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장단과 이사회 사이에 팽배한 불신
[김택용 발행인] = 디트로이트 한인회는 여타 한인회와 마찬가지로 두개의 개체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회장단이고 나머지는 이사회다. 이 두개의 개체가 어떤 관계를 갖고 조화를 이루느냐가 한인회 전체의 운명을 좌우한다.
이상적인 것은 이 두개의 개체가 조화를 이루어 내며 한인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이사회가 실제 몸으로 뛰는 회장단을 물심양면으로 후원하며 힘이 된다면 일하는 회장단도 신바람이 날 것이다. 물론 한인회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기 위해 서로 건설적인 디베이트를 할 수 있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일이 이렇게 순조로울 수는 없나 보다. 그래서 회장단과 이사진간의 불화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양측 간의 이견이 생겼을 때는 이를 풀어가는 합리적인 장치가 있어야 한다. 평소에 거의 필요가 없던 회칙이지만 불화가 있을 때는 필요한 원칙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 한인사회 단체들이 가지고 있는 회칙이 불완전하다는데 있다. 디트로이트 한인회 회칙도 예외는 아니다. 수십 년 된 회칙이 매년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해결할 수는 없다. 이럴 때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당사자들 간의 대화를 통한 합일점을 찾아야 한다.
디트로이트 한인회에도 이사회와 회장단 간의 불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다. 김영종 전 회장이 사임을 밝힌 후 열린 3월 이사회에서 김종대 이사장은 미리 준비 해 온 회의록에서 ‘김영종 회장의 사임으로 인해 자동 해체된 회장단’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했다. 김영종 회장이 사임했기 때문에 부회장을 비롯한 기타 임원들은 자동 해체되었다는 해석이었다. 하지만 이런 해석은 기타 이사들에 의해 저지당했었다. 회장이 유임 시 부회장이 잔여 임기를 이어 받는다는 회칙이 있기 때문에 이미 해체되었다는 표현을 쓸 수는 없었다. 30대에서 김영호 회장이 사임했을 때 김종현 부회장이 회장직을 대행했던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그 때와 다른 유권해석이 내려졌던 것이다. 어떻게 경우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느냐는 말에 김종대 이사장은 “나는 그렇게 해석했다” 고 변명했다. 이사회 진행시 사회자의 역할만 해야 하는 이사장이 이런 해석을 내리고 회의록을 상정했다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는 것이 이를 반대한 이사들의 의견이었다.
그 이후에도 한인회 이사장과 한인회장 직무 대행 간에는 팽팽한 전운이 계속 흘렀다. 한인회장 직무대행이 엄연히 있는데도 직무대항으로 인정하지 않고 이사장이 직무대행의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있다.
7월 말 디어본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 용사회 주최 한국전 종전 기념식에서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적이었는지 모르지만 회장 직무대행이 아닌 이사장이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역할을 했다. 이사장이 한인 사회를 대표하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회장 직무대행과 사전 논의가 이루어졌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행사 주최 측에서 한인회 이사회에 연락을 했을 때 직무대행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이사장을 초청했다고 했다. 조 부회장을 직무대행으로 결정한 것은 3월에 열린 이사회에서였다. 그 후 4개월이 지난 7월 행사에서 직무대행이 없다고 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사장이 회장 직무대행과 사이가 좋았더라면 이런 제안이 들어왔을 때 회장 직무대행에게 양보했을 것이다. 한인회 회칙 제4장에 본회는 의결기관으로 총회를, 집행기관으로 임원회를, 심의기관으로 이사회를 둔다고 되어 있다. 설령 사이가 좋지 않더라도 집행기관인 임원회에게 일을 넘기는 것이 당연한 처사였다.
이런 일은 또 발생한다. 10월말 중서부 한인 회장 연합회가 디트로이트에서 불우이웃돕기 행사를 계획하는 과정에서 평소에 친분이 있던 디트로이트 한인회 김 이사장에게 협조 요청을 하게 된다. 김 이사장은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미시간 상공회의소에 냉동 터키 지원을 요청하는 등 일을 진행하면서 이사회에서 승인한 회장 직무대행과는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왜 조미희 회장 직무대행과 대화하지 않는 것일까? 김 이사장은 지금도 조 대행을 조 부회장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그는 한 때 신문에 ‘조미희 디트로이트 한인 회장’이라고 나간 적이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적이 있다. ‘회장이 아니고 회장 직무대행인데 왜 회장이라고 했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사를 쓰다보면 간결한 표현을 해야 할 경우가 있다. 디트로이트 한인회 직무대행이라는 표현을 매번 쓸 수 없을 경우가 있는 것이다. 여기서 의문은 왜 김 이사장은 그런 사소한 문제까지 각을 세우며 조 회장 직무대행을 배척하려는 것일까라는 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직무대행이 전 회장의 잔여기간을 대행한다는 회칙을 무시하고 회칙에도 없는 보궐선거를 결의한 것은 현 회장단을 몰아내려는 의도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한인회의 회장단은 이사회의 꼭두각시 역할만 해야 하는 것이냐는 반문이 생긴다. 자기 시간과 돈을 쓰며 봉사를 자원한 회장 이하 임원들이 이런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으면서 어떻게 일을 할 수 있느냐는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사회가 가지고 있는 견제 기능을 차별적으로 적용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측근이 회장단이 되면 불법을 행해도 괜찮고 비측근이면 사소한 일까지 트집을 잡아 견딜 수 없는 텃세를 부린다는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사회가 자신들의 뜻과 같이 하는 친한 사람들만 회장으로 만들려고 한다면 한인회는 전체 커뮤니티로 부터 고립될 수밖에 없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유입되어 보다 많은 한인들의 뜻을 대변하는 한인회로 성장하기 보다는 소수의 이익만 대변하는 단체로 퇴보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종대 이사장은 풀리지 않는 이런 의문에 대해 설득력 있는 답변을 내어 놓아야 한다. 왜 현 회장단을 내몰려고 하는지에 대한 답변 없이 새로운 회장이 당선되면 한인사회 내에 불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년간 디트로이트 한인회의 명맥을 이어 온 김 이사장 앞에 두 개의 갈림길이 놓여 있다. 자신이 조정하기 쉬운 편안한 후보를 찾아 회장 자리에 앉히느냐 아니면 불편하더라도 한인 사회의 미래를 위한 회장감을 찾느냐 하는 갈림길이다. 어떤 길을 선택하느냐가 한인회의 앞날을 좌우할 것이다. 한인 사회에서 리더쉽과 대표성을 되찾느냐 아니면 문제 집단으로 전락하느냐의 갈림길이다. 디트로이트 한인 사회 위상에 걸맞는 실력있는 회장감을 찾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석연치 않은 의문점을 해결하여 이번 한인 회장 보궐 선거가 한인 사회를 다시 분열시키는 악의 씨앗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충분히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분이기에 마지막까지 기대감을 버릴 수 없다.
mkweekly@gmail.com
Copyright ⓒ 미시간코리안스닷컴(http://www.michigankorean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l rights reserved
