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필드 힐즈=제이플러스 마이코리안] 최희영기자 = 여느 때와는 달리 학교에서 돌아온 현욱이(최현욱, 세종학교 10학년)의 손길이 무척이나 바쁘다. 거울 앞에 선지 벌써 30여분. 헤어무스로 딱딱하게 세운 머리에 빨간 컬러 스프레이를 뿌리며 한껏 멋을 내는 모습이 왠지 심상치가 않다. 저절로 흘러나오는 콧노래는 요즘 몇 주 사이 지겹도록 들어온 한국의 유행곡 2PM의 ‘Heartbeat’ 이다. 이곡은 또래 한국 친구들이 즐겨 듣는 곡이자 바로 오늘 현욱이가 세종예술제에서 공연할 곡이다.
스스로도 자신의 변화가 우스우면서도 무척이나 대견스럽다. 남들 앞에서 부끄러워 노래 한곡도 못 하던 자신이 오늘 있을 예술제에서 댄스를 한다니 말이다. 항상 해 오는 고전무용이나 이야기 위주의 예술제를 좀 더 재미있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친구들끼리 고민하던 중 현대식 댄스 공연을 해 보자는 건의가 들어왔다. 그때만 해도 또래 여자 친구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하곤 관심도 갖지 않았는데 남학생들도 한번 해보자는 제안이 나오면서 이들의 공연 여부가 최대 관심사가 되었다.
처음엔 부끄러워 고개를 절로 젓던 같은 반 친구들 병민, 동민, 승근이도 한번 해 보자는데로 의견이 모아지고 세종학교를 마친 시간을 이용해 조금씩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 시간으로는 충분치 않았기 때문에 틈이 나는 데로 유튜브나 한국방송을 통해 2PM 형들의 진짜공연을 보면서 각자 연습을 해 왔다. 실력이야 진짜 2PM에 비할까 만은 노력만큼은 조금도 뒤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공들여 연습한 것을 바로 오늘 세종학교 공연에 올리는 것이다.
드디어 다른 동생들의 공연이 끝나고 현욱이와 친구들이 무대에 오르자 여기저기서 환호하는 관객들의 함성이 들려온다. 학교에서는 완전 범생이인 이들의 변신과 용기에 모두를 격려해주고 기뻐해 주는 것 이다. 그야말로 오늘의 공연은 대 성공이다.
지난 6월11일(금) 저녁 7시. 컨트리데이 스쿨 강당에서는 2010년 세종예술제가 학부모 및 학생들의 커다란 호응 속에서 열렸다. 고등부 별반 학생들의 탈춤을 비롯하여, 초등부 어린이들의 합창, 이야기 대회 대상 수상자들의 이야기, 깜찍한 유치반 어린이들의 소고춤, 세종학교 전속무용단의 장고춤, 2.3학년 어린이들의 화려한 부채춤, 공연 때마다 씩씩한 꼬마 친구들의 눈을 사로잡는 태권도, 어려운 대사를 다 외운 노력이 높이 평가되는 연극, 친구들과의 결속을 단단히 해 주었던 강강수월래 등 지난 한 해 동안 학생들의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무대였다.
해를 거듭할수록 단순한 학생들의 장기자랑 수준으로 보기에는 아까운 공연들이 늘고 있다. 또한 컨트리데이 스쿨 측의 배려로 오디토리윰을 공연장으로 빌려 쓰게 되면서 더욱 수준이 업그레이드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렇게 수준 있는 공연을 할 수 있게 된 데는 세종학교와 관련된 모든 이들의 숨은 노력 덕분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한글 수업 이외의 남는 시간을 이용 조금 이라도 고전무용이나 음악 등 한국적 정서를 심어주고자 한 학교교사진의 배려와 아무 불평 없이 연습이나 리허설에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학부모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이러한 공연은 만들어 질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학부모 위주로 채워진 객석이 조금은 아깝고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관계자 외 다른 손님들을 모셨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공연인 만큼 다음 해에는 더 많은 관객들이 학생들의 솜씨와 노력을 칭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 2010년 종업식 및 야유회
예술제 다음 날인 12일(토요일)엔 세종학교 종/졸업식이 열렸다. 정식 부임 후 열과 성의를 다해 지난 1년 간 세종학교를 이끌어 온 김선미 교장은 매주 주말 쉬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열심히 와 준 학부모들에게 먼저 감사의 말을 전했다.
또한 당일 날 아침 월드컵 그리스와의 첫 경기 관람 후 식지 않은 열기를 가지고 온 학생들에게 “선수들이 이렇게 기량을 닦을 때 까지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겠느냐”고 설명하고 “이 선수들처럼 노력하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지므로 항상 노력하는 학생들이 되라”고 학생들을 독려했다. 또한 모든 일은 이렇게 튼튼한 체력이 있어야 가능하므로 방학동안 몸을 더욱 튼튼히 하여 즐거운 얼굴로 다시 만날 것을 당부했다.
일 년 동안 개근한 학생들과 졸업생들에게는 상장을 수여하여 성실함을 칭찬하였으며, 특히 다양한 메뉴로 학생들의 간식을 정성스레 챙겨온 학부모 회장단에게 감사장을 전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또한 9월11일에 있을 다음 학기 개강에도 많은 학생들이 등록해 줄 것을 당부하며, 오는 8월15일부터 8월21일에 미시간 히긴스 호수에서 있을 한국계 입양아나 한국이민 2,3세를 위한 세종캠프(www.saejongcamp.com)에도 많은 관심과 홍보를 해 줄 것을 부탁했다.
종업식 직후 학교 뒤 파크에서 열린 야유회에서는 학부모들이 정성스런 음식들을 준비해와 교사진과 학생들을 즐겁게 하였으며, 방학 동안 서로 건강하게 지내고 새 학기에 만나자는 말로 아쉬움들을 달랬다. 다음은 이번 종업식의 상장 및 감사장 수상자 명단이다.
*개근상
토끼반:윤요한, 이성준, 이진영, 임서진
최민혁, 한수혁, 네이튼
나비반:박수연, 이민형, 장승원
개나리반:김수진, 윤여은, 손예주
매화반: 김하늘, 조우리, 엄나리
난초반: 백시연, 이수지, 이수진, 김지화
무궁화반: 전세진, 손예솔, 차승연,
최하영
달반: 손예람
* 한자 8급 경시대회
우수상: 정재은, 서혜경
*감사장
이지선(학부모회장),
홍윤정(학부모 부회장), 주영미(총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