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미시간=김소영 기자] 미국 은퇴자들에게 소셜시큐리티(Social Security)는 단순한 정부 보조금이 아니다. 수십 년간 급여에서 세금을 납부한 뒤 은퇴 후 돌려받는 가장 기본적인 노후소득이다. 특히 별도의 연금이나 충분한 은퇴자산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사실상 생활을 지탱하는 마지막 버팀목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소셜시큐리티 기금이 고갈된다”, “혜택이 20% 이상 삭감될 수 있다”는 보도가 계속 나오면서 은퇴를 앞둔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과연 소셜시큐리티는 정말 없어지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소셜시큐리티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무런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금 약속된 급여를 100% 지급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미 사회보장국(SSA)이 발표한 2026년 Social Security Trustees Report에 따르면 은퇴자와 유족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OASI(Old-Age and Survivors Insurance) 신탁기금은 2032년 4분기까지는 예정된 급여를 100%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 이후 준비된 적립금이 소진될 경우 당시 들어오는 세금만으로는 예정된 급여의 약 78% 정도만 지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장애보험까지 포함한 전체 Social Security OASDI 시스템을 기준으로 보면 2034년까지 전액 지급이 가능하고 이후에는 약 83%가 지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을 쉽게 설명하면 월 $2,000의 Social Security를 받을 예정인 은퇴자가 있다고 가정할 때, 아무런 정책 변화가 없다면 급여가 약 $1,560 수준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신탁기금이 고갈된다”는 말은 Social Security가 파산하거나 수표가 완전히 끊긴다는 뜻이 아니다.
현재 근로자와 고용주는 계속해서 급여의 일정 부분을 Social Security payroll tax로 납부하고 있다. 앞으로도 사람들이 일을 하고 세금을 내는 한 Social Security에는 계속 돈이 들어온다. 문제는 들어오는 돈보다 지급해야 할 은퇴급여가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왜 돈이 부족해지는가?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인구구조 변화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규모로 은퇴하면서 Social Security를 받는 사람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반면 출산율 하락으로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젊은 인구의 증가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
과거에는 한 명의 은퇴자를 여러 명의 근로자가 뒷받침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그 비율이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의 문제는 소득 증가가 고소득층에 집중되면서 전체 미국인의 소득 가운데 Social Security payroll tax가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2026년 기준 Social Security 세금이 적용되는 소득 한도는 $184,500이다. 그 이상을 버는 소득에는 Social Security payroll tax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부는 손을 놓고 있을까?
역사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1983년에도 Social Security는 심각한 재정위기를 맞았다. 당시 신탁기금이 소진되기 불과 몇 달 전까지 갔지만 결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타협해 payroll tax를 조정하고 은퇴연령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등의 개혁을 실시했다.
이번에도 여러 해결책이 논의되고 있다.
고소득자에게 Social Security tax를 더 부과하거나 현재의 과세소득 상한선을 높이는 방안, payroll tax율을 조정하는 방안, 정상 은퇴연령을 높이는 방안, 고소득 은퇴자의 혜택을 조정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이다.
어떤 해결책이 선택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Social Security가 미국 정치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의회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은 채 모든 은퇴자의 급여를 갑자기 20% 이상 삭감하도록 방치할 가능성 역시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
은퇴 준비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위험한 생각은 두 가지다.
하나는 “Social Security는 없어질 테니 아예 기대하지 말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정부가 어떻게든 해결할 테니 지금 약속된 금액을 그대로 받을 것이다”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현명한 은퇴계획은 그 중간에 있다.
Social Security를 노후생활의 중요한 기본소득으로 생각하되, 그것 하나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401(k), IRA, 개인 투자계좌, 연금(annuity), 저축, 부동산 등 여러 소득원을 함께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앞으로 은퇴를 앞둔 사람들에게는 62세부터 Social Security를 받을 것인지, Full Retirement Age까지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70세까지 연기해 최대한 많은 급여를 받을 것인지도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소셜시큐리티의 위기는 “내일 연금이 사라진다”는 위기가 아니다.
하지만 2032년이라는 시점은 이제 먼 미래도 아니다. 정치권이 해결책을 마련할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개인 역시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결국 가장 안전한 은퇴전략은 하나다.
Social Security는 믿되, Social Security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