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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왜 이렇게 피곤하지? 범인은 내가 먹는 약일 수도 있다

나이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던 피로감과 졸림, 무기력감이 실제로는 복용 중인 약의 부작용일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요즘 왜 이렇게 피곤하지?”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단순히 노화나 수면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매일 복용하는 약이 피로와 졸림의 원인일 수 있다.

AARP는 최근 일부 흔한 처방약과 일반의약품이 피로감, 무기력, 졸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러 종류의 약을 동시에 복용하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에서는 이러한 부작용이 겹치면서 일상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표적인 약물군 가운데 하나는 혈압약이다.

베타차단제 계열의 metoprolol, atenolol, carvedilol 등은 심박수를 낮추고 심장의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일부 사람에게는 기운이 없거나 쉽게 피곤해지는 느낌을 줄 수 있다. lisinopril 같은 ACE 억제제나 amlodipine 같은 칼슘채널차단제, hydrochlorothiazide와 같은 이뇨제 역시 개인에 따라 피로감과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이뇨제는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이 생기면 피로감이 심해질 수 있다.

알레르기약도 주의해야 한다.

Benadryl로 잘 알려진 diphenhydramine을 비롯해 chlorpheniramine, doxylamine, hydroxyzine 같은 오래된 세대의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을 유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 약물은 알레르기 증상을 줄이는 대신 뇌의 각성 상태에도 영향을 미쳐 낮 동안 졸리거나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특히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약을 수면 보조제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고령자의 경우 혼란, 기억력 저하, 낙상 위험이 커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도 피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amitriptyline, doxepin, mirtazapine과 같은 일부 항우울제는 진정 작용이 있어 졸림을 유발할 수 있다. Xanax, Klonopin, Valium, Ativan 등 benzodiazepine 계열의 항불안제 역시 신경을 안정시키는 효과와 함께 반응속도와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진통제와 근육이완제도 빼놓을 수 없다.

morphine, fentanyl, oxycodone 같은 opioid 진통제는 통증을 강하게 억제하지만 동시에 중추신경계 활동을 낮춰 졸림과 무기력을 일으킬 수 있다. baclofen, cyclobenzaprine, carisoprodol, methocarbamol 같은 근육이완제도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대신 상당한 졸림을 가져올 수 있다.

문제는 한 가지 약보다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할 때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혈압약과 항히스타민제, 항불안제, 진통제를 동시에 복용한다면 각각의 진정 효과가 겹쳐 피로감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특히 고령자의 경우 약물이 체내에서 분해되고 배출되는 속도가 느려질 수 있어 같은 용량이라도 부작용이 더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약물 부작용은 단순히 “기운이 없다”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운전 중 반응속도가 느려질 수 있고, 계단을 오르거나 밤중에 화장실에 갈 때 균형을 잃어 넘어질 위험도 증가한다. 심한 경우 기억력이나 판단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약 때문에 피곤하다고 느껴질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약을 임의로 끊지 않는 것이다. 혈압약, 항우울제, 항불안제, 진통제 등은 갑자기 중단하면 오히려 건강에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신 현재 복용하고 있는 모든 처방약과 일반의약품, 보충제 목록을 의사나 약사에게 보여주고 피로감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는 약의 용량을 줄이거나 복용 시간을 밤으로 바꾸거나, 졸림이 덜한 다른 약으로 교체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또한 피로의 원인이 빈혈, 갑상선 질환, 수면무호흡증, 우울증, 감염 등 다른 건강 문제 때문은 아닌지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결국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피로를 무조건 “노화 때문”이라고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새로운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뒤 갑자기 피곤해졌거나, 이전보다 낮에 졸음이 심해졌다면 약물 부작용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매일 먹는 약이 건강을 지키기 위한 것이지만, 그 약이 동시에 삶의 활력까지 떨어뜨리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점검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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