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에게 이름·주소·전화번호까지 노출되는 시대…온라인 개인정보부터 정리해야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김 선생님 맞으시죠? 미시간에 거주하시고 전화번호 끝자리가 ○○○○ 맞으시죠?”
상대방이 자신의 이름뿐 아니라 집 주소와 전화번호, 가족 이름까지 알고 있다면 순간적으로 신뢰하기 쉽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최근 온라인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수법 가운데 하나다.
문제는 이러한 개인정보 상당수가 해킹을 통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합법적으로 검색할 수 있는 정보라는 점이다.
미국에는 Whitepages, Spokeo, BeenVerified, TruePeopleSearch, FastPeopleSearch 등 이른바 ‘People Search’ 또는 데이터 브로커 사이트가 수없이 존재한다. 이름 하나만 입력해도 현재 또는 과거 주소, 전화번호, 나이, 가족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이름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 정보들이 사기꾼에게는 훌륭한 재료가 된다.
먼저 자신의 이름부터 검색해야
개인정보 보호의 첫 단계는 의외로 간단하다. Google에서 자신의 이름을 직접 검색해 보는 것이다.
영문 이름을 따옴표 안에 넣어 검색하고, 여기에 거주 도시나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를 함께 입력해 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방식이다.
“John Kim” Michigan
“John Kim” Detroit
“John Kim” + 전화번호
개인 이메일 주소
본인의 휴대전화 번호
특히 자신의 전화번호를 그대로 Google에 입력해 보면 어떤 사이트들이 개인정보를 가지고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검색 결과에 집 주소와 전화번호 등이 나타난다면 해당 사이트의 Opt-out, Remove My Information, Suppression 등의 메뉴를 찾아 삭제 요청을 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확인할 만한 사이트로는 Whitepages, Spokeo, BeenVerified, TruePeopleSearch, FastPeopleSearch, PeopleFinders, USSearch, Nuwber, Radaris, MyLife, PeopleLooker, TruthFinder, Intelius, Instant Checkmate 등이 있다.
Google에서 지웠다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Google이 제공하는 Results about you 기능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전화번호, 집 주소, 이메일 주소 등이 Google 검색 결과에 나타나면 삭제를 요청할 수 있고 새로운 검색 결과가 발견됐을 때 확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있다.
Google 검색 결과에서 없어졌다고 해서 원래 정보를 가지고 있던 웹사이트에서도 정보가 삭제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Whitepages에 집 주소가 등록되어 있는데 Google에서 검색 결과만 삭제했다면 Whitepages에는 여전히 정보가 남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가장 안전한 방법은 Google 검색 결과 삭제와 원본 사이트 삭제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다.

무엇부터 지워야 하나
개인정보라고 해서 모두 같은 위험도를 가진 것은 아니다.
사기 방지를 위해 특히 우선적으로 숨겨야 하는 것은 개인 휴대전화 번호, 개인 이메일, 집 주소, 생년월일, 가족 이름, 과거 주소와 가족 전화번호다.
사기꾼은 이런 정보를 하나씩 모아 피해자를 설득한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본인의 주소와 배우자 이름까지 알고 전화를 걸어 “은행 보안팀에서 연락했다”고 하면 전화를 믿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최근에는 여기에 인공지능 음성복제 기술까지 결합되면서 가족을 사칭하는 사기도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업무용과 개인용 연락처를 분리하라
사업을 하거나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은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완전히 숨기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공개용 연락처와 금융계좌용 연락처를 분리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웹사이트, 명함, 소셜미디어에는 업무용 전화번호와 이메일을 사용하고, 은행·투자계좌·신용카드·통신사 본인 인증 등에 사용하는 개인 이메일과 전화번호는 가급적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Facebook과 LinkedIn 등에서도 생년월일 전체, 가족관계, 개인 전화번호, 집 주소 등을 공개할 필요는 없다.
여행 중이라는 사실을 실시간으로 공개하는 것도 피하는 편이 안전하다.
신용정보 동결도 강력한 방어책
개인정보가 이미 여러 곳에 노출됐다고 걱정된다면 Equifax, Experian, TransUnion 등 미국 3대 신용평가기관에서 **Credit Freeze(신용정보 동결)**를 설정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Credit Freeze를 한다고 기존 신용카드나 은행계좌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누군가 훔친 개인정보를 이용해 자신의 이름으로 새로운 신용카드나 대출계좌를 만드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필요할 때 본인이 일시적으로 동결을 해제했다가 다시 설정할 수도 있다.
개인정보 삭제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온라인 개인정보 삭제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은 한 번 삭제했다고 영원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데이터 브로커들은 여러 공개 기록과 상업 데이터베이스에서 정보를 다시 수집하기 때문에 몇 달 후 개인정보가 다시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최소한 6개월 또는 1년에 한 번은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다시 검색해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인터넷 시대에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완전히 감추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기꾼이 Google에서 이름 몇 번 검색하는 것만으로 집 주소, 전화번호, 가족관계까지 알아낼 수 있는 상황과, 여러 단계를 거쳐야 겨우 일부 정보를 찾을 수 있는 상황에는 큰 차이가 있다.
개인정보 보호의 목적은 인터넷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사기꾼이 나를 쉬운 표적으로 삼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지금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한번 검색해 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