 좋은 재정계획은 숫자만 정리하는 것이 아니다. 배우자가 혼자 남더라도 생활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유하고 준비하는 과정이다.
8. Estate Planning을 계속 미룬 것
“나는 재산이 많지 않으니 아직 필요 없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estate planning은 부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Will, trust, beneficiary designation, power of attorney, healthcare directive 등을 적절하게 준비해두면 가족들이 훨씬 어려운 상황을 피할 수 있다.
특히 IRA, 401(k), 생명보험의 beneficiary가 오래된 상태로 남아 있지는 않은지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가족에게 남겨야 할 가장 중요한 유산 가운데 하나는 정리된 재정상태다.
9. 은퇴한 뒤에도 돈을 쓰지 못한 것
은퇴준비에는 매우 흥미로운 역설이 있다. 돈이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충분한 돈을 모아놓고도 평생 쓰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60대와 70대 초반에는 여행도 하고 새로운 경험도 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80대에 접어들면 자산이 충분해도 건강 때문에 하지 못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은퇴계획의 목적은 계좌의 마지막 숫자를 최대한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돈을 가장 필요하고 의미 있는 시기에 사용하는 것 역시 훌륭한 자산관리다.
10. 가장 큰 후회 – 시작하지 않은 것
2036년의 내가 2026년을 돌아보며 가장 후회할 일은 무엇일까. 아마 투자수익률이 1% 부족했던 것도 아니고 최고의 주식을 놓친 것도 아닐 것이다. 그때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행동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후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 Financial plan을 만들지 않았다.
- IRA를 점검하지 않았다.
- 보험을 검토하지 않았다.
- Beneficiary를 확인하지 않았다.
- 배우자와 은퇴생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다음에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10년이 흘렀다.
은퇴준비에는 완벽한 시점이 없다.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금리가 얼마가 될지, 세법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10년 뒤의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은 오늘 시작한 준비다.
2036년의 내가 2026년의 나에게 한마디를 할 수 있다면 아마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
“돈을 더 벌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시간이 있을 때 네 돈의 방향을 정하라고 말하고 싶다.”
은퇴준비는 미래를 맞히는 일이 아니다. 미래가 어떻게 오더라도 견딜 수 있도록 오늘을 준비하는 일이다.
김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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