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한인 감리교회 미술반, 87장의 화지에 도시의 사계와 일상을 담다
5월 3일 디트로이트 한인 감리교회에 전시, 일반인 관람도 가능
[주간미시간=김택용 기자] 미시간주에서 활동하는 명노헌 화백과 디트로이트 한인 감리교회 미술반이 1년 2개월(2024년 11월 26일~2025년 1월 25일)에 걸친 공동 작업 끝에 대형 어반 스케치 작품을 완성했다.
「현대판 바로크의 서사시 – 라체스터를 관통하는 여정」으로 이름 붙일 수 있는 이번 작품은 총 길이 174피트에 이르는 파노라마 형식으로 제작돼, 관람객에게 마치 실제 도시를 따라 걸어가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작품은 24×18인치 화지 87장을 연결해 완성됐다. 그 안에는 총 1,261명의 인물과 253대의 자동차가 세밀하게 기록되어 있으며, 4계절의 변화와 계절마다 펼쳐지는 낮과 밤의 풍경이 한 폭의 긴 서사처럼 이어진다. 익숙한 거리와 건물, 사람들의 일상은 작품 속에서 새롭게 재배치되며, 관람객들이 평소 지나쳤던 환경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이번 작업은 단순한 도시 풍경화가 아니다. 자연과 건물,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담아내려는 시도가 작품 전반에 흐른다. 특히 비발디의 「사계」와 바흐의 협주곡은 단순한 배경 음악을 넘어, 그림의 공간감과 리듬감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음악과 회화, 도시와 일상이 서로 겹쳐지며, 작품은 어반 스케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작품 속에는 바로크 예술 특유의 화려함과 음악적 리듬감도 살아 있다. 거리의 움직임, 건물의 반복되는 선, 사람들의 다양한 표정과 자세는 하나의 시각적 선율처럼 이어진다. 작가들은 평화로운 매일의 풍경을 소박 하면서도 서사적인 감각으로 표현하고자 했으며, 일상의 장면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도시 서사시를 이루도록 구성했다.
또한 고전 만화의 캐릭터들과 최첨단 슈트를 입은 히어로들이 실제 도시 건물을 배경으로 사람들과 함께 공존하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이들은 별개의 판타지 요소로 튀어나오기보다, 거리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현실과 상상, 일상과 동심이 교차하는 독특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번 작품은 지역 공동체와 공유된 공간 속에서 서로 교차하는 개인들의 삶을 표현한다. 평범해 보이는 장소들이 어떻게 개인의 기억과 문화적 의미를 품은 공간이 되는지, 또 한 도시의 풍경이 어떻게 공동체의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경이로운 노력과 열정이 담긴 작품에는 10대부터 80대에 이르는 디트로이트 한인 감리교회 아마추어 미술 동호인 18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학업과 생업을 병행하면서도 틈틈이 시간을 내어 1년 2개월 동안 한 장 한 장 그림을 완성해 나갔다. 그 과정 자체가 하나의 긴 여정이자 공동체적 도전이었다.
작품에는 또 하나의 특별한 의미가 숨겨져 있다. 87장의 각 화지마다 하나씩, 총 87개의 황금 십자가가 숨어 있으며, 작품 뒷면에는 복음을 전하는 성경 구절이 기록되어 있다. 이는 이번 작품이 단순한 시각 예술을 넘어 신앙과 공동체, 그리고 삶의 의미를 함께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상의 평범함을 ‘기념비적인 규모’로 승화시킨 이번 작품은 아마추어 작가들이 만들어낸 공동 창작의 값진 결실이다. 디트로이트 한인 감리교회 미술반 반원들이 앞으로도 꾸준히 자신의 그림에 의미를 부여하며, 예술과 신앙,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활동을 이어가길 기대 한다.
본 작품의 전시회가 오는 5월 3일 디트로이트 한인 감리교회 체육관에서 열린다. 교회 교인들 뿐만 아니라 일반 한인 동포들도 관람할 수 있다.
작품에는 매우 다양한 도시의 풍경과 인물들이 세밀하게 담겨 있다. 전체적으로 건물 100개, 사람 1,261명, 자동차 253대, 유모차 18대, 킥보드 25대, 자전거 61대, 마차 3대가 표현되어 있다. 또한 작품은 87개의 도로가 들어가 있으며 143개의 캐릭터가 숨어 있어 보물찾기 하듯이 찾는 재미가 있다. 이 작업에는 총 18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참여자들의 연령대는 10세부터 80세까지로 매우 다양하다.
즉, 이 그림은 한 도시의 사계절과 일상을 방대한 규모로 담아낸 공동 작업의 기록이며, 수많은 사람과 탈것, 건물, 그리고 다양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거대한 파노라마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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